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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사목] 액티브 시니어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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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5-14 ㅣ No.615

[커버스토리] 액티브 시니어를 말한다


얼마 전 은퇴한 60대의 김씨와 부인 박씨는 ‘액티브 시니어’다. 언제나 젊음을 유지하며,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김씨는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부인과 스포츠 댄스도 배우고 있다. 이들은 즐거운 삶에는 건강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부인 박씨는 영어 학원을 다닌다. 당장 영어를 사용할 일은 없지만,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사실이 삶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도 더 바쁘지만, 즐거움은 두 배다. 부부가 열심히 건강을 챙기고,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가난한 이웃과 어울려 살며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처럼 이들에게는 이제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경제력 있고 젊은 마인드를 가지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집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1950년대에 출생한 베이붐 세대를 주축으로 하지만 65세 이상 인구 중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사고로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꾸준한 건강관리와 종교, 친목, 취미 모임에 집중하고,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희망하기도 한다. 또한 시니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이 못지않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스스로를 노인으로 느끼지 않아 나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시니어’라는 호칭을 선호하기도 한다.

액티브 시니어의 특징 중 하나는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이들의 인생관이 사회적으로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불안감에 하루를 살아도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에서는 은퇴해도 사회에서는 은퇴하지 않는 세대로도 여겨진다. 또한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의 이익을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고, 자원봉사를 비롯 평생 교육 등에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브라보 액티브 시니어(Bravoa Active Senior) - 액티브 시니어 시대가 왔다

시니어가 행복해야 한국사회도 행복하다


21세기의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 뉴시니어 등 고령화 사회에 한 번쯤 들어 봤음직한 신조어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는 새로운 노인문화를 창출할 정도로 사회ㆍ문화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뉴시니어 세대의 3대 키워드’라는 자료를 통해 뉴시니어라고 불리는 베이붐 세대의 경우, 자아실현 욕구가 강해 문화 강좌, 공연, 스포츠 등 여가생활을 통해 새로운 소비 형태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액티브 시니어들은 ‘은퇴 후에는 쉬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취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마트나 주방장 보조, 택배 업무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한국 노인의 삶의 변화 분석 및 전망’(2010)에 따르면 노년층의 근로 활동률은 65~69세 39.9%, 70~74세 32.0%, 75~79세 23.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근로 활동은 액티브 시니어에게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노인문화의 정착에 따라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실버산업 성장성 전망’(2006)에서 실버산업 시장규모가 2010년 43.9조 원에서 2020년 148.6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과 여유 있는 자산, 적극적인 소비의욕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들의 시장 영향력도 더불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세대, 그중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파워’가 막강해진다는 의미다. 경제시장은 벌써부터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시니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고,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공연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령화 문제에 대한 심각성도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 중 11.0%다. 100세 이상 인구도 2005년 961명에 비해 2010년 현재 1836명으로 91.1%나 증가했다.

한국사회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도달했다. 2018년에는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2026년에는 20%에 달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논의돼 왔기 때문에 너무도 잘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하는 것은 ‘한국사회가 얼마나 이에 대비했는가?’다.

오랫동안 고령 사회를 대비해 온 선진국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한국사회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 노인인구 세대별 교육, 자원봉사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며, 활발하게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니어가 행복해야 한국사회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사회는 이미 파악한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는 쉬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일을 통한 보람을 느끼기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 들고 있다.


교회 내 시니어

한국교회의 고령화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주교회의가 발표한 ‘2011년도 한국 천주교회 통계’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신자가 모두 75만7385명으로 전 신자의 14.6%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사회보다 훨씬 빨리 ‘늙은 것’이다.

2001년과 연령대별 증감을 비교하면 교회의 고령화를 확연히 확인할 수 있다. 19세 이하 신자는 10년 전에 비해 24.4%(22만6417면) 감소한 반면 50대 125.2%(55만803명), 70대 이상 127.5%(29만2413명) 증가했다. 10년 동안 20세 이하는 연평균 2.8%씩 감소했지만, 50대는 8.5%, 70대 이상은 8.6%씩 증가한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은 노인들이 교회를 찾는 것일까? 종교는 노년기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004년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조사 중 ‘왜 종교를 믿는가’라는 물음에 67.9%가 ‘마음에 평안을 얻으려고’라고 답했다. 노인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종교의 영향에 관한 한내창의 연구 결과(2002)도 이를 반영한다. 신앙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비종교인에 비해 정신건강과 자아 존중감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교가 노인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결과다. 그러나 미사 참례 외 노인신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하다.

노인신자들은 현재 교회의 좋은 봉사자 인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식과 지혜가 많은 노인들은 교회업무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조언을 제시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양질의 봉사 인력을 제공할 수 있다. 좋은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교회 내에서 이런 활용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회의 고령화 준비는 굉장히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사회 특히 소비시장에서는 시니어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반면 교회에서는 그런 활동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가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지만, 급격한 고령 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변화를 읽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노인욕구 조사도 2007년 서울대교구에 한해서 이뤄져, 통합적인 노인사목 전망을 비롯해 특화된 맞춤식 사목도 구축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동작노인종합복지관 희망나눔실천단 단원이 경로당을 찾아 등이 결리는 어르신에게 부황을 뜨고 있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와 같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자기계발 프로그램과 노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몇 개 교구 본당에서는 과반수 이상 노인대학(현 시니어아카데미)을 운영하고 있으나 각 교구 내에서도 일부 본당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교회 내 움직임이 ‘복지’ 분야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 독거노인 생활비 지원, 도시락 배달, 말벗되어주기 등 과거에 비해 다양한 형태의 교회 내 복지가 마련되고 있지만 그나마도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문화대학원대학 정찬남(모니카) 교수는 「고령사회에 대비한 가톨릭교회 사목의 방향」에서 “교회는 ‘노인 문제’를 ‘노인 현상’으로 바꾸는 일에 힘써야 한다”며 “60여 년을 가정과 사회에 봉사한 뒤 노인으로 살아가는 시간동안 문제적 존재로 여겨지는 오늘날, 노년의 의미와 존엄성의 불씨를 되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국가나 사회가 노인을 배려하지 못할 때도 교회는 노년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며 “교회만큼은 노년기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임을 인식하고 노인사목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신문, 2012년 5월 13일,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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