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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정] 마음이 머무는 피정: 마리아의딸수도회 서울 마리아니스트 영성 센터 - 예수님의 덕행 안에서 성장하기, 참행복의 길 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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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10-21 ㅣ No.872

[마음이 머무는 피정 - 마리아의딸수도회 서울 마리아니스트 영성 센터] 예수님의 덕행 안에서 성장하기, ‘참행복의 길’ 피정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무라카미 하루키는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이런 게 바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고 평범한 행복이라 했다. 이 행복을 주제로 하는 피정이 있다. 서울 마리아니스트 영성 센터에서 실시하는 ‘참행복의 길’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본로30가길 20, 도심 속 조용한 주택가에 마리아의 딸 수도회(마리아니스트)본원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보물처럼 서울 마리아니스트 영성 센터(이하 영성 센터)가 자리한다. 검소한 성당과 제대, 그 안의 평온한 고요는 시끄러운 세상 속에 머물던 그리스도인에게 분주한 일상과 고민을 내려놓고 하느님 사랑에 흠뻑 젖어 들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 기운을 북돋아 주는 치유의 공간이자 쉼터가 된다.

 

이 영성 센터는 수도회의 두 창립자(복자 윌리암 요셉 샤미나드 신부와 복녀 아델 드 바츠 드 트랑퀠레옹 수녀)의 영성을 기초로 신자들의 내적 쇄신과 영적 성숙을 도모하고자 주로 올바른 성모 신심 교육과 그리스도인 덕성 교육, 영성 교육(마리아의 영성, 성경 등)등의 강좌와 피정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특별 강좌로는 ‘성경 속의 마리아’, ‘성모 마리아의 일생과 행복’,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 기도」’, ‘창세기(1-3장) 안에서 바라보는 마리아’, ‘마리아니스트 영성’ 등이 있다.

 

정기 피정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참행복의 길’ 피정이라는 제목으로 5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첫 일요일에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한 ‘하느님 현존 피정’의 후속 프로그램이다.

 

 

참행복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다

 

담당자 송 아가타 수녀는 이 피정의 명칭과 프로그램이 생겨난 경위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 피정은 마리아니스트 영성과 시대적 요구가 어우러져 생겨난 것입니다. 복자 샤미나드 신부님에 관한 영성 서적 가운데 퀸틴 하켄워즈 신부님의 「예수 그리스도의 덕행 안에서 성장하기」란 책이 있는데 이 책이 한국에서는 「참행복의 길 - 예수 그리스도의 덕행 안에서 성장하기」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지요. 이 제목이 저에게 와 닿아서 피정의 이름을 ‘참행복의 길’이라고 지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항에서 우리가 창조된 이유를 ‘행복’이라고 했다. 그리고 책의 끄트머리에서는 진복팔단에 나오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거룩함’이라는 말로 바꾸어 놓았는데, ‘행복’은 곧 ‘거룩함’이기 때문이다. 교황의 바람은 ‘거룩함’, 곧 ‘성덕’의 소명이 다시 한번 울려 퍼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시대는 공동 운명체로서의 자각이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안팎에서 한계 상황을 체험하면서 사람들은 혼자서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세상임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참행복’, 그리고 ‘참행복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죠. 그리스도인의 목적, 소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행복에 참여하는 것’, 곧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고 닮아 가는 것’입니다. ‘참행복의 길’ 피정의 목적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님의 덕행 안에서 성장해 나가는 것.’”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하는 침묵

 

지난 9월 2일 첫 일요일 영성 센터를 찾았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 ‘내 안의 평화를 찾고자’, ‘나를 더 깊이 알려고’ 찾아온 이들 28명이 모였다. 성체 조배로 시작한 ‘참행복의 길’ 피정은 강의, 묵상 기도, 미사, 나눔 그리고 봉헌의 편지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강의, 식사, 그리고 짧은 휴식 시간 모두가 기도의 시간입니다. 모든 순간을 기도로 엮어 가시기 바랍니다.” 아가타 수녀의 안내에 따라 이내 깊은 고요의 세계로 들어간다. 모든 기도가 성령과 성모 마리아의 도움으로 시작되어 하느님 현존 안으로 들어간다.

 

피정 내내 침묵이다. “침묵은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도록 우리 안에 모든 경솔한 소리를 잠잠케 하려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침묵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그리스도의 덕행 안에서 성장해 가는 길

 

“‘참행복의 길’ 피정은 ‘영성의 기초 단계’로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는 하느님과 나 자신(인간), 피조물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 관계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참행복과 덕행에 대한 올바른 인식, 믿음의 기도, 마리아론의 기초 등을 다룬다.

 

그런 다음 ‘성모 마리아의 덕행’을 습득하는 단계로 들어간다. 피정자들은 성모 마리아의 덕행을 바라보며, 배우고 묵상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삶을 성찰하고 변화시켜 나가게 된다.

 

“이 ‘참행복의 길’에서 우리는 ‘성경 속의 마리아’를 만나게 됩니다. ‘성경 속의 마리아’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강생에서부터 그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드님과 온전히 결합하신 분으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성모님의 덕행들을 따라 한 발자국씩 걸어 나가는 이 여정 안에서 성모님을 닮아 가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더욱더 일치된 삶을 살아가게 되리라 희망합니다.”

 

‘예수님의 덕행 안에서 성장해 나가는’ 이 피정의 여정을 피정자들은 언제나 성모 마리아와 함께 걸어가게 된다. 성모 마리아는 ‘덕행의 가장 탁월한 모범’으로서, 또한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영적 모성과 중재자의 역할을 통해서,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참행복을 가장 먼저, 가장 충만하게 체험한 선구자로서 이 길을 동반하고 도와주신다. 이것이 마리아니스트의 영성이라고 한다.

 

복자 샤미나드 신부는 이러한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께 봉헌되어 충실히 사는 이의 행복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오, 하느님의 어머니께 특별한 방법으로 속해 있는 그 행복을 내가 당신에게 깨닫게 해 줄 수만 있다면….”

 

‘참행복의 길’ 피정은 결국, “성모님을 더 잘 알고, 사랑하고 본받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덕행 안에서 성장해 나가는 길”이다.

 

 

영적 에너지의 저장소, 나의 아지트 같은 곳

 

피정이 끝난 뒤 피정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마음이 복잡할 때 참여한 첫 피정은 무척 힘들었어요. 그런데 수녀님의 강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어요. 답이 그 안에 다 있었지요. 그 뒤로 여러 차례 피정에 참석했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편안했어요. 소풍 가는 아이처럼 피정이 기다려져요.

 

참행복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 자신까지도 주님께 맡겨 두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피정은 영적 에너지의 저장소라고 생각해요”(이향순 효임 골룸바).

 

“5월 피정에 처음 참여했습니다. 가까운 시내에 이런 조용한 피정 시설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몇 시간 만이라도 성경 말씀에 몰입하는 일정이 참으로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다시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피정에 참여하게 되었지요.

 

‘참행복의 길’ 피정은 삶에 지친 이들이 걸림돌을 정리하고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주님과 만날 수 있는 평화의 시간과 달콤한  휴식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김성하 요셉).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보를 보게 되었고 바로 신청했어요. 기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침묵 피정이 마음에 들었고, 분위기도 좋았어요.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참행복의 길인 것 같아요. 오로지 주님만 보고 조금씩 실천하며 살아갈 거예요”(신옥례 클라라).

 

어떤 피정자가 말했다, 서울 마리아니스트 영성 센터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아지트 같다.”고. 또 그이는 “정신적으로 방황할 때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곳, 마음이 우울하거나 내적 어두움 속에서 빛을 찾고자 할 때 떠오르는 곳”이라고도 했다.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편히 기댈 수 있는 주님의 존재는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성모님을 사랑하고 본받는 삶, 예수 그리스도의 덕행 안에 성장하는 삶, 그 참행복으로 가는 길이 가까이에 있다.

 

문의 : ☎ 010-2106-6134 서울 마리아니스트 영성 센터 

다음 카페(http://cafe.daum.net/marianist-fmi)

 

[경향잡지, 2018년 10월호, 글 · 사진 김민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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