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생명의 어머니 성모님 닮은 우리시대 어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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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4-05 ㅣ No.1306

[생명 사랑] 생명의 어머니 성모님 닮은 우리시대 어머니들

 

 

오늘은 두 분의 장한 어머니, 생명의 어머니 성모님을 닮은 두 어머니를 소개하겠습니다. 한 분은 알렉시아 자매님이고 또 한 분은 태아들의 수호성인 성녀 잔나 베레타 몰라입니다.

 

알렉시아 자매는 셋째 아기 임신 중에 기형검사를 했는데 아기의 신장이 요로질환에 의한 기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검사가 진행되었고 알렉시아 가족은 하느님께 기도하며 하느님의 선물인 아기와 함께 했습니다. 의사는 아기가 불치병에 걸렸으며 출산하더라도 6시간정도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아기를 낙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엄마 알렉시아는 아기를 하느님이 보내주신 천사이며 선물로 받아들이고 아기를 지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기는 엄마의 따뜻한 품에서 태어났고 열한 시간 정도 살다 엄마 품에서 다시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다음은 엄마 알렉시아가 아기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사랑하는 아가야! 네게 편지를 쓰는 사람은 네 엄마란다. 네가 엄마에게 온 지 24주째이고 내일이면 25주째로 접어든다. 요즘 엄마는 다양한 심경의 변화를 겪고 있단다. 너를 갖고 싶다는 강렬한 바람과 네가 있다는 것을 알고 느낀 무한한 기쁨. 네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척 걱정이 되는구나. 네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프단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너와 함께 하도록 하느님께서 내게 선물하신 커다란 평온과 평화를 동시에 맛본단다.

 

그동안 엄마는 너를 위해 너와 함께 기도하는 것을 배웠단다. 네가 여자아기인지, 남자아기인지 아직은 모른단다. 그리고 알 수도 없단다. 비록 네가 엄마의 세 번째 아기지만 엄마의 사랑은 온전히 너만을 위한 것이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엄마 아빠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누군가 네 생명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해. 네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대신 천국으로 갈 운명이기 때문이란다. 누군가에겐 이 고통이 쓸모없는 것이며 네 존재를 우리의 문제’, 우리의 고통을 지워버리기 위해 아주 간단한 행위인 낙태로 충분할 테니까 말이야.

 

사랑하는 아가야, 그런데 모든 아기의 생명에 깃든 하느님의 선물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얼마나 무관심하고 경박한지! 하느님께서 너를 위해 세우신 위대한 계획은 인간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 하지만 사랑의 가르침은 하늘나라의 지혜를 읽어내고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비참한 이 땅의 지평선 너머를 보게 해준단다. 엄마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사랑의 힘으로 성모 마리아의 자애로운 두 팔에 너를 선물로 안겨드리는 무한한 기쁨을 깨닫게 되었단다.

 

사랑하는 아가야 네게 무슨 말을 더하겠니! 우리는 너를 사랑한단다. 형들이 무척 너를 기다리며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아가야 하느님께서 너를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는 그날 엄마와 만나자.]

 

엄마 알렉시아는 이 사건이 예수님의 어머니와 함께 한 아주 특별한 경험이며 성모님께서 주신 가장 위대한 가르침이었다고 깨달았습니다. 또한 성모님과 같이 자식의 십자가 아래에서 십자가를 짊어진 그 순간을 함께하는 경험이었다고도 말했습니다. “나는 일곱 시간에 걸친 그 순간을 함께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베드로와 함께 특별한 시간 20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은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세례를 받은 갓 태어난 아기들은 하늘나라의 성인입니다. 우리 베드로는 우리 가정의 첫 번째 성인이 되었습니다.” 베드로는 태어난 다른 모든 아기처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다시 영원한 하느님 품에 안겼습니다.

 

 

자신을 희생하여 딸에게 생명을 준 어머니

 

- 잔나 베레타 몰라(1922-62. 축일 428)

 

 

성녀 잔나 베레타 몰라는 1922104일 이탈리아 밀라노(Milano)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기꺼이 신앙의 선물을 받아들였고, 신심 깊고 훌륭한 부모로부터 확실한 그리스도교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그녀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엄청난 선물로서의 삶을 체험했고, 주님의 섭리 안에서 굳건한 믿음을 갖고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훌륭한 소아과 의사이며 세 자녀의 어머니로서 일상의 삶을 하느님의 뜻 안에서 조화롭게 처신하며 신앙을 중심에 둔 성가정을 이루고자 노력하며 어머니와 아기, 노인과 가난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19619, 막내아이의 임신 2개월이 되었을 때 아랫배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미 그녀의 자궁 안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임신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태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낙태를 거부하고 기도에 전념하며 하느님의 섭리에 온전히 자신을 맡겼습니다. 결국 태아의 생명은 지켜졌고 그녀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그녀는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7개월 동안 강인한 정신력을 갖고 어머니요 아내요 의사로서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모든 고통을 견디어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자궁 안에 있는 태아가 고통을 안고 태어날까 걱정하며 하느님께 이를 막아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기 며칠 전, 섭리 안에서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던 그녀는 이미 태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태아와 산모 중 한 생명을 선택하라는 의사의 권유에, “만약 당신이 나와 태아 중에서 한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아기를 선택하세요. 아기를 살려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1962421일 주일 아침, 마침내 잔나 엠마누엘라(Gianna Emanuela)가 무사히 태어났습니다. 태아와 산모를 살리기 위한 모든 노력과 처치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뒤인 428일 아침, 그녀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미소를 띠고 아기의 얼굴에 입을 맞추고 39살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예수님, 사랑합니다. 예수님, 사랑합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1973923일 교황 복자 바오로 6세는 순례객들과 함께하는 삼종기도 전 훈화에서 의식적인 희생으로 자신을 희생하여 딸에게 생명을 준 밀라노 교구의 젊은 어머니라는 말씀으로 그녀를 기억하며 그녀의 행동을 기렸습니다. 잔나 베레타 몰라는 1994424, 국제 가정의 해 행사 중에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복되었고, 2004516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같은 교황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시성식 강론 중에 그녀를 단순한 여성, 그러나 누구보다도 의미 있는 하느님 사랑의 메신저라고 칭송했습니다.

 

오늘 소개한 어머니들은 생명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모성애를 실천함으로써 생명을 경시하는 죽음의 문화 속에 살아가는 이 세상에 생명의 존엄성과 귀함을 삶으로 천명함으로써 새로운 희망 - 하느님 사랑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4월호, 지영현 시몬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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