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5일 (금)
(녹)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가톨릭 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81: 보편된 교회(830~85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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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8-09 ㅣ No.2537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81. 보편된 교회(「가톨릭 교회 교리서」 830~856항)


선교의 힘은 교회가 믿는 진리의 보편성에서 나온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남자 주인공이 사랑이 식어가는 여자에게 한 말입니다. 남자는 ‘사랑은 영원히 변하면 안 되는 것’이라 여기며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그저 “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사랑은 변할 수도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라고 믿는다는 것은 사랑은 ‘보편 되다’라고 믿는 것과 같습니다. 보편 된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존재는 하느님밖에 없습니다. 바로 사랑이 하느님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교회를 ‘하나’로 만드시고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시지만 동시에 ‘보편’ 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보편 된 진리를 주셔서 그 진리를 믿는 교회도 보편 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렇듯 가톨릭교회의 ‘보편 되다’는 특성은 교회가 시공을 초월하는 진리를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가톨릭’(catholic)이란 말 자체가 ‘보편 되다’라는 뜻입니다. 교회는 ‘보편성’을 ‘전체성’, 혹은 ‘온전성’과 같은 뜻으로 표현합니다.(830 참조) 교회가 믿는 진리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교회 전체도 온전하고 보편 됩니다. 이런 의미로 교부들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라고 가르쳤습니다. 주님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보편 된 진리를 주시고 파견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톨릭교회를 필요한 것으로 세우신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교회에 들어오기를 싫어하거나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는 저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841) 교회가 추구하는 믿음이 보편 된 진리임을 알면서도 그 교회 안에 머물기를 거부한다면 진리를 거부하는 것이고, 그래서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이며, 곧 구원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남녀가 혼인할 때 두 사람은 모두 자녀를 낳으려는 의도를 사제에게 확인받아야 합니다. 자녀를 낳으려는 의도 없이 혼인한다면 그 혼인은 그것 자체로 무효입니다. 사랑한다면서 사랑의 보편성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믿는다면 사랑으로 자녀가 탄생한다는 것도 믿어야 합니다. 사랑은 ‘확장의 본성’이 있습니다. 그 본성까지 믿지 않으면 사랑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결혼하면서 그 사랑이 자녀에게 확장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그들이 하는 사랑은 보편 된 사랑이 아닙니다. 그들이 믿고 사랑한다면 그 사랑 자체에 이미 자녀를 낳아야 하는 의무가 포함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믿는 진리의 보편성 때문에 교회의 ‘선교의 소명’이 정당화됩니다. 병에 걸린 누군가를 치료해줄 유일한 약을 가지고 있는데도 병자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 치료제의 효과를 믿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변하지 않는 구원의 진리를 지닌 교회도 그 지닌 진리의 보편성을 믿는다면 “선교하는 교회”(850)일 수밖에 없고 “선교적”(851)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사랑은 가짜인 것처럼 선교하지 않는 신자도 가짜 신자입니다. 교회의 일원으로 “교회에 합체되더라도 사랑 안에서 머무르지 못하고 교회의 품 안에 ‘마음’이 아니라 ‘몸’만 남아있는 사람은 구원받지 못합니다.”(837)

 

교회 안에도 마음이 아니라 몸만 있는 거짓 신자가 있다면, 몸은 교회 밖에 있어도 마음은 이미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의 양심 안에는 서로 사랑하라는 하느님 법이 쓰여있고 그 법을 지키는 이는 자신도 모르게 보편 된 진리 안으로 들어와 참으로 교회의 일원이 된 것입니다. 이에 교회는 “자기 탓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분의 교리를 모르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양심의 명령을 통하여 알게 된 하느님의 뜻을 은총의 영향 아래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847)라고 가르칩니다. 몸은 교회 밖에 있지만 마음은 가톨릭교회 안에 머무는 사람인 것입니다. 교회가 보편 된 진리를 믿어 가톨릭의 특성을 갖게 되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보편된 진리를 믿고 실천하면 그 사람도 가톨릭적이 됩니다. 물론 이들은 교회를 통해 제공하는 하느님의 성사들을 받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참된 가톨릭교회의 울타리는 보편 된 진리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을 포함합니다. 교회도 그 믿는 진리의 보편성 때문에 가톨릭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보편 된 진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보편 된 진리가 교회를 가톨릭적으로 만듭니다.

 

[가톨릭신문, 2020년 8월 9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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