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사목 이야기] 고령화시대의 노인문제

이번 8월호에서는 고령화시대의 노인 복지 욕구 증가에 대비하여 현재 노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인구가 15%가 넘어 가고 있는 사회입니다. 이런 사회를 고령사회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에 대한 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에 발맞추어 우리 가톨릭교회에서도 고령화 준비에 관련된 정확한 실태 파악과 미래준비가 필요합니다.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노인의 수적인 변화뿐 아니라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노년기에 들어서게 되면 정년이나 해직 등 직업일선에서의 후퇴로부터 수입 감소로 인한 노후의 경제적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압박을 받기도 하고 노령화에 따른 신체적 능력의 저하와 질환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배우자와의 사별, 자녀의 독립, 직장이나 지역사회에서 가졌던 사회적 지위의 상실과 역할로부터의 은퇴 등으로 인한 고립감 내지 상실감 등의 정신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고령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은 이전 세대의 노인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회 인구학적 특성과 생활양식을 지닙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연장된 노년기와 긍정적인 삶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오늘날의 웰빙(Well-being)에 대한 관심은 노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요구를 증대시켜 왔으며 노년기, 더 나아가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할 목표와 같은 것으로써 성공적인 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를 평가하고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라고 하면 보통 4중고를 말합니다. 즉 수입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빈곤문제, 노화에 따른 건강문제, 사회적 심리적 갈등에 따른 소외문제, 그리고 정년에 따른 역할 상실의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죽음에 대한 문제를 포함하여 다섯 가지 문제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경제적 문제로서의 빈곤

인구학적인 측면에서 노인인구의 양적인 증가는 노인 자신의 경제력을 요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노인문제의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는 경제적인 불안정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절반이 넘는 이들이 노후준비를 50%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통계청, 2013) 이러한 노후 빈곤의 원인을 몇 가지 들면 직장에서의 은퇴, 사회보장제도의 미흡, 그리고 자녀양육으로 인한 과다지출 등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보장제도가 충실하지 못한 우리 사회는 가족에 의해 부양되지 못하는 노인들의 경제적 자립능력은 노후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노후 자금 마련 방법은 절반 이하의 노인이 개인의 예금이나 적금으로 충당하고 연금, 퇴직금, 개인연금 등 노후 생활보장 체계에 의한 방법은 매우 빈약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녀로부터의 경제적 원조가 뚜렷하게 감소함에 따라 근로 활동 참가로 인한 노후 소득비율은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우리나라 노인들의 가장 주된 노후소득 원천이었던 자녀로부터의 경제적 원조의 중요성은 점차 약화된 현실에서 그 대안적 노후 소득 원천으로서 사적 저축이나 근로소득의 중요성은 보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상 거론한 노인의 자기부양 문제 이전에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율로 인한 노인 부양 문제는 노년 부양비의 변화에서도 그 심각성을 알 수가 있습니다. 노인 부양비란 생산인구(15-64세)에 대한 노인인구 (65세 이상)의 백분율을 말합니다.

이러한 노인 자신의 자기부양의 어려움과 자녀세대의 노인 부양비의 힘겨움은 노인과 자녀세대의 심리적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으므로 노인의 경제적 문제는 심리적인 문제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2) 건강문제로서의 질병

노년기의 건강상태는 자립적이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노인들은 건강문제로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차적, 이차적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여러 가지 건강문제를 수반하게 됩니다. 노인의 질병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나며 과거에는 전염성 질환이나 결핵이 많았지만 현재는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계를 느끼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친지나 가족을 잃거나 자식들로부터 소외되는 데서 느끼는 고독, 정년퇴임과 같은 사회적 직위의 상실 등으로 인한 부담도 노인에게 여러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정신과 신체에 대한 건강상의 문제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높은 질병에도 불구하고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하여 노인의 건강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육체적 질환과 더불어 정신 건강의 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3) 심리적 문제로서의 고독과 소외

사람은 누구나 전 생애에 걸쳐 고독을 느낍니다. 특히 노인들은 정년퇴직으로 사회에서 고립되어 소외 감정을 느끼고 교육의 대중화로 인하여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교육수준이 높으므로 세대 간의 갈등과 고립을 느끼며 부모자녀 간의 별거로 고독을 느낍니다. 오늘날과 같이 현대 기술 과학시대에서 노인들 만큼 당황스럽고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계층은 없을 것 입니다. 가공할 사회의 급변과 다양화, 기계적으로 세분화와 전문화, 그리고 홍수처럼 밀려오는 새로운 정보는 젊은이들마저도 끝이 없는 긴장과 불안을 느끼게 합니다. 이런 긴장과 불안한 사회가 노인들을 더욱 고독하게 만들고 자녀와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미쳐 고독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노인들은 직장에서의 퇴직으로 인한 경제적 빈곤과 역할상실로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되어 가고 질병으로 인한 거동 불편과 친구나 배우자의 사별로 노인들은 심한 소외감과 고독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4) 역할상실-노인의 역할 변화 문제

역할상실이란 무위고(撫爲苦)로 아무것도 할 일 없이 지내는 어려움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산업사회의 생산기술의 기계화가 노령 노동에 대한 수요를 제한함으로써 생산현장에서 젊은 세대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노인들로 하여금 평소 자신들이 수행해 오던 역할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이 같은 중요한 사회적 역할의 갑작스런 변화는 자신을 능력있고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고 있는 이들에게 심각한 정신적인 타격을 가하게 됩니다. 이것은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일을 하며 경쟁한다는 자체가 생의 만족감을 더해 주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노년기에 맞는 퇴직문제는 노인들에게 역할상실로 인해 사회적 정체감 및 자존감의 박탈로 이어지고 이러한 박탈감은 노인 스스로에게 자신의 무가치함을 느끼게 하여 사회적 소외를 야기시킵니다. 또한 이런 상실감과 박탈감은 친구나 배우자,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충격까지 겹치면 더욱 가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죽음에 대한 문제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경험이면서 동시에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특수한 경험입니다. 그러기에 노년의 보편적인 특징은 죽음이 그들에게 가장 가까이 와 있는 사실입니다. 인생의 엄숙한 순간들 중에 죽음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노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죽음이라는 것을 심각하고 두려운 존재라고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것이 아니라 나이, 신체적 건강의 상태, 가족관계, 사회적 종교적 배경, 심리적 성숙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노인들은 불안정감과 무용성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노인들이 가질 수 있는 문제들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다음 9월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가진 노인들을 위하여 사목적인 차원으로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월간빛, 2015년 8월호, 이서윤 발레리아(대구대교구 노인사목 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