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 영성: 도미니코 수도회(설교자회) - 관상하고 그것을 전하여라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5-22 ㅣ No.137

[수도 영성] 도미니코 수도회(설교자회) - 관상하고 그것을 전하여라

 

 

말씀을 바탕으로

 

도미니코 수도회 수도자들의 모토는 진리다. 관상을 통해 체화한 진리를 사람들에게 설교함으로써 궁극적인 인간의 행복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미니코 수도회의 영성은 창설자 도미니코(1170-1221년) 성인의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진리를 전하는 설교의 다양성에 있다. 도미니코회 수도자의 설교는 ‘한처음 말씀’(창세기 참조)과 사람이 되시어 오신 말씀(육화의 신비)에 바탕을 둔다.

 

설교 직분의 근본은 모든 영혼이 구원에 이르도록 하는 데 있다. 모든 피조물에게(마르 16,15) 진리를 전파함으로써 주님께서 파견하는 제자들에게 부여한 사명을 이어받는 것이다. 도미니코 성인이 설교자들의 공동체를 설립할 때 표본으로 삼은 말씀이 일흔두 제자의 파견(루카 10,1-12) 과 초대교회의 공동생활(사도 4,32-33)이었다. 그래서 철저히 사도적 삶을 살았던 도미니코의 삶은 수도 공동체의 형제들에게 사도들을 모방한다는 사명감에 젖게 하였다.

 

설교자들이라 부르는 도미니칸 공동체는 가난과 형제들에 대한 사랑을 중심으로 세워졌고, 복음의 정신을 사는 것으로서 사도들의 삶을 본받는 것이었다. 주님과 함께 살면서 그분의 정신을 배우고, 또 교회와 공동체에서 얻은 것을 세상 속 사람들에게 파견되어 선포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도미니코회의 회원들은 거룩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 연구에 주로 몰두하였고 이를 위하여 침묵을 강조하였으며, 거룩한 진리 연구가 방해를 받지 않도록 간결하고 활기찬 성무일도를 노래(창)로 바쳐왔다. 이 모든 것은 도미니코 수도회원들이 세상 안에서 그분의 말씀 선포를 위한 설교 영성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보시니 참 좋았다

 

도미니코 수도 공동체는 모든 사람이 설교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고, 하느님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를 일깨워 그들이 아버지의 추수 밭에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 1,31)라는 태초의 참된 말씀을 받아들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도미니코회의 또 다른 모토 하나가 토마스 데 아퀴노 성인에 의해 이루어진 “관상하라. 그리고 관상한 그것을 전하라.”이다. 진리이신 하느님(요한 18,37), 그 진리는 어둠 속에서도 드러나시며 어떠한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소멸되지 않는다. 도미니코회 수도자의 영성은 그 진리 안에서 하느님과 나를 굳건히 맺게 하여 나약한 본성을 가진 설교자들에게 군중 속에서도 진리를 잃지 않게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도미니코회 수도자들에게 설교는 하느님과 수도자의 영적 유대를 통해서 얻은 은총과 기쁨을 세상 안에서 선포하는 것이며, 세상 만물 안에서 표징으로 그들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미니코회 수도자들에게 설교의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도미니코 공동체 수도자들은 말씀과 관상을 통해서 거룩한 것을 체험하고, 받은 것들을 피조물들에게 전할 사명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다.

 

설교는 영혼 구원을 우선적인 사명으로 삼으며, 영혼 구원을 이끌 그 어떠한 개인의 탈렌트나 소질을 설교를 위한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인다.

 

도미니코 수도 공동체는 교회의 이름으로 형제들에게 일방적인 순명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자발적인 청빈과 자발적인 순명, 그리고 자발적인 정결을 통해서 관상을 이루도록 한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은 세상은 다양성 안에서 그분의 사랑이 드러나는 것이지, 획일적이고 단순한 창조성에서 통합되는 전능하심이 아니다. 도미니코 수도회 영성에서 바라보는 전능하신 분은, 각 고유의 생명으로 당신의 거룩한 창조성을 오늘도 이루시고, 다양한 형제들의 조건과 상황에서 당신의 섭리를 드러내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도미니코 수도회 수도자의 삶은 각자의 자율성과 민주성에 바탕을 두고 공동의 선을 위한 책임성을 갖는 것이며, 이것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신원과 정체성으로 소명을 스스로 갖는 것이다.

 

 

영혼 구원을 위한 설교

 

수도 공동체는 형제들이 가진 조건이 비록 약하고 미비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전능하신 분께서 당신의 섭리를 드러내시는 방법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다림과 인내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조건과 환경에서 당신 구원의 신비를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제들의 개성과 탈렌트는 하느님의 사랑에 힘입어 세상 사람들을 추수 밭으로 부르도록 설명(설교)하고, 세상을 향하여 진리를 선포하는 데 매우 합당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흔히 ‘설교’라 하면 말로 전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설교의 목적은 사람들이 진리를 올바로 이해하고 거룩한 분을 흠숭하도록 믿는 영혼 구원에 있다. 당연히 설교의 방법에는 언어로서 진리를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음악, 문학, 조각, 교육, 자선, 운동 등 다양한 개인의 능력으로 하느님의 섭리를 드러내는 데 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그들의 탈렌트를 통해 거룩한 진리를 알게 된다면 설교의 목적과 방법은 구체적으로 표징이 되고 있음이라 할 것이다.

 

영혼 구원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탈렌트를 하느님의 도구로 쓰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따라서 도미니칸 공동체는 세상 사람들에게 수행할 설교 직분을 갖추고자 자신에게 가장 합당한 조건을 식별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리하여 도미니코회 수도자들은 가장 합당한 조건에서 가장 알맞은 자신의 것을 가지고 하느님 나라가 올 수 있게 세상으로 파견된다. 또한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으로 태어난 세상 사람들을 향해,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상의 환경에서 설교의 다양성으로 참된 진리를 실현할 소명에 합당하게 응답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 배수판 토마스 데 아퀴노 - 도미니코 수도회 수사신부. 수도회 신학생 양성과 성소를 담당한다.

 

[경향잡지, 2008년 2월호, 글 · 사진 배수판 토마스 데 아퀴노 수사신부]



89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