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예화ㅣ우화

[희망] 검은 구슬과 흰 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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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0-03 ㅣ No.583

[햇볕 한줌] 검은 구슬과 흰 구슬

 

 

베토벤은 사랑했던 여인이 곁을 떠나고 난청이 찾아오면서 절망에 빠졌습니다. 현실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인근 수도원에 수사님을 찾아 갔습니다. 그곳에는 덕망높은 수사님이 한 분 계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오곤 했습니다. 베토벤은 수사님에게 자신이 처한 현실의 벽 앞에서 나아갈 길을 알려 달라고 눈물로 부탁드렸습니다. 베토벤이 하는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수사님은 아무 말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속이 깊고 향기 나는 나무 상자 하나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 상자 안에 손을 넣어서 여러 개의 유리구슬 중에 단 하나를 꺼내 보게.” 베토벤이 꺼낸 구슬은 검은색이었습니다. 수사님은 다시 한 번 구슬을 꺼내 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베토벤은 검은 구슬을 꺼냈습니다. 수사님이 말했습니다.

 

“이보게, 이 상자 안에는 열 개의 구슬이 들어 있는데, 그 중 여덟 개는 검은색이고, 나머지는 두 개만 흰색이지. 검은 구슬이 지닌 의미는 불행과 고통을, 흰 구슬은 행운과 희망을 의미한다네. 어떤 사람은 단 한 번에 흰 구슬을 뽑아서 행복과 성공을 움켜쥐기도 하지만, 자네처럼 연속으로 검은 구슬을 뽑아 불행과 고통 속에 보내기도 하지. 그런데 말일세, 세상 이치란 참으로 묘한 법이라네. 굳건한 신념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검은 구슬을 내 삶에서 먼저 뽑아낼수록 나중에 흰 구슬을 집을 확률이 월등히 높아지지. 중요한 것은 저 향기 나는 나무상자 안에 아직 여덟 개의 구슬이 남았고, 그 속에는 분명히 흰 구슬이 들어 있다는 거야. 좌절하지 않고,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다 보면 반드시 하늘이 주시는 행운도 자네 편이 되어 흰 구슬을 머지않은 날에 잡을 걸세.”

 

[2015년 10월 4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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