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 영성: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 모든 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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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5-24 ㅣ No.147

[수도 영성]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 모든 이의 모든 것

 

 

바오로 사도의 모범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섬긴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프랑스의 러베빌 라셔날에 있는 작은 본당의 주임신부루이 쇼베께서 1696년에 창설한 성 교회의 딸들이다. 그들의 첫 거주지는 마을 중앙에 자리 잡고 있던 본당주임신부께 속한 집이었다. 창설자 루이 쇼베를 통해 받은 수도회 창설 카리스마는 인간을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애덕이었다.

 

수녀회 첫 공동체는 보오스 시골의 소박한 4명의 시골처녀들로 시작되었다. 그들의 첫 사명은 무지한 여아들을 가르치고, 가난한 이와 병든 이들을 방문하고 돌봄으로써 사람들의 인간적, 영적 품위를 높이는 봉사에 자신들의 삶을 바치는 것이었다. 4명의 첫 수녀들과 함께 창설의 첫 협력자인 마리 안 드 띠이는 그의 유서에서 “교회의 유익과 이웃의 필요를 위하여 세속을 떠나 하느님께 나 자신을 바쳤다.”라고 쓰고 있다.

 

이후 성 바오로회 수녀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적 영적 품위를 높이려는 애덕의 선교라면 어디든지 그들의 첫 소명을 따라 응답했다. 여러 형태의 가난한 형제들의 필요에 응하고자 시초부터 형제들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았고, 바오로 사도처럼 끊임없이 세상 끝까지 선교의 길을 떠났다. 이러한 이역 선교는 바로 그들의 열의에서 비롯한 하느님의 은혜이기도 하다. 지금 성 바오로회 수녀들은 세계 5대륙에 흩어져 교육과 환자간호 그리고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하며 그들의 첫 소명인 가난한 형제를 섬기는 일에 삶을 바치고 있다.

 

 

그리스도 중심의 파스카 영성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십니다”(필리 1,21).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구체적인 인간 실존과 구체적 역사 속에서 재발견하고자 하는 17세기 프랑스 영성의 흐름에 영향을 받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들의 영성은, 주보이신 사도 바오로 성인의 모범을 따라 성령강림의 역동성 안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그들의 생애 안에서 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라는 바오로 사도의 그리스도 중심 영성의 고백과 모범은 바로 그들 영성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께서는 성 바오로회 수녀들의 삶의 중심이시고, 활기를 주는 원천이시고, 존재 이유이시다. 수녀들은 아버지의 사랑과 구원의 현존을 보여주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데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기쁨을 삶 전체로 보여주도록 그들의 성소 안에서 날마다 초대받고 있다. 수녀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오시어 아버지의 뜻을 행하시고, 아버지께 자신의 삶을 완전한 제물로 십자가에 봉헌함으로써 구원사명을 이루시고,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심으로써 인류를 이끌어내신 구원의 파스카적 역동성에 그들 자신을 일치시키고, 살고 증언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수녀회의 회칙에서 “그리스도께 대한 깊은 사랑과 그의 복음에 대한 불타는 열의로써 나타나는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은 극기와 죽음 안에서 새 생명과 끝없는 기쁨의 씨앗을 알아보는 파스카를 산다.”(수도회 회칙, 4항)라고 명시한다.

 

샬트르 성 바오로회 수녀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에 재촉 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하고, 바오로 사도처럼 그분의 파스카 신비가 그들의 삶이 되게 하고자 영적 여정을 계속한다(수도회 회칙, 2항 참조). 수녀들은 바오로 사도처럼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차지하려고 달려간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예수께서 이미 그들을 당신 것으로 차지하셨기 때문이다(필리 3,12). 살아계신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것이 그들의 영적 갈망이다. 거기서 그들은 죽음과 생명의 신비에 충만하게 참여하여 기쁨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파스카의 길을 생애 끝까지 걸어간다. 수녀들은 형제적 일치와 사도적 열성 안에서 정결, 가난, 순명을 서원하고, 복음 권고의 삶을 통하여 가장 궁핍한 처지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애덕으로 나아간다(수도회 회칙, 1항). 부활하시어 그들 안에서 함께하시는 그리스도의 구원 고통과 죽음을 체험함으로써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승리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들 삶의 목표이다.

 

 

모든 이의 모든 것!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의 눈길과 관심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다. 그분이 원하시는 것, 그분이 하시고자 하는 일이면 그들은 자신을 남김없이 내어놓는다. 오늘날 우리는 세상 안에서 물질주의, 가정파괴, 여러 형태의 폭력 그리고 도덕적, 영적 목표가 없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의 탄식과 목소리를 듣는다. 할 수 있는 한 그러한 요청에 순응하는 것은 성 바오로회 수녀들을 교회의 유익과 이웃의 필요를 위해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게 한다(1코린 9장 참조).

 

성 바오로회 수녀들은 2007년 9월에 개최된 제46차 총회를 통해 이 시대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비참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 살아갈 희망과 의미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해야만 한다는데 그들의 뜻을 모았다. 그리고 수녀들은 인간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연민의 정으로 겸손하고 단순하게 시대의 요청에 따라 선교 지평을 새롭게 하고, 그리스도 중심적인 생활과 성령의 영성으로 무장하며, 진정한 형제적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교회의 보편선교 사명에 참여하고, 수도회의 일치와 미래에 대한 공동 책임자들이 될 것을 다짐하였다.

 

* 우리나라에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와 서울관구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본원이 있는 프랑스 샬트르 대성전(왼쪽 사진).

 

[경향잡지, 2008년 12월호, 글 · 사진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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