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예화ㅣ우화

[가난] 가난한 성자의 타락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281

가난한 성자의 타락

 

 

옛날에, 아주 가난하고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성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굶주리고 벌거벗은 채, 거처할 움막 하나 없이 혼자서 밀림 속에서 살았다. 그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오로지 기도와 관상으로 보냈다. 말하자면 그는 완벽한 수도자였던 것이다.

 

어느 날, 몇몇 농부들이 우연히 그 성자를 보았다. 그들은 그의 소박하고 가난하지만 거룩함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때부터 농부들은 그 성자를 찾아가 거룩한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곤 했다. 어느 날, 한 무리의 마음 사람들이 그 성자에게 허리를 두르는 간단한 옷 한 벌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야 여자들도 그를 찾아와 거룩한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가난한 성자는 마지못해 그 옷을 받아 입었다. 그런데 그 숲 속에는 쥐가 아주 많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 여자들이 쥐를 쫓을 수 있도록 그에게 고양이를 한 마리 가져다 주었다. 그날부터 고양이가 굶어 죽지 않도록 여인들은 우유를 가져오곤 하였다. 좀더 시간이 흐르자, 그들은 매일같이 우유를 가지고 숲속을 찾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성자에게 젓소를 한 마리 사다 주었다. 그 다음에는 젓소가 살 수 있는 작은 외양간을 지어 주어야 했다. 그 무렵 사람들은 성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젓소도 외양간에서 사는데, 당신이 오두막도 하나 없이 살아가신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성자를 위해 조그만 오두막을 한 채 지어주었다. 그 후에는 성자가 고양이와 젓소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하는데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기도와 관상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녀를 한 사람 데려다 주었다. 결국 그때부터 성자와 그 하녀는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소금 인형 중에서 / MNSP에서 발췌]



1,31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