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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다채로운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 마련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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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2-18 ㅣ No.368

다채로운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 마련 증가...바쁜 일상의 평신도 관심 뜨거워

“수도자 일상 따르며 마음의 평화 찾았어요”


숨가쁜 현대 생활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비움’의 시간을 갖기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끌림’에 부응, 각 수도회에서도 수도원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전례를 경험하고 수도원 일상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 마련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수도원 일상을 수도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말 그대로 수도원 생활을 그대로 느껴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전례시기를 함께하는 프로그램 또는 청년과 노장년층 대상의 연령별 수도원 체험 등 형태와 구성도 차별화되고 있다. 올 연말 계획된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들과 그 경향들을 살펴본다.

-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는 수도원 생활 체험을 매월 첫 주 토요일, 월 1회 개최한다. 사진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가 마련했던 정릉 수도원 하루체험 모습.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총원장 한성숙 수녀)는 지난 3일 신자들은 물론 비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도원 생활 체험을 진행했다.

초등부 4학년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계층과 성별이 참가한 이번 프로그램은 7시간여의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상속에 사는 일반인들이 시간전례 참석 등을 통해 수도자들의 수행 일부를 경험하며 잊어버린 참 자아를 찾는 시간이 됐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의 이 같은 수도원 생활 체험 시도는 지난 2009년 부터다. 매월 첫 주 토요일, 월 1회 개최하고 있는데 50명 정원에 12명의 수도자들이 봉사자로 나서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수도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전례 즉 성무일도 참석과 함께 렉시오디비나, 침묵 속에서의 산책이나 기도 등이다. 일상 안에서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침묵’ ‘기도’ ‘하느님’안에서의 새로운 ‘나’를 들여다 보는 것이 주된 작업이라 하겠다.

12월 3∼4일 ‘작은자의 열망’을 주제로 수도생활 체험 피정을 열었던 거룩한말씀의 수녀회(총원장 이선애 수녀)는 성소식별이라는 특별한 뜻을 부가했으나 그 기본 취지는 역시 일상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도와 영적인 쉼의 시간을 나눈다는 뜻이다. 지난 3월부터 매월 첫째 주말에 열고 있다.

12월 30일∼1월 1일 노장년층 65명을 대상으로 하는 성 베네딕도 왜관 피정의 집(원장 오윤교 신부)의 수도생활 체험은 특별히 노장년층으로 수도생활 체험을 특화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노장년들이 복잡한 일상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수도원에 조용히 머물며 수도자들 일상에 따라 생활하면서 기도와 명상, 단순한 노동과 가르침들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며 영적인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도록 돕자는 목적을 지닌다.

2011년 겨울에는 ‘베네딕도의 분별(Discretio Benedictina)-베네딕도회 수도생활을 통해 배우는 삶의 통찰’ 이라는 주제를 부여했다. 지나치게 일에만 몰두함으로써 영혼과 육신, 신앙생활과 일(직장생활)의 조화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베네딕도회 수도생활을 통해 보다 넓게 삶을 살펴볼 수 있는 힘을 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총원장 최순자수녀)은 23∼25일 대구 본원에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성탄전례 체험학교를 연다. 젊은이들에게 수도 생활 체험과 함께 수도원의 고유 전례를 체험토록 하고 그 준비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보다 깊이 있는 성탄준비와 수도원의 성탄을 볼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도생활 체험학교’에 참가한 평신도들이 수도복을 입고 수도자들과 미사를 봉헌하며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들의 참여도다. 영원한 도움의성모수도회 경우 평균 5%정도 비신자들이 참여하는데, 침묵 시간 등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거부감 없이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고 수도회측은 밝히고 있다.

그만큼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숨가쁜 현대 생활 속에서 영적인 채움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불교계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한국교회 최초로 2002년 7월 수도생활 체험학교를 실시했다는 면에서 교회 내 수도생활 체험 프로그램들의 첫 머리를 이끌었다 할 수 있다.

수도생활 체험학교 개설의 가장 큰 이유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영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청년들을 주 대상으로 기획됐으나 다양한 연령층에서 수도생활 체험을 통해 영적 생활의 갈망을 채우고자 하는 열망을 발견하고 대상 연령층을 확대했다. 노장년층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2009년부터 개최중이다.

성 베네딕도 왜관 피정의 집 원장 오윤교 신부는 “직접적인 영적체험 신앙 체험의 기회를 제공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한 강의를 넘어 구체적인 영적 생활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을 원하는 요구가 큰 듯하다”고 수도원 체험 증가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일반인들 역시 세속적인 삶 안에서 영적 삶의 기술을 배우고 싶은 욕구 때문에 수도원을 찾는 것으로 풀이 된다”고 오 신부는 덧붙였다.

한편 템플스테이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각 수도회의 수도원 체험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미비하다는 일부의 지적도 많은 것이 사실.

이와 관련 교계 관계자들은 “불교의 사찰에 비해 가톨릭 수도회들이 수도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적 장소가 충분치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러나 프로그램 구성에 관해서는 가톨릭 수도생활 체험이 불교의 템플스테이보다 더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즉 불교의 템플스테이가 ‘공간적’ 체험을 중시한다면, 가톨릭은 상대적으로 ‘삶이나 생활’체험 중심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보다 깊이 있는 수도원 생활 체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 수도원에서 적절한 고유시설과 공간을 제공, 적극적으로 신자들 요구에 적합하게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가톨릭신문, 2011년 12월 18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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