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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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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4-30 ㅣ No.358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체스


주교 뜻 하는 체스말 ‘비숍’, 머리 부분은 주교관 본떠

 

 

- 체스 게임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 지능 알파고(AlphaGo)가 펼친 세기의 대결로 바둑뿐 아니라 장기, 체스 등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보드게임’에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양의 ‘체스’는 교회의 영향을 받은 게임이다.

 

체스는 체크무늬의 판과 말을 이용해 두 사람이 승부를 겨루는 놀이다. 체스의 기원은 약 4000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차투랑가(Chaturanga)라는 놀이가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변형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차투랑가는 11세기 경 유럽에 전파돼 체스로 변화했고, 체스 관련 국제규칙은 15세기에 들어 확립됐다. 이런 체스의 형성과정에서 당시 유럽의 사회상이 반영됐는데, 이 시기는 교회가 사회 · 문화에 큰 영향을 주던 때였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숍(bishop)이 그 영향으로 탄생한 말이다.

 

비숍은 그 의미대로 주교를 뜻한다. 체스의 기원인 차투랑가에서는 본래 ‘코끼리’라는 뜻으로 불리던 말이다. 이 말은 여러 변형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대각선이나 종횡으로 1~2칸 가량 움직이는 말이었다. 하지만 유럽에 넘어오면서 대각선으로 체스 판의 끝까지 갈 수 있는 비숍으로 변했다.

 

비숍이 주교를 의미하는 만큼 그 생김새도 주교의 복장에서 따왔다. 둥글고 뾰족한 비숍의 머리 부분은 바로 주교의 주교관(Mitra)을 모방한 형상이다.

 

주교관은 그리스어로 ‘미트라’, 즉 ‘머리띠’, ‘두건’이라는 의미다. 전통적으로 주교품 이상의 고위 성직자들이 쓰던 전례용 모자를 말한다. 전체적으로 둥근 오각형의 모습으로 뒤쪽에는 두 개의 띠가 아래로 길게 드리워있다.

 

교회법에 따르면 주교관을 쓸 수 있는 권한은 주교와 대수도원장만이 갖고 있다. 과거에는 다른 주교와 교황의 주교관도 구분돼 있었다. 다른 주교관과 달리 교황의 주교관은 3중관으로 교황의 신품권, 사목권, 교도권을 상징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3중관을 사용하지 않게 됐고, 교황문장에는 상징적으로 남게 됐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부터는 교황문장에도 일반적인 주교관의 형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신 교황 문장의 주교관에는 3개의 줄무늬를 넣어 교황의 3가지 직무를 상징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6년 5월 1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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