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예화ㅣ우화

[가족] 대학 입학 등록금으로 아버지 살린 오강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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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6-12 ㅣ No.52

대학 입학 등록금으로 아버지 살린 오강민(미카엘)군

 

 

"아버지 생명을 무엇하고 바꾸겠습니까. 이제 더 열심히 공부해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시고 싶습니다"

대학을 포기하고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중증 간경화로 쓰러진 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오강민(미카엘.19.인천 계산동본당)군은 오랫만에 환한 얼굴이었다. 아버지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곧 건강을 회복하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서인천고를 졸업한 오군은 지난 2월초 아버지 오영수(요한.45)씨가 말기 간경화로 두달을 넘기기 힘들다는 선고를 받았다. 맏아들 고려대 입학식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지난해 생업이던 작은 공업용 테이프 대리점이 부도가 난 후 집도 경매로 넘어간 상태였다.

 

오군은 간이식으로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인터넷을 뒤지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뛰어다녔지만 너무 늦어 기증자를 찾기까지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대답 뿐이었다. 엄청난 수술비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당시 고려대 인문학부에 입학이 확정된 오군은 친척들이 모아준 260만원을 들고 고민하다가 대학을 포기하기로 했다.

 

간이식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던 오군은 3월 중순 서울 중앙병원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자신의 간을 이식키로 했고 나란히 수술대에 누웠다. 12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아버지는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았다. 수술 후 2주일 만에 병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도 오군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각지로부터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입학을 포기한 고려대는 내년에 특별전형으로 오군의 입학을 허용하기로 했고 한 기업에서는 성금과 함께 졸업 후 취직을 보장했다.

 

오군이 다니는 인천교구 계산동본당에서도 성금모금 등을 통해 돕고 있다. 본당 주임 이준희 신부는 "고3으로 공부에 전념하면서도 미사에 빠지지 않고 열심한 신앙생활을 해온 학생"이라며 "많은 본당 신자들이 앞으로도 잘 돌봐주고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군의 효행에 감동해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남은 치료비가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오군은 "많은 분들의 도움에 너무나 감사한다"며 "꼭 훌륭한 사람이 되어 부모님께 보답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도움주실 분=기업은행 388-009072-03-010 오강민

 

[가톨릭신문 / 박영호 기자 / young@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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