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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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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8-18 ㅣ No.321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빵 (상)


프레첼 특유의 매듭모양 기도하는 모습에서 유래



프레첼의 매듭모양은 ‘기도하는 모습’, 팔짱을 낀 기도자세에서 유래됐다. (출처 위키미디어)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요한 6,51)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교회는 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빵 중에는 교회에서 유래하거나 교회의 이야기가 얽힌 빵도 많다.

특히 ‘프레첼(Pretzel)’은 교회와 인연이 깊다. 프레첼은 긴 반죽을 8자 모양으로 꼬아 구워낸 독일의 빵이다. 크고 작은 빵이나 과자 등 다양한 유형으로 제작되지만, 프레첼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특유의 매듭모양은 대부분 유사하다.

프레첼의 매듭모양은 ‘기도하는 모습’에서 유래한다. ‘기도하는 모습’이라 하면 흔히 손을 모으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프레첼의 모양은 팔짱을 낀 기도자세에서 착안한 것이다. 프레첼의 독일어인 브레첼(brezel)이란 말도 팔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브라키움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프레첼의 기원에 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전해 내려온다.

먼저 7세기경 수도원에서 어린이들에게 주던 빵에서 시작됐다는 설이다. 한 수도자가 기도나 성경구절을 잘 외우는 어린이에게 상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본떠 만든 빵을 준 것이 첫 프레첼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사순시기에 먹는 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사순시기 금육을 지키기 위해 고기 대신 빵을 먹던 신자들이 빵 모양을 기도하는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느 설이든 프레첼이 기도하는 형상을 담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

15세기경 독일에서는 프레첼이 신앙심과 행운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음식으로 여겨졌고, 어린이들이 프레첼을 목에 걸고 새해를 기념하는 풍습도 생겼다.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사순시기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아 성 금요일에 프레첼을 먹는 관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아직도 독일 여러 지방에서는 새해를 맞아 먹는 ‘노이야스 브레첼(Neujahrs brezel)’이나 사순시기에 먹는 ‘파스튼 브레첼(Fastenbrezeln)’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5년 8월 16일, 이승훈 기자]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빵 (하)


부드럽고 달콤한 마카롱 17C 佛 수도원 비법 담겨



수도원에서도 만든 것으로 알려진 마카롱(좌)과 에그타르트(우).


마카롱, 마들렌, 에그타르트 등은 수도회에서 유래한 빵이다.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전해지지만, 오늘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간식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프랑스 북동부 낭시(Nancy)에 있는 가르멜 수도원의 공이 컸다.
 
마카롱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머랭(거품) 과자의 일종이다. 17세기경 가르멜수도원의 수녀들은 특유의 방법으로 마카롱을 만들고 있었다. 18세기 혁명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수녀원을 잃은 수녀들은 자신들을 숨겨준 이들을 위해 이 마카롱을 만들어줬다. 그래서 낭시의 마카롱은 ‘수녀들의 마카롱’이라 불리고 지금도 낭시에는 수녀들의 비법을 이은 마카롱 전문점이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마카롱 전문점으로 남아있다.

프랑스의 빵, 마들렌은 조개 모양으로 만든 작고 푹신한 빵이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경의 인물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관련 있는 빵이다. 마들렌은 마리아 막달레나의 프랑스 말이다.

프랑스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가 일생을 마친 곳이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성녀를 향한 사랑이 깊은 나라다. 그래서 성녀의 축일인 7월 22일을 성대하게 지냈는데, 이날 특히 많은 양의 마들렌을 만들어 나눴다고 한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영성을 따르는 프랑스의 한 수도회에서 마들렌을 처음 구웠다는 설도 있다.

포르투갈 벨렘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에그타르트의 원조로 유명하다. 수도원의 수녀들이 수도복을 빳빳하게 다리기 위해 계란 흰자로 풀을 먹였는데, 이때 남은 계란를 활용해 만든 것이 에그타르트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가톨릭신문, 2015년 8월 30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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