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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해외원조주일 특집: 아프리카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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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1-27 ㅣ No.659

[커버스토리] 해외원조주일 특집 - 아프리카 원조

아프리카, 보이는 원조 커지는 원조


동아프리카에서 시작한 60년만의 가뭄은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져갔다. 가뭄은 식수난을 이끌었고, 물 부족은 작황의 실패로 이어졌다.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사람들은 굶주렸고 난민들이 생겨났다. 아이들은 죽어가고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이 됐다.

서구열강의 오랜 식민 지배는 제 멋대로 그어진 국경선 안에 부족 간 다툼을 부추겼고, 종교와 이념, 채굴권 등 다양한 이유가 분쟁의 원인으로 추가되며 학살이 이뤄졌다. 사람들의 마음에는 불신이 자리하고, 검은 대륙은 척박한 땅이 됐다.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빈부 격차는 커지고,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환경이 좋은 나라들에는 ‘도시빈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빈곤계층이 생겨났다. 하루 한 끼뿐인 식사와 교육 기회의 박탈,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죽어가는 이들. 척박한 땅은 죽음의 땅이 됐다.

오늘날 아프리카는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흔히 ‘매체’를 통해 마주하는 아프리카는 배고픈 흑인들이 살고 있는 가장 가난한 대륙일 뿐이다. 한국사회에서 사는 것조차 팍팍한데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를 도울 이유가 없고, 해외원조주일에 봉헌하는 2차 헌금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

아프리카에 대한 이 같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이해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랑과 연대를 외면하게 한다. 교부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그대가 죽이는 것’이라는 엄중한 말을 던졌다. 사목헌장 69항은 이 말을 상기해 ‘각자의 능력대로 자기 재화를 나눠주고, 개인이나 민족이 스스로 돕고 발전할 수 있도록 원조해야 한다’고 외친다.

오래 전 교부들이 남긴 엄중한 경고는, 오늘날 우리의 무관심이 먼 대륙 아프리카의 한 소녀를 죽일 수도 있다는 의미와 같다.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4년여 간 사목하고 돌아온 수원교구 한만삼 신부는 본지 수원교구판 ‘수단에서 온 편지’를 통해 서구 열강들에 의해 조각나고 쪼개진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며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아프리카는 항상 덥고, 물이 없으며, 사람들은 굶주리고, 열대과일이 싸고 풍부할 것으로 생각하고는 합니다. 저 또한 수단에 오지 않았더라면 매스컴에 의해 주입된 아프리카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는 한 마디 표현으로 담을 수 없는 ‘광활한 우주’이기 때문이지요. 아프리카를 소개하는데 제일 큰 걸림돌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해 이미 자리 잡은 고정관념이지만, 가장 큰 적은 ‘무관심’입니다. 세상은 넓습니다. 그리고 내가 보지 못한 무관심으로 폭행 당하는 ‘세상의 아픔’ 또한 깊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손을 내민다. 손을 내미는 만큼 사랑은 커진다. 가뭄과 분쟁, 서구열강의 야욕이 아프리카의 죽음을 부추겼다면, 이제 우리가 건네는 관심은 척박한 땅 아프리카의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된다. 단비를 통해서만 새 생명이 돋아난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오혜민 기자]


[커버스토리] 아프리카 원조 - “아는 만큼 커진다”

한국교회 최대 원조 지역 아프리카 … 관심 · 도움 절실


- 한국 가톨릭 기관 · 단체 해외원조 현황 보고서(2006~2010). 아시아에 이어 아프리카가 두 번째를 차지했지만, 아시아에 속한 대북 지원사업을 제외하고, 보고서가 2010년까지 종합된 점을 감안하면, 아프리카는 한국교회의 해외원조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구상 7개 대륙 가운데 그동안 한국교회가 해외원조에 가장 많은 힘을 쏟은 곳은 아시아 대륙이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원조 부분을 제외하고 온전히 긴급구호와 개발협력 부분만을 보자면, 아프리카 대륙은 한국교회가 가장 많은 원조를 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교회 공식 국제개발협력기구인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하 한국 카리타스)은 올해 아프리카에 30만 달러의 해외원조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일어날 재해재난에 대비한 긴급구호자금까지 생각한다면, 이보다 몇 배의 예산이 더 들어갈 전망이다.

먼 곳에 있지만 점점 많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대륙 아프리카. 끊임없이 신음하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이 땅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아프리카에 대한 낮은 인식

한국교회가 세계 여러 지역에 해외원조를 할 수 있게 된 출발점이 ‘아프리카’와 인연이 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92년 아프리카 르완다와 수단의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과 소말리아의 참상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자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들고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노점상을 하며 번 돈으로 100만 원을 기탁한 이, 동네골목에서 아이들에게 목마를 태워주며 번 200만 원을 전해달라고 찾아온 노부부 등 신음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보며 자발적으로 성금을 들고 일어난 사람들은 한국교회의 해외원조주일이라는 초석을 놓았다.

 

- 아프리카 빈민촌.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아이 앞쪽으로 심하게 오염된 물이 보인다. 아프리카는 가뭄으로 인한 극심한 식수·식량난을 겪고 있다.

 

 

이후 1993년부터 1월 마지막 주일을 해외원조주일로 삼고, 전국 모든 본당들이 2차 특별헌금을 걷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해외원조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이 터져 정확한 쓰임을 알고 성금을 모금하는 것과는 달리, 해외원조주일 특별헌금의 방향과 수혜국가들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특히 최대수혜대륙으로 분류되는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더더욱 낮은 이해도를 보인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 신자들이 고(故) 이태석 신부로 인해 아프리카 수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지만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심은아직도 미미하다.

더욱이 다른 대륙은 나라별로 그 독자적이고 고유한 문화를 알고 배우려는데 비해 아프리카의 나라별 문화와 특징을 제대로 꿰뚫고 있는 이들도 드물다. 심지어 초등학생들 가운데는 포털 사이트에 ‘아프리카는 나라인가’, ‘아프리카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온이 높은가’, ‘아프리카가 왜 불쌍한 나라가 됐는가’라며 아프리카를 나라로 이해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 영양실조에 고통받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원조 현황

2012년 해외원조주일 담화에서 당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동아프리카 식량위기’에 대해 특별히 언급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이 60년 만의 대가뭄으로 최악의 식량 위기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그 결과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85만 명의 난민을 포함해 식량 위기로 구호가 절실한 인구는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등 4개 국에 걸쳐 1330만 명에 이른다.”

가뭄으로 인한 식수와 식량 부족으로 인해 아프리카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진 것이다.

국제연합(UN)은 그 해 동아프리카 지역 일대를 영양실조율 30%에 달하는 기근(Famine) 상황이라고 선포했고, 곧 이어 서아프리카에도 극심한 가뭄이 시작됐다. 사람이 살기 위한 기본적 기반조차 갖춰져 있지 않아 가뜩이나 질병과 내전 등으로 신음하던 아프리카 대륙 전역이 더욱 크게 고통 받게 됐다.

아프리카 지역의 대기근 상황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1년 7월 17일 삼종기도 메시지와 10월 5일 일반알현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만 보아도 잘 나타나있다.

 

- 심각한 가뭄으로 물이 거의 말라버린 케냐. 강에서 한 소녀가 동물이 마시는 물을 길어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더러운 물을 동물과 사람이 함께 이용하면서 수인성 질병이 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교황은 당시 일반알현을 마치며 “그 지역에서 날마다 부족한 물과 식량, 질병으로 죽어가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이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 도움을 보내주기를” 당부한 바 있다.

동아프리카의 가뭄과 식량 위기가 아니더라도, 한국교회는 아프리카 대륙의 손을 잡아주는 대표적 조력자의 역할을 해왔다.

한국 가톨릭 기관·단체 해외원조 현황 보고서(2006~2010)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아시아에 497개 사업(60.5%)·254.4억(58.7%)을, 아프리카에 187개 사업(22.7%)·92.4억(21.3%)을 그동안 지원했다. 이는 교구와 수도회, 한국 카리타스, 사도직단체, 기타 단체, 주교회의 사무처 등의 단체들을 모두 합한 결과다.

이 결과에서 아시아에 속한 대북 지원사업을 제외하고, 보고서가 2010년까지 종합된 점을 감안하면, 아프리카는 한국교회의 최대 원조 수혜 대륙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한국 카리타스의 대륙별 지원사업 내역을 보아도 아프리카 21개, 아시아 19개, 중동 5개, 중남미 2개, 유럽 1개 등으로 아프리카에서 이뤄진 사업이 가장 많으며 아프리카 식량 위기 대응사업을 위해 75만 달러를 지원했다.

한국교회가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사업 또한 단순한 지원금 전달에서 벗어나 긴급 구호·교육·문화·의료·주거환경 개선·영성 전파 등 도움의 범주를 다각도로 넓혀가고 있다. 아프리카를 살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고민들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 카리타스 사무국장 이종건 신부는 “아직 ‘우리나라도 못 사는데 해외에 있는 이들을 왜 도와줘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교회의 응답으로서의 해외원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며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 베풀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오혜민 기자>


아프리카 해외원조 기관

- 카리타스 지원으로 소말리아에 설치된 급수시설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02-2279-9204, www.caritas.or.kr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02-774-3488, www.obos.or.kr

▲ 대건아프리카선교후원회
02-757-1416~7, www.dgkimafrica.com

▲ 한국외방선교회
02-3673-2525, www.kms75.or.kr

▲ 아프리카잠비아선교후원회
02-773-0796~7

▲ 수단어린이장학회
02-591-6210~1, cafe.daum.net/WithLeeTaeSuk

▲ 아프리카수단선교위원회
031-548-0581, cafe.daum.net/casuwonsudan

▲ 꿈꾸는카메라프로젝트
cumca.co.kr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오혜민 기자, 이지연 기자]

 

 

[커버스토리] 아프리카 원조 - “이것만은 알고 하자” : 각 나라별 위기 · 빈곤 현황


식량난 · 식수난 · 내전 … 신음하는 검은 대륙



‘제5세계’라고 불리는 최빈국들이 대다수인 대륙. 아프리카는 50여 개의 나라가 독립해 저마다의 문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아시아 다음으로 커다란 대륙이다.

1인당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2012년 기준) 8000달러 이상인 남아프리카공화국부터 이렇다 할 GDP조차 없는 나라들까지, 그들이 처한 현실과 고민은 너무도 다양하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울고 있는 그들의 손에 알맞은 손수건을 건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 가슴 속 깊이 새겨진 상처를 헤아리는 것부터다.


식량 위기

아프리카의 식량위기는 오래 전부터 예견돼 온 것이었다. 국내 방송은 소말리아를 중심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과 눈물짓는 그들 부모의 이야기를 연일 방영했다. 그러던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위기가 더욱 악화된 것은 2009~2011년이었다. 에티오피아에서 모잠비크 잠베지강(江)까지의 지역을 아우르는 동아프리카에서 식량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에 식량 위기가 닥쳐온 이유는 다양했다. 60년만의 대가뭄과 세계 곡물가격 인상, 지속적인 분쟁, 난민의 발생, 인도적 지원의 부족 등이 주된 이유였다. 동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식량 위기는 2011년 말이 되자 곧바로 서아프리카 지역까지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이렇듯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된 식량위기로 2012년 한해 약 1800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했다.

한국교회의 공식 해외원조기구인 한국 카리타스인터내셔날(이하 한국 카리타스)의 아프리카 원조 내역은 아프리카 식량위기의 경로와 정확히 일치한다. 2012년 초, 동아프리카에 40만 달러(한화 4억6940만 548원)를 지원하고 곧바로 같은 해 4월, 말리와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세네갈 등 서아프리카에도 25만 달러를 지원한 것이다. 이처럼 식량난은 ‘소리 없는 쓰나미’라고 불릴 정도로 아프리카 전역을 거세게 뒤흔들었다.


식수 위기

사실 식량난보다 먼저 아프리카를 찾은 것은 식수난이었다. 극심한 가뭄에서 시작된 최악의 물 부족 현상은 작황의 실패로 이어졌고, 식량 가격의 폭등과 물을 둘러싼 민족과 부족 간 분쟁이 발생했던 것이다.

최근 동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 한국 카리타스 국제협력팀 신혜영(아녜스) 팀장은 “곳곳에 아주 작은 웅덩이들이 두세 개 남아있는데 녹조와 오염이 심각해 악취가 진동을 했다”며 “마침 한 여자아이가 세 마리 소를 몰고 와 소에게 물을 먹이고 가족들이 마실 물 한 통을 뜨고 있었다”고 전했다.

케냐 카리타스에 따르면 얼마 남지 않은 더러운 물을 동물과 사람이 함께 이용하고 있으며, 동물로부터 오염된 물을 사람이 마시고 병에 걸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2011년 UN은 7월 소말리아 남부지역을 ‘기근’ 상황으로 선포하고 가장 긴급한 구호지역임을 알린 바 있다.

 

 

내전과 종교 갈등

아프리카의 내전 문제는 심각하다. 오랜 기간 서구사회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아프리카는 독립 후에도 민족과 부족 간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닥쳐오는 식량·식수난 등 다양한 이유로 계속해서 분쟁 중에 있다. 최근 소말리아는 정부조차 해외로 피난해 있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고 이어지는 교전과 해적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시에라리온, 콩고, 르완다, 말리 등에서도 자원 채굴권과 부족 간 다툼 등으로 수많은 참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22년간의 내전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단은 2011년 북수단과 남수단으로 분단되기도 했다.

독립으로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상흔에 시달리고 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상처와 뿌리 깊은 불신 등으로 오랜 시간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수단에서 4년 3개월간 해외선교사로 함께 했던 수원교구 한만삼 신부는 본지 ‘수단에서 온 편지’를 통해 수단의 상처를 전한 바 있다. “수단에서 이웃이 된다는 것, 이웃으로 산다는 것은 머리에 깊숙이 박히는 가시관을 쓰고 심장을 쪼개는 것 같은 아픔을 나누는 일이다. 정의가 존재하지 못하는 불의한 현실은 끊임없는 복수의 악순환을 낳게 되기에 용서와 화해와 평화를 가르쳐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다가온 사건은 이들과 함께 ‘불의한 폭력’이라는 십자가에 함께 매달리는 것이었다.”

종교 간 갈등문제 또한 여전하다. 수단의 내전 원인은 남부 아프리카계 기독교와 수단인민해방군이 중앙정부의 이슬람주의와 차별정책에 반기를 들고 무장투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월 북수단에서는 신원불명의 무장단체가 성당을 기습, 물건을 약탈하고 성직자를 납치하기도 했다. 이슬람교와 에티오피아정교 신자들이 대부분인 에티오피아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자에 대한 배척이 일어나고 있으며, 기독교계 반정부군과 인민해방군(정부군)의 전투인 우간다 내전 등도 대표적 종교분쟁의 한 형태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오혜민 기자]

 

 

[커버스토리] 아프리카 원조 - 아프리카에서 만나는 희망의 원조


한국 카리타스, 현지 필요한 원조 체계적으로 지원



- 광주대교구 김양회 신부와 금호동본당 신자 등의 도움으로 지어진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학교 학생들이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노래 부르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1년 10월 5일 일반 알현을 마친 후 전 세계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부족한 물과 식량, 질병으로 죽어가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보내줄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도움’을 실현하기 위해 보편교회의 손과 발은 꾸준히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60여 년 전 원조를 통해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교회도 여기에 동참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적 사랑을 실천하며 아프리카를 ‘죽음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변화시키는 한국교회의 활동을 살펴본다.


긴급구호

목숨이 위태로운 응급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급속적인 사막화와 최악의 식량, 식수 위기, 전쟁과 분쟁 등 긴급한 상황의 아프리카에 적절한 원조는 그야말로 ‘생명줄’이다. 한국교회가 긴급구호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다.

대표적 가톨릭 해외원조기구인 한국 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하 한국 카리타스)은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위기 긴급구호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으로 인한 난민 긴급구호 사업뿐 아니라 독립 1주년을 맞이한 남수단에 대한 후속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아프리카에는 식량위기는 물론 예방적 차원에서 25만 달러(약 2억 700만원)를 전달했다. 전 세계 카리타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카리타스는 타 긴급구호기구에 비해 현지에 필요한 원조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역시 국제적인 기구와 함께 긴급구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케냐 카리타스의 요청에 따라 가뭄피해 복구를 위해 약 9000만원 지원금을 원조하기도 했다.

 

- ‘꿈꾸는 카메라’는 일회용 카메라를 아이들에게 주고 그들의 사진으로 전시회를 연다. 문화적 혜택이라고는 받아본 적 없는 아이들은 카메라를 통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본다.

 

 

교육 · 의료

원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구촌의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교육과 의료 지원 등은 아프리카가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다.

교육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조되는 분야다. 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 의장 로버트 사라 추기경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학교를 세우는 것”이라며 “교회는 전통적으로 교육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이러한 노력에 헌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지원은 수도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교육을 카리스마로 살아가며 아프리카 각 지역에 학교를 세운 살레시오회와 잠비아 성 안토니미션 토비아중학교를 운영하는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를 비롯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도움으로 신축된 도바교구 벨로마을 가톨릭종합학교와 김양회 신부(광주대교구)가 지원한 모잠비크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을 비롯해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만 가지 질병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서 의료지원은 필수적이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는 교육지원 사업과 함께 잠비아 땀부에 ‘루위병원’을 열어 아프리카 질병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한국교회에서는 선교사제를 파견해 현지인들의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있다. [사진 김민경(수원교구 해외선교부 평신도 봉사자)]

 

 

문화교류

문화교류는 자립 의지를 넘어 삶의 희망으로 이어진다. 2009년 잠비아를 시작으로 부룬디, 차드 등 아프리카 각지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꿈꾸는 카메라는 아이들에게 환대를 받고 있다. 희망을 심어주는 일은 복잡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주고, 일상생활을 찍어오게 한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보여주고 현지와 한국에서 전시를 연다. 문화적인 혜택이라고는 전혀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카메라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꿈을 키워나간다.

또한 지속적인 교류를 강조하는 꿈카는 각 지역에 필요한 원조를 함께 제공한다. 부룬디에는 어린이 도서관을 세워 문화교류뿐 아니라 지역개발에도 일조했다. 문화교류는 일반인들도 현지인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들의 꿈에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간헐적이지만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성

상처가 많은 아프리카에 그리스도교 영성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전과 부족, 종교 간의 갈등은 현지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최근 종전한 남수단만하더라도 여전히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으며, 끊임없이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소말리아는 수많은 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에게 긴급구호 사업이 우선적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이후 심리치료가 동반된 영성적 접근의 필요성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과 세미나가 늘어나고 있으며, 참여하는 신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수원교구와 대구대교구가 선교사제를 파견해 현지인들의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이지연 기자]

 

 

[커버스토리] 아프리카 원조 -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이종건 신부


“각 국가 상황 달라 … 상황별 맞춤 원조 필요”



“도움을 준다고 모두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나라와 지역에 맞는 원조가 절실합니다.”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하 한국 카리타스) 사무국장 이종건 신부는 ‘지역 특성에 따른 원조’를 강조했다. 한국 카리타스 지원 긴급구호 사업 모니터링 차 지난해 9월 8~24일 동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이 신부는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이런 문제를 피부로 느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말처럼 관심을 갖고 아프리카를 바라본다면 도움을 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 신부는 케냐와 남수단, 에티오피아 등 3개국을 방문했다. 같은 대륙에 위치한 각 나라의 특색은 전혀 달랐다.

도시 빈민과 물부족 현상으로 신음하는 케냐, 독립 1주년을 맞이했지만 오랜 내전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수단, 그리고 에이즈, 말라리아 등 질병은 물론 가정 문제와 종교 갈등에 시달리는 에티오피아 등 저마다 다른 상황이지만 안타까움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

“아프리카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사막화가 서쪽으로 점차 확대 되면서 식수 부족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무작정 우물만 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제대로 마실 수 있는 물, 사용할 수 있는 물을 지원해야 합니다.”

다행히 검은 대륙에도 하얀 희망은 존재한다. 164개 국에 퍼져있는 카리타스가 아프리카 현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에 적절한 지원을 하고 있다.

케냐에는 보어홀 펌프(Borehole Pump, 깊은 우물의 물을 퍼 올리는 데 쓰는 펌프의 하나)를 공급하고, 남수단에서는 영성적 치유와 자립교육 방면으로 접근한다. 또 에티오피아에서는 부부일치운동을 비롯해 질병교육을 진행한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 뒤에는 한국 카리타스의 든든한 원조가 있다.

“원조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생존의 문제입니다. 한국교회 신자들의 작은 관심과 지원이 이들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프리카 원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 신부는 “인종과 종교를 떠나서 가난한 이웃이 살 수 있도록 숨을 불어넣는 것이 우리 카리타스의 역할”이라며 “이제는 긴급구호에서 벗어나 그 나라에 맞는 교육, 의료 등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이지연 기자]

 

 

[커버스토리] 아프리카 원조 - 인터뷰 /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선교하고 있는 살레시오회 김대식 신부


“무엇보다 지속적인 도움이 절실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에게도 열정과 의지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죠.”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프리카 말라위 릴롱궤 살레시오회 공동체 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식 신부는 검은 대륙에서 자라나는 희망을 전했다. 김 신부는 수도회 소속 사방고(Tsabango) 초·중학교와 기술학교 학생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프리카 젊은이들이 희망나무를 키우는 힘은 많은 이들의 사랑과 나눔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각국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라위도 마찬가지다. 지하자원도 부족하고 식수 부족에 시달린다. 특히 학생 8600명이 재학하고 있는 사방고 학교는 책걸상은 물론 교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기술대학도 중축이 필요한 상태다. 다행히 지난해 경기도교육청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살레시오회가 협약을 체결, 현지에 ‘경기교육혁신관’을 건립해 기증했다. 아프리카 말라위 아동과 젊은이들을 돕는 ‘우리모두아프리카사랑(cafe.daum.net/tonse)’을 비롯한 한국사회와 교회의 원조가 이어지고 있다.

김 신부는 “본인도 넉넉하지 않으면서도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현장에서 선교를 하는 사람은 저이지만 한국에서 후원해주시는 분들 역시 선교사”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긴급구호뿐 아니라 교육, 의료, 문화적인 접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프리카 원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김 신부는 설명했다. 그는 이런 추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회적인 원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는 거예요. 더 나아가서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합니다. 작은 지원이라도 의식을 바꾸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도움이 절실해요.”

2005년 잠비아에서 2년 간 활동한 이후 2008년 말라위에서 선교하며 아프리카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신부는 “혼란이 계속되면서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모호해지는 이곳에 피정과 세미나 등 교회의 영성을 통한 의식 개혁도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하느님 나라는 조각, 조각이 모여 완성되는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과 같아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랑을 나눈다면 그 조각들이 모여 하느님 나라를 완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지난해 12월 8일 입국한 김 신부는 오는 2월 8일 출국 예정이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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