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세계교회ㅣ기타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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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2-10 ㅣ No.308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캐럴


밝고 경쾌한 선율에 춤 곁들여, 집집 돌며 성탄의 기쁨 노래해



“노엘, 노엘, 노엘, 노엘.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12월 성탄이 다가오면 교회는 물론이고 거리 곳곳에서 캐럴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캐럴은 남녀노소, 종교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노래다. 특히 캐럴에 맞춰 율동하는 어린이들 모습을 보노라면 성탄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어쩌면 이 모습은 캐럴의 유래를 생각할때, 가장 캐럴다운 캐럴일지도 모른다. 단조롭고 밝고 경쾌한 선율의 캐럴은 본디 춤과 함께하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춤과 함께하는 캐럴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일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1223년 이탈리아 그레치오성당에 아기 예수가 탄생한 마구간을 본 따 처음으로 구유를 만든 성인은 구유 앞에서 춤과 노래로 예수의 탄생을 찬양했는데 이것이 바로 캐럴이었다고 한다.

캐럴의 어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영어 캐럴(Carol)은 옛 프랑스어 카롤르(carole)나 고대 그리스어 코라울리엔(Choraulien)에서 왔다. 카롤르는 원 모양을 그리며 추던 춤의 일종이며, 코라울리엔 역시 피리 연주에 맞춰 추는 춤을 말한다.

캐럴이 교회 안에서 본격적으로 불린 것은 5세기경부터라 한다. 당시 캐럴은 구전으로만 500여 곡이 전해졌다. 캐럴의 내용에는 마리아, 아기 예수 등 성탄을 주제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부활대축일 등 교회력에 맞는 다양한 내용의 캐럴이 존재했다. 14세기 무렵에는 캐럴이 악보로 기록되기 시작했고,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으로 퍼지며 교회음악의 한 분야로서 자리 잡았다.

16세기 청교도 등의 개신교 신자들이 종교적 행사와 축제를 엄격히 금지하면서 위축되기도 했지만, 18세기 캐럴 복원 운동이 일어나고 미디어매체가 발달하면서 교회는 물론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노래로 거듭나게 됐다.

집집마다 방문하며 캐럴을 부르는 캐럴링(Caroling)은 19세기 초 시작됐다. 영국 아이들이 성탄대축일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행사에서 유래했다. 이 캐럴링은 오늘날 성탄의 대표적인 풍습 중 하나로 자리 잡리잡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2월 7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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