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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길 수도의 길: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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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1-16 ㅣ No.313

[영성의 길 수도의 길] (30)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교육 통해 어린이, 여성들에게 '희망의 횃불' 밝혀

 

 

경북 안동시 송현동에 있는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한국관구. 앞에 수녀회 상징인 보랭의 성모상이 보인다.

 

 

1932년 11월 29일, 성모 마리아가 벨기에 보랭(Beauraing)시에서 5명의 아이들 앞에 발현했다. 성모님은 그 뒤로 1933년 1월 3일까지 한 달여 동안 9일을 빼고 매일 발현했다.

 

성모님은 발현 때 "성당을 짓고, 죄인들을 회개시키며, 기도하고 희생하라"고 당부했다. 성모님이 발현한 그 곳은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가 운영하는 학교 마당이었다.

 

보랭의 성모님은 그 뒤 수도원의 상징이 됐으며, 1943년 교회가 성모 발현을 공식 인정한 이래 전 세계에서 순례객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성모발현지가 됐다.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성모님이 수녀회 학교에 발현한 것은 아니었을까?

 

 

지역 청소년을 위해

 

경북 안동시 송현동에 자리 잡은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본원을 찾아가는 길. 아파트 단지를 지나니 한적한 시골길이다. 이제 시골길인가 싶더니 곧 수녀원이다. 대낮인데도 오가는 이가 거의 없이 고요하고 한적한 것이 마치 봉쇄수도원 같다.

 

수녀회 한국관구 앞에서 만난 종신서원반 수녀들. 폐품을 팔아 상과 생필품들을 마련해 수녀원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밝다.

 

 

수녀원 입구에 도착하자 멀리서 수녀 셋이 수녀원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손에는 앉은뱅이 밥상과 각종 선물 꾸러미를 들고 있는 모습이 시장에 다녀오는 길인 것 같았다. 이들은 종신서원 준비를 위해 본원에 와 있는 수녀들이다. 한 수녀가 "이것들은 부모가 돌보지 않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필품"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수녀들이 수녀회가 운영하는 상지유치원 등을 돌며 폐품을 모아 마련한 돈으로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수녀원 입구에서 만난 세 수녀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회원들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수녀회는 현재 안동 가톨릭상지대학 인근에서 상지유치원과 예담어린이집, 경북안동아동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안동시 율세동에 있는 경북안동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담당수녀와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가정폭력과 성폭력, 방임 등으로 학대받는 어린이들을 돌본다. 일반적 상담 치료와 함께 일정 기간 어린이가 머무는 보호소도 운영하는데, 이것은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열악한 지역 방임 아동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경북안동아동보호전문기관 이선희(레아) 관장수녀는 "수녀회는 아동에게 희망의 햇살을 가득히 비추기 위한 교육활동과 보호활동 등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펼친다"면서 "청소년들에게 '생명을 얻고 또 넘치게 하려고 오신'(요한 10,10) 주님 말씀을 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정신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처럼, 아이들을 위한 훌륭한 스승으로서 세상의 횃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친히 제자들 발을 씻겨준 모범을 보이신 스승 그리스도를 본받아 주님 사랑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또한 교육적 혜택이나 가난한 환자들이 위안을 받지 못하는 곳이 없도록 언제나 열린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 하느님 영광과 자신의 성화와 이웃의 구원을 위해 시대와 상황, 장소에 맞갖은 방법으로 사도직 활동을 펼친다.

 

수녀회가 운영하는 상지유치원 어린이들이 박미경(사비나) 원장수녀와 함께 어항 속 수생생물들을 관찰하고 있다.

 

 

신앙교육팀 '참신나'

 

수녀회는 2006년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한국관구 사명선언(2007~2012)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육복지 사도직의 우선적 선택과 수녀회 특성화 사도직을 개설한다"고 천명했다. 가난하고 소박하게 사는 이들이 많은 안동에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수녀회가 특성화 사도직을 주창, 수도회 내 청소년 신앙교육팀인 '참된 신앙교육 나눔'(참신나)을 꾸렸다.

 

참신나에 몸담은 '참신이' 수녀들은 △ 오늘날 주일학교 신앙교육의 비전과 새 대안 제시 △ 청소년과 교리교사, 부모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계발 △ 청소년 활성가이자 신앙교육자로서 자질과 전문성 향상 △ 지속적 연구와 실천을 위한 연구소 설립 등 다섯 가지를 참신나의 비전으로 삼았다.

 

참신이들은 지역 및 봉사자 모임, 참신이 대회 등을 통해 생명력 있는 청소년 신앙교육을 위한 연구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교사양성과 영성지도, 부모교육,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관계망 형성과 정보 공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인형을 통해 성경 속 인물을 구성, 오감으로 깊은 말씀 체험을 할 수 있는 '성경인물(Biblical Figurine)' 교육과 보급 활동도 펼친다.

 

수도회 청소년교육 전담 김봉임(효임골룸바) 수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사랑하며, 신앙교육에 헌신하는 모든 이들의 모임이 참신나"라며 "더 많은 이들이 참신이가 돼 수녀회의 뜻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 054-855-8833~4, 한국관구

 

 

수도회 영성과 역사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는 1700년께 장 밥티스트 바틀로(1688~1748, 프랑스, 사진) 신부가 프랑스 알자스 로렌 지방의 툴(Toul)교구에서 설립했다. 당시 알자스 로렌 지방은 독일과 프랑스 간의 오랜 국경 분쟁으로 지역민들의 삶이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었다. 지역사회 무질서와 혼란ㆍ윤리적 탈선이 매우 심각했고, 특히 젊은이들은 교육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바틀로 신부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통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세 여동생과 함께 교육사업을 전개, 소녀들과 부인들에게 글과 교리를 가르쳤다. 바틀로 신부의 교육사업이 점점 확대되자 자신을 도울 여교사 양성이 절실했는데, 이것이 수녀회 설립(1720년)의 모태가 됐다.

 

수녀회는 이후 유럽 전역에 학교를 세우고 분원을 설립하는 등 급성장을 거듭했다. 바틀로 신부가 선종한 1748년까지 40개 분원이 생겨났을 정도다.

 

수녀회의 한국진출은 안동교구 설정 이전인 1966년 9월, 대구대교구 안동 감목대리구 시절 파리외방전교회 구인덕(Celestin Coyos, 1908~1993) 신부가 룩셈부르크 출신 노신혜(Celine Knauf, 1914~1988) 수녀 등 3명을 안동에 초대한 것이 시작이다.

 

초창기 수녀들은 6ㆍ25전쟁으로 낙후돼 있던 농촌 상황과 가부장적 유교 분위기에서 교육 기회조차 박탈당한 젊은 여성들에게 주목했다. 그 시절 안동은 바틀로 신부가 알자스 로렌 지방에서 수도회를 설립했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었다.

 

수녀들은 여학교를 설립해 안동지역 젊은 여성들에게 글과 교리를 가르쳐 하느님께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40여 년이 지난 현재 수녀들이 설립한 학교는 가톨릭상지대학으로 발전했다.

 

한국관구 수도자 수는 108명이며, 서울ㆍ부산ㆍ대구ㆍ안동교구 13개 본당 등에서 본당사목과 사회사업에 투신하고 있다. 캄보디아ㆍ콩고ㆍ코트디부아르ㆍ루마니아ㆍ벨기에ㆍ프랑스 등에 12명이 선교사, 총참사위원 등으로 파견돼 있다.

 

* 성소상담

 

첫째 주일 : 서울수련소 02-394-0223

둘째 주일 : 부산 주례성당 수녀원 051-324-9553

셋째 주일 : 대구 청원소 053-783-9817

넷째 주일 : 대전 목동 작은형제회 수련소 011-9852-9817

 

[평화신문, 2011년 1월 9일,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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