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한국ㅣ세계 교회사

[세계] 세계 교회사 여행: 3세기의 박해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4-03 ㅣ No.811

[세계 교회사 여행] 3세기의 박해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법적 근거가 초기 200년 동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로마제국은 합법적인 종교와 불법적인 종교를 분명하게 구분했다. 유다교는 합법적인 종교였지만 그리스도교는 불법적인 종교에 속했다. 그러나 3세기까지 로마제국은 황제 숭배를 강요하지 않았다. 네로 황제도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결정적인 법을 입법화하지 않았으나 네로의 박해는 역사적으로 박해에 대한 하나의 선례가 되었다. 박해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그리스도인이 법질서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자, 통치자들이 자기 좋을 대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로마인들이 그리스도인을 반대하여 폭동을 일으키자, 당국에서는 그리스도인에게 법질서를 깨뜨린 책임을 떠넘겼고 그리스도인을 방화범과 살인범으로 간주했다. 당시 사람들은 범죄자를 단죄해야만, 나쁜 의도로 발생한 폭동이나 긴장 관계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폭동에 가담한 자들을 원형 경기장의 희생물로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2세기 말부터 로마제국의 튼튼한 제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내전과 국경 지역에서의 이민족의 침입, 인플레이션과 인구 감소 등으로 로마제국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제들은 이 같은 혼란과 분열을 잠재우기 위해서 황제 숭배를 강조하면서 로마제국을 굳건하게 결속시키려 했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로마제국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결연히 반대했다. 결국 황제들은 로마제국의 일치와 안녕을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방법으로 반그리스도교적인 법을 만들었다.

 

세베루스 황제(193~211)는 유다교나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을 혹독하게 처벌함으로써 변두리 종교이던 유다교와 그리스도교가 발전하지 못하게 했다. 달리 말하자면, 교리 교육을 불법화하는 등 정책적으로 그리스도교를 원천 봉쇄했다(202년). 막시미누스 트락스는 그리스도교의 지도자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죽임으로써 그리스도교를 뿌리째 뽑으려고 했다(235).

 

로마제국의 변방 지역들이 끊임없이 이민족의 침입을 받자, 데키우스 황제(249~251)는 로마제국의 시민들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강요하면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황제는 모든 시민이 로마제국의 신들에게 제사를 드리고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명을 내렸다(25년). 이것이 전국적인 규모로 그리스도교를 탄압한 첫 박해의 시작이었다. 데키우스 황제의 박해는 오랫동안 조용하고 평화롭게 지내던 교회에 갑자기 불어닥친 박해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순교했다. 하지만 로마제국의 신전 앞에서 희생 제사를 드리고 증명서를 발급받은 그리스도인(배교자)들도 많았다. 또한 박해 기간에 배교했던 자들이 다시 교회로 되돌아오면서 아프리카 교회를 엄청나게 뒤흔들고 분열시켰다. 되돌아온 배교자들을 어떤 절차와 조치를 거치게 한 후에 교회 안으로 다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로 북아프리카 교회는 몸살을 앓게 되었다.

 

[2017년 4월 2일 사순 제5주일 가톨릭마산 8면, 세계 교회사 여행 1. 고대 · 중세편 · 가톨릭출판사]



1,14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