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서울대교구 역대 교구장: 7대 교구장 블랑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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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14 ㅣ No.974

역대 교구장 (7) 7대 교구장 블랑(Blanc, 백규삼) 주교(프랑스, 1884년~1890년)

 

 

올 한 해 동안 서울대교구 역대 교구장에 대해 아주 작은 퍼즐이라도 함께 찾아보고, 그분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직접 찾아보고, 생각하고, 공감하지 않으면 나와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서울대교구가 있기까지 헌신하신 교구장들의 삶이 주는 울림을 전합니다. 우리가 찾은 서울대교구 일곱 번째 교구장님은 블랑 주교입니다.

 

‘더욱 전교에 힘써 1887년 말에는 14명의 성직자, 14명의 신학생과 신자 수 1만 5,000명을 헤아릴 수 있게 되어, 박해로 거의 다 쓰러져가던 조선 교회를 재건하는 데 성공하였다.’

 

우여곡절이 많고 힘들었던 리델 주교님을 도와서 조선교구를 다시 재건하고, 하나하나 다시 기틀을 만드셨던 블랑 주교님은 동료 신부님들을 챙기고, 그 와중에도 전교 활동에 집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합니다. 큰 박해가 이어지면서 신자들은 더 깊이 숨어들어 가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임을 생각하면 이런 성과는 보기보다 열 배에 가까운 노력이 녹아들어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중에 기쁜 소식도 있었지요.

 

‘1888년 6월 8일에 조선교구를 예수성심께 봉헌하는 장엄한 미사를 올려 신교의 자유를 얻게 된 최후의 승리를 감사드렸다.’

 

선임 교구장님이 그토록 하고 싶으셨던 일을 잊지 않고 하느님께 봉헌하셨던 게지요. 게다가 방인 성직자 양성을 위해 용산 신학교를 세우시고, 서울에 고아원과 양로원을 세움으로써 교회가 앞으로 조선교구를 위해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가야 할 바를 보여주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블랑 주교님 같은 경우는 이제까지 1~6대 교구장님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으로 보입니다. 6대 교구장님까지는 심한 박해의 상황에서 전교 자체가 힘들었던 시기이고, 계속적으로 죽음의 위협까지 받는 상황이었지만, 7대 교구장님 때는 전교의 자유가 생기고 교회가 안정적으로 근거지가 되는 종현성당(명동성당)까지 세우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쩌면 이제까지 그렇게 하느님께 기도했던 것들이 하나둘 눈앞에 실현되고, 이제는 다른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그것들을 해나가기 위해 고민하셨던 시기로 보입니다. 그때 세우시기 위해 자리를 잡으시고 고민하셨던 종현성당과 약현성당이 오늘날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지 생각하면, 그때 그 고민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굿뉴스에서 ‘한국 교회의 근현대사 열두 장면’이라는 글에서는, 그간 방인 성직자 양성의 열매가 어떻게 되었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블랑 주교는 국내의 신학교도 다시 설립하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교육받은 강도영 마르코, 정규하 아우구스티노, 강성삼 라우렌시오가 1896년 4월 26일에 약현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세 명의 신부는 김대건 신부 이후 50년 만에 탄생한 한국인 사제였다.’ 공동체를 다시 세우고 성당을 만들고 성직자를 양성하면서 끊임없이 기도하셨을 주교님을 기억합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할 때 꼭 주교님의 모범을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주교님.

 

· 1866년 12월 22일 서품.

· 1876년 5월 8일 조선에 입국하여 활동하다가 1882년에 보좌주교로 임명되었으며, 1883년 7월 8일 주교로 성성되었고, 이듬해 6월 20일 교구장을 승계함.

· 박해 이후의 교회재건에 노력하였으며, 명동대성당을 건립하던 중 1890년 2월 21일 선종.

 

[2018년 7월 15일 연중 제15주일(농민 주일) 서울주보 4면, 이도행 토마스 신부, 사진 한국교회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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