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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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내 마음의 북녘본당: 연안 본당 - 38선으로 관할구역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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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02 ㅣ No.959

[내 마음의 북녘본당] 서울대교구 연안본당(1938~1950)


38선으로 관할구역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연안본당은 우리나라 국토를 남북으로 분단한 비극의 38선이 군의 중앙을 가로 지른 황해도연백군에 있던 성당이다. 연안본당은 1938년 5월 해주본당에서 분리되어 본당으로 승격되었고, 초대 주임신부로 충남 서천에서 사목하시던 조인원(빈첸시오) 신부가 부임하였다. 조인원 신부는 본당 신설과 함께 1만원을 들여 성당과 사제관 신축공사를 시작하여 그 해 가을에 완공하였다.

 

성당과 사제관을 완공한 후 조인원 신부는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펼치는데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재봉강습회와 국어와 중국어 강습회는 매우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신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본당 발전을 위해 헌신하던 조인원 신부가 메리놀 신부님들의 강제추방으로 성직자가 부족해진 평양교구의 요청에 의해서 1942년 2월 평안남도 안주본당으로 전임되면서 연안본당은 다시 해주본당과 개성본당으로 분할되어 편입되는 첫 번째 시련을 겪게 된다.

 

조인원 신부가 평양교구로 전임된 후 일 년 동안 주임신부 없이 지내던 연안본당은 1943년 제2대 주임신부로 경기도 안성본당에서 사목하던 이희연(프란치스코) 신부가 임명되면서 다시 활력을 찾게 된다. 이희연 신부의 재임기간은 일 년이었으며 떠나시던 때 연안본당의 총 신자 수는 711명이었다. 1944년 11월 제3대 주임 신부로 평양교구에 파견되어 평안남도 강서본당에서 사목하시던 김영식(베드로) 신부가 부임하였다. 그는 연안본당의 3대 주임신부로서 일제 말기에 부임하여 8.15 광복과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으며 교회를 이끈 마지막 본당신부였다.

 

1945년 8.15 광복은 우리나라 국토를 38선으로 양분했다. 이 비극의 38선은 본당의 관할구역을 양분하여 연안읍에 있던 본당은 남쪽이 되었고, 불당골공소와 호산리공소는 북쪽이 되었고 본당 교우들이 서로 왕래할 수 없는 본당의 두 번째 시련을 가져왔다. 가을 판공이 다가오자 본당에 갈 수 없었던 불당골공소의 진형원(베드로) 회장은 해주와 사리원본당 신부에게 판공성사를 요청하였고, 두 본당 신부의 협의에 따라서 연안본당의 북쪽 관할지역은 사리원본당의 임시 관할 지역으로 결정하였다.

 

한반도 분단이후 많은 고아들이 생겨나자 김영식 신부는 그 불쌍한 고아 몇 명을 거두어 작은 방 2개가 있는 초가집에 수용하고 돌보기 시작하였다. 그 아이들에게 다만 따뜻한 밥 한술을 더 먹이고 따뜻한 온돌방에서 잠을 자게하고 싶은 소박한 사랑 때문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고아원 사업은 점점 늘어나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 무리인 줄 알면서도 거금 150여 만 원을 들여 1948년 가을에 80여 평의 새 원사를 준공하고 ‘성모원’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휴전이 체결되어 본당 관할구역에 갈 수 없었던 김영식 신부는 경기도 부평본당 주임으로 발령이 나자 다시 그곳에서 ‘연백 성모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고아원 사업을 재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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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한 살아있고, 기도하는 한 다시 만날 것입니다.”

 

지금은 한 명의 사제, 한 명의 수도자도 찾기 힘든 북녘 땅에 한국전쟁 이전에는 57개의 본당과 5만2천여 명의 신자가 있었습니다. 그 북녘 땅의 교회가 70년째 신앙의 자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북녘 땅의 57개 본당공동체가 다시 되살아날 때까지 한반도 평화와 북한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www.mychurch.co.kr)을 펼치고 있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4월호, 김훈일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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