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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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 영성: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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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0-02 ㅣ No.301

[수도 영성]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여인들

 

 

프란치스코 영성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13세기에 프란치스코 성인을 통해 새로운 ‘복음적 생활양식’으로 쓰러져가는 교회에 쇄신의 바람을 일으키셨던 것처럼, 18세기 수도생활이 약화되어 있던 시대적 상황 아래서 1702년 이탈리아의 아시시를 중심으로 또 한 차례 쇄신의 바람을 일으키셨다.

 

성 프란치스코 제3회의 원래 정신으로 쇄신하고자 열망하신 요셉 안토니오 마르케셀리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의 바람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 안에서 복음을 완전히 준수하고자 하던 안젤라 마리아 델 질리오(재속 프란치스코회)의 복음적 요구의 일치 안에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가 태동하였다.

 

설립자들의 강한 열정은 그들이 아시시를 선택하도록 이끌었고, 아시시는 그들이 하느님을 찾는 공통된 장소가 되었다. 이렇게 성령의 이끄심으로 시작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는 13세기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과 맥을 같이하는 수도회로서,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제정하신 회칙을 완전하게 지킴으로써 많은 성인들을 있게 한 제3회를 쇄신하고자 설립되었다.

 

수도회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자비를 끊임없이 체험하고 날마다 작은 행위와 삶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증언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성화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유일한 목적으로 성 프란치스코의 무덤 옆에서 탄생했다.

 

설립자가 의도한 프란치스코 영성을 근원적이고 충만하게 살아가기 위한 제3회 생활의 쇄신원리는 ‘본래적인 복음적 생활양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제3회의 회칙을 완전하게 준수하는 것’이다. 설립자는 회칙을 정확하고 완전하게 준수해야 성덕을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봉헌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권고하셨듯이, 설립자도 우리의 봉헌생활이 구원에 도달하는 데 머물지 말고 ‘구원의 완전함’ 곧 ‘성덕’을 지향하라고 초대하셨다.

 

또한 설립자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과 바람이 녹아있는 제3회 회칙을 완전하게 준수함으로써, 프란치스코 영성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매일의 성화, 성덕’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셨다.

 

 

성녀가 될 것을 열망하는 삶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영성의 중심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그렇게 거룩하게 되기를 원하신 예수님의 바람처럼, 성녀가 될 것을 끊임없이 열망하는 것, 곧 매일의 삶 안에서 마음이 성령의 살아있는 성전이 되는 것만을 생각하는 ‘매일의 성화, 성덕’이 자리 잡고 있다. 매일의 삶 안에서 작고 평범한 것들 안에서 성화의 기회를 발견하고 성덕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오늘날,  아씨시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의 자매들은 성덕으로 나아가는 그 중심에, 먼저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복음적 생활양식으로 쓰러져가는 교회를 일으키셨듯, ‘복음을 우리 생활의 규칙으로 삼는 생활로써’ 그리스도를 따르며, 가난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와 일치되기를 지향한다(회헌 3조).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복음을 실행하는 우리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일생을 통해 보여주셨던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고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삶’이며, 이것이 유일한 우리의 생활양식이다.

 

오로지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삶으로 부름 받은 자매들은 일상 안에서 다가오는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관상하면서 예수님의 삶의 양식을 철저히 나누는 보속과 회개의 삶을 선택하며, 프란치스코 성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소유 없는’ 삶을 철저히 삶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고자 했던 것처럼,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이 가난을 통해 ‘스스로 가난한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와 온전히 일치한다.

 

 

형제적 사랑은 공동체의 심장

 

하느님으로 가득 찬 삶은 형제에 대한 사랑으로 넘치지 않을 수 없다. 프란치스코 성인 또한 회개의 구체적인 표시로 나환자를 포옹하고, 이어서 가난한 이들, 고통 받는 이들,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과 진리에 목말라 하는 이들에게로 나아갔듯이, 먼저 공동체 안의 자매들 사이에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이 사랑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게 되고, 이 사랑의 힘으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나누는 영적, 물적 애덕을 실천한다.

 

또한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형제 안에서 구체화되므로, 서로의 성화를 위해 공동체 안의 형제적 삶이 필요하다. 이 삶에서 이루어지는 형제적 사랑은 바로 회개의 여정으로 들어가게 하는 길이며, 이 사랑은 공동체의 심장이 된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의 자매들은 우리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상의 것에서 출발하여 다른 이들의 구원사정 속으로 깊이 들어가,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고자 봉사하고 애덕의 완성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구원의 표징이 되는 ‘성덕의 삶’을 살아간다.

 

매일의 삶 안에서, 작고 평범한 것들을 통해 성화의 삶을 살고자 하는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여인들’은 하느님께 불린 사랑의 소명, 곧 ‘존재 자체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려고 태어났다. 자매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수도자에게 주어진 ‘성덕에의 추구’의 소명을 더욱 철저히 살고 끊임없이 성덕의 불을 밝혀야 할 선구자적 역할을 300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

 

그래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자매들은 영성이 무너지고, 정의, 평화, 창조질서가 무너져가고 있는 오늘날, 고통 받는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근본적인 봉헌생활을 통해 ‘하느님을 즐겁게 하는 공동체’, ‘하느님의 자비를 살아가는 공동체’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아름다운 길목’이 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세상 안에서 복음적 생활양식의 본래의 정신을 되찾는 것, 매일의 삶을 세상 안에서 자선활동을 통해, 프란치스코 양식에 따라 성덕으로 나아가는 우리 고유의 영성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이 집의 목적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그렇게 거룩하게 되기를 원하신 예수님의 바람처럼 성녀가 될 것을 열망하십시오.

 

이 바람을 가진 이들은 이 집에 적합하지만 완덕은 찾지 않고 자신의 구원만을 바라는 이는 다른 곳에서는 맞겠지만 이곳을 위한 이는 아닙니다. 다시 되풀이하여 말하지만 이 집의 목적은 오로지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영혼들을 위한 것입니다. 이 집의 목적은 오로지 하느님만을 갈망하는 영혼들을 위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정신과 마음에 새겨지도록 백만 번이라도 이것을 되풀이하고 싶습니다”(창설자 회헌).

 

* 김명옥 모니카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수련장 수녀.

 

[경향잡지, 2010년 9월호, 글 김명옥, 사진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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