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길 수도의 길: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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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8-22 ㅣ No.297

[영성의 길 수도의 길]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예수님과 마리아 마음 본받아 하느님 사랑 실천

 

 

-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문장. 4개의 백합이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창에 찔린 예수성심과 고통 받는 성모성심, 십자가 위의 왕관으로 구성돼 있다. 백합은 정결을, 왕관은 하느님께 드리는 영광을 의미한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진다.

 

엄청난 비에 기자가 안 올 줄 알았다면서도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 나온 박해향(마리아 로사리아)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원장 수녀가 반갑게 맞는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하길리에 있는 수녀회는 향남택지지구 개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역으로, 아직 대중교통이 좋지 않아 버스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 전영선 수녀가 성심유치원 5살 반 아이들과 동요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처음 한국에 진출하던 1989년만 해도 서울 미아리에 둥지를 틀었지만, 24곳을 둘러본 끝에 1996년 이곳으로 옮겼다. 수도회가 밀집해 있어 정보교류가 쉽고, 교통이 좋은 서울을 떠나 허허벌판인 이곳으로 이사를 온 이유는 주변에 수도회가 한 곳도 없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서였다.

 

시골에서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이곳에서 수녀들이 시작한 사도직은 바로 어린이집이다. 만 5~7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성심 어린이집'은 수녀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이제는 '줄 서서' 입학하는 어린이집이 됐다.

 

"안녕하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린이들이 배꼽 인사를 한다. 전영선(루치아) 수녀가 가르치는 5살 반 아이들이다. 날씨 때문인지 조용하기만 하던 아이들은 올챙이송이 흘러나오자 모두 벌떡 일어선다. 전 수녀 율동을 따라 한바탕 춤을 추는 아이들 모습이 순수하기 이를 데 없다.

 

한국 수녀는 총 7명. 이탈리아에 본원을 둔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총원장 마리아 루이사 살바토레 수녀)는 현재 브라질, 과테말라, 탄자니아까지 5개국에 350여 명 수녀를 둔 교황청 소속 국제수도회다.

 

- 한 어린이가 박해향 원장 수녀를 보고 달려나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의료, 교육, 사회복지 등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펼치는데 한국에서는 수원교구 향남ㆍ동수원본당과 어린이집 운영이 주된 사도직이다.

 

"총원장 수녀님께선 한국수녀회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북아시아 선교의 거점이 되길 바라세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것이 우선이지요."

 

박 원장 수녀는 이 수녀회 소속 첫 한국인 수녀다. 초기 지원자들은 모두 이탈리아에서 10여 년간 양성됐다. 양성기간, 언어와 문화차이로 고생하는 수녀들에게 한 이탈리아 신부는 "이탈리아에서 7년을 살아내면 반은 '성녀'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힘든 타국생활에서 지원자 반이 수녀회를 떠나기도 했다.

 

"너무 힘들어 '다 같이 나가자'고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를 이곳에 붙잡은 것은 바로 '예수 마리아 성심'이었어요. 우린 그런 마음을 '긴 마음'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하느님이 인내하시는 마음은 길다는 뜻이에요. 우린 모두 그 마음을 닮고자 모인 사람들이거든요."

 

수녀회 이름처럼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영성의 핵심은 '예수님의 성심과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성심을 향한 깊은 사랑'이다. 수녀들은 예수님의 성심을 끊임없이 묵상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성모님의 성심을 본받아 충실히, 기쁘게 순명함으로써 자신들의 삶을 봉헌한다.

 

-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수녀들이 첫 선교지인 브라질에 도착해 배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

 

 

"예수님, 성모님 마음은 하느님 마음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살고 싶으면 예수님, 성모님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고, 그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그 마음을 닮고 싶으면 여기 와서 배우세요."

 

지난 3월 귀국한 강성철(이냐시아) 수녀도 수녀회 자랑을 한껏 거든다.

 

"우리 수도회는 큰 수도회에서 느낄 수 없는 가족적인 단란함이 있어요. 예수님 마음을 닮도록 노력하는 게 삶의 핵심이고, 늘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를 고민하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심장병을 앓는 아프리카 성소자가 입회를 원했을 때 수술비와 치료비까지 모두 대주며 그를 받아들인 것 역시 수도회의 사랑 실천 정신 때문이다.

 

외지라 지금은 성소자가 많지 않지만, 인구가 늘어나면 성소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는 수녀들은 "준비가 되면 해외선교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택지개발지역에 포함됐던 수녀회는 다시 이사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으나, 진행과정에서 제외돼 시름을 덜었다.

 

"작은 공동체는 하느님의 섭리를 더 많이 느끼며 산답니다."

 

 

수녀회 영성과 역사 - 도움 필요한곳으로 가자

 

 

- 설립자 로사 도비디오 수녀(왼쪽)와 로사 로사토 수녀.

 

 

1886년 4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로사 로사토(1857~1940)와 로사 도비디오(1857~1930)가 예수 마리아의 성심으로 도움이 필요한 형제들을 섬기고자 수녀회를 설립했다.

 

로사 로사토 수녀는 로마에서 수녀회 내적 성장을 위해 힘썼으며, 환자 돌봄과 교리교육에 전력을 다했다. 로사 도비디오 수녀는 수녀원, 기숙사, 기숙학교, 보육원 건립 등 수도회 외적 성장에 이바지했다.

 

1963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계기로 해외선교를 시작한 수녀회는 가장 먼저 브라질에 수녀를 파견, 가난한 노인들과 환자들을 보살폈다. 1989년 서울에 한국 첫 공동체를 세웠으며, 현재 수원교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0년에는 아프리카 선교를 시작, 탄자니아 신지다교구에서 임종자들을 위한 봉사를 펼치고 있으며, 2005년에는 과테말라에 진출했다.

 

* 성소모임

 

매달 둘째 주일 오후 2시 (경기도 본원)

문의 : 031-352-7963

 

[평화신문, 2010년 8월 15일,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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