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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노인사목] 노인사회와 노인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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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0-19 ㅣ No.957

[경향 돋보기 - 우리 사회 속의 노인은] 노인사회와 노인사목

 

 

오늘날 노인문제는 어느 시대보다도 다양한 측면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이 되면 생산인구 4.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고, 2050년에는 생산인구 약 3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 시점에 이르면 노인문제는 더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가톨릭교회 내 노인 신자의 비율은 사회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 13.2%, 가톨릭교회 내 노인 인구비율 17%).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노인사회의 문제점은 정부와 사회와 가정의 책임을 넘어 가톨릭교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교회가 할 일을 짚어보고, 노인사목의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해 본다.

 

 

성경에 나타난 노인관

 

성경에서 노인은 축복받은 존재로서 존경과 공경의 대상이요, 지혜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또 노년기는 하느님께로부터 영광을 받는 시기요 참다운 기쁨을 누리는 소중한 시기로 나온다.

 

성경은 “노인들의 지혜와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성과 의견은 얼마나 좋은가! 풍부한 경험은 노인들의 화관”(집회 25,5-6)이라 했다. 따라서 노인 공경의 자세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노인이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아버지를 버리는 자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와 같고, 자기 어머니를 화나게 하는 자는 주님께 저주를 받는다”(집회 3,13.16). 그러므로 노인 공경은 곧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의 표현으로 가톨릭 신자들의 삶에서 본질적인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경우 노인을 무능하고 퇴보하는 존재라고 보는 것과는 달리, 성경에 나타난 노인관은 매우 긍정적이며 축복과 은총의 시기로, 또 인생의 절정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노인에 대한 성서적 이해와 가르침은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경로효친 사상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오늘날 점점 퇴색해 가고 있는 부모부양과 노인공경에 대한 우리 시대의 모습을 다시 한번 성찰해보게 한다.

 

 

노인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

 

오늘날의 노인문제는 다양하지만, 수입 감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신체적 노화에 따른 건강악화, 역할상실에 따른 정신적 소외와 사회적 고립,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신앙적인 배려의 부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노인복지위원회는 이 다섯 가지 측면에서 노인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교회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2001년부터 ‘성모노인쉼터’를 통해서 미약하나마 노력을 하고 있다.

 

1) 경제적 측면(노인 빈곤) -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약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문제는 정부의 공적부조는 물론, 사회와 교회와 가정(자녀)이 함께 적극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이에 성모노인쉼터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하고 있다. 무료급식과 주·부식 지원, 생활용품 지원,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 빈곤노인’들에 대한 1인 결연사업을 통해 다달이 만 원 이상 지원, 공적부조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인 정보 제공과 행정적 절차 보조, 고시원이나 쪽방에서 생활하는 빈곤노인에 대한 주거 안정 자금 지원, 손주를 부양하는 저소득층 조손가정 노인에게 부족분의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

 

2) 신체적 측면(요양시설) - 우리나라는 2020년이 되면 65세 이상이 15.7%가 되어 고령사회가 되고, 2050년에는 37.3%로 초고령사회가 된다. 2015년 100세 이상 고령자는 3,159명, 90세 이상은 15만 명을 돌파했다. 수명 또한 남자가 78.5년, 여자는 85.1년으로 매우 높다. 이런 고령화로 말미암아 약 90% 이상이 1-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2016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자는 40만 명에 달하여, 총 56만 명이 요양 서비스를 받고 있다. 또한 치매환자는 2015년 65만 명을 넘어섰다. 2024년에는 100만 명, 2050년에는 270만 명을 넘어 전체 노인의 15%가 치매를 앓을 것으로 추산됨으로써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된다.

 

이에 성모노인쉼터는 재가노인을 대상으로 빈곤노인에게 틀니, 보청기, 정형외과 진료, 백내장 수술 지원, 가톨릭 종합병원 사회사업 팀과의 연계, 수지침 봉사, 의약품과 의료비 지원 등을 하며, 성모재가 장기요양기관을 통해 방문 요양과 목욕 사업을 한다.

 

3) 정신적 측면(우울증, 자살) - 우리나라 자살자는 2015년 약 1만 5천 명으로 이 가운데 노인이 37% 이상이다. 하루 약 16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노인의 자살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은 배우자의 죽음, 직업과 지위의 상실, 수입의 감소, 건강의 악화 등으로 발생하는 우울증 등이다. 한국 노인들은 특히 경제적 어려움, 건강 문제, 자녀와의 갈등 등으로 우울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한 최근 들어 치매노인의 증가와 더불어 치매 가족의 살인과 자살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교적인 믿음이 이러한 자살의 완충작용을 하고 있는데, 가톨릭교회가 가장 큰 방어요인을 제공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따라서 성모노인쉼터에서는 노인상담과 전화 돌봄, 재가노인 방문, 생활비 지원, 의료 지원, 주거안정 자금 지원, 특히 기도생활 활성화를 통해서 우울증과 자살 유발요인을 해소하고 하느님 안에서 신앙적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4) 사회적 측면(고독사, 노인 일자리) - 노인 단독가구가 증가하는 사회에서는 ‘고독사(孤獨死)’를 하는 노인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인 단독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015년 한 해 동안 1,245명이 고독사를 하였다. 홀로 사는 노인의 수가 2015년 현재 138만 명이 넘으며, 그중에서도 가족이나 사회와 단절되거나 우울증을 앓는 등 고독사 위험에 있는 노인이 30만 명이나 된다. 이러한 가족형태의 변화에 따른 고립과 단절, 그리고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 등이 고독사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오늘날 100세 장수시대에는 정년퇴직을 한 뒤 평균 25년 이상을 더 산다. 아울러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인,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지식을 가진 노인이 늘고 있다. 현재 잠재되어 있는 이들 생산적 노인들의 풍부한 경륜과 유휴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적합한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이에 성모노인쉼터는 노인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봉사자들의 잦은 안부 전화와, 쉼터 내 노인들의 봉사활동의 기회 제공 등 ‘노-노 케어’(노인을 돌보는 노인들) 일자리를 제공한다.

 

5) 신앙적 측면(노인 영성교육, 요양병원 사목) - 오늘날 ‘웰다잉(Well-Dying)운동’이 유행하고 있다. ‘웰다잉’은 살아온 날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 운동은 네 가지 측면 곧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삶의 정리만을 강조하지만, 진정한 웰다잉은 신앙적 측면으로 연계되어 완성될 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노인들의 존엄과 기본권을 존중해 주는 신앙적 상황 안에서 노인을 위한 사목을 펼쳐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노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적인 고독과 유혹에 당황하지 마십시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 언저리를 떠나지 마십시오. 여러분에게는 아직도 완수하고 이바지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노인 각자가 영적인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도록 참 신앙 안에서 체계적인 ‘영성 프로그램’과 ‘노인 영성교육’(사말 · 四末)의 강화는 물론, 병자성사와 노자성체, 대세(代洗) 등에 힘써야 한다.

 

이에 성모노인쉼터는 16년 동안 사각지대의 빈곤노인 1,100여 명을 입교시키고, 쉬는 교우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마지막 생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구실을 했다. 또 노인 영성피정을 통하여 800여 노인 신자가 선종을 잘 준비하게 한다. 200여 개의 요양병원(요양원)을 방문하여 냉담신자 1,800여 명에게 병자성사를 주고, 1만 5천여 명에게 대세를 주어 이들이 삶을 신앙적으로 잘 정리하여 영원한 구원에 이를 수 있게 도와준다.

 

 

노인사목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현상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노인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의 노인정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사목은 이제 교회의 사명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요청이 되고 있다.

 

이에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노인사목의 적극적인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먼저, 교구 내 각 본당마다 노인사목을 위한 ‘노인쉼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① 경제적 측면 : 1인 결연 사업, 주거안정 자금 지원, 주 · 부식과 생활용품 지원.

② 신체적 측면 : 치과(틀니), 안과(백내장 수술), 정형외과, 보청기 지원, 가톨릭 종합병원 사회사업 팀과의 연계, 수지침, 기타 의약품 지원.

③ 정신적 측면 : 노인상담을 통하여 우울증 · 자살 예방, 전화 돌봄, 재가노인 방문.

④ 사회적 측면 : 노인 일자리 마련, 노인전문 자원봉사자 양성, 노-노 케어.

⑤ 신앙적 측면 : 노인대학 활성화, 노인 영성교육, 기도모임, 선종(사말)피정, 예비신자 교리.

 

다음으로, 각 본당 지역 내 요양병원(요양원)을 방문하여 사목하는 것이다.

 

① 신자들과 쉬는 신자들에 대한 병자성사, 봉성체.

② 비신자와 중환자들에 대한 대세.

③ 봉사자들의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노인 상담과 함께 기도하기.

 

또한 각 교구 내 지구마다 재가노인 방문요양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① 가톨릭 신자인 요양 보호사들을 확보하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요양 보호사를 파견, 노인들의 일상생활과 신앙생활을 도와주는 방안.

② 치매노인과 가족 돌봄.

③ 방문간호 활성화.

 

그리고 교구별 노인전용 주거시설(노인전용 원룸)을 건립하거나, 교구별 노인복지 센터를 세워 노인사목연구소를 운영하고, 교구별 노인사목국을 신설하는 것 등이다.

 

* 최성균 요한 보스코 - 서울대교구 신부. 2008년부터 성모재가 장기요양 기관장을, 2002년부터 교구 사회사목부 노인복지위원회 성모노인쉼터 기관장을 맡고 있다. 1981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그동안 교구 노인사목 전담, 교구 노인대학연합회장, 교구 노인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경향잡지, 2016년 10월호, 최성균 요한 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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