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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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5-05 ㅣ No.454

[레지오 영성]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5월은 성모성월입니다. 성모성월은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께 우리의 신심과 사랑을 표현하고 공경하는 달입니다. 우리들에 대한 성모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성모님께 대한 우리들의 사랑을 삶으로 증거하며 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는 은총의 달이자 축복의 달입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모두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님의 밤을 준비하고 참례하느라 바쁘면서도 기쁘고 행복한 5월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성모성월을 맞아 성모님에 대한 교회의 4가지 가르침과 성모님의 믿음에 대해 간단히 서술할까 합니다. 왜냐하면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진지하게 묵상하고 실천함으로써 이 신심을 드높여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의무는 본질적인 것이며, 단원이 지켜야 할 모든 의무 가운데 가장 앞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교본46쪽)

 

성모님에 대한 교회의 4대 교리는 첫째 평생 동정, 둘째 하느님의 어머니(1월1일), 셋째 원죄 없이 잉태되심(12월8일), 넷째 성모승천(8월15일)입니다.

 

첫째, 성모님께서 평생 동정으로 사셨음을 교회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가르칩니다. 아들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 그 후 요셉과의 부부로서의 삶 안에서도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동정을 훼손하지 않으시고 성부의 거룩한 딸이요, 성자의 거룩한 어머니시며, 성령의 거룩한 짝으로서 오로지 하느님께만 봉헌된 분으로 사셨음을 교회는 믿고 고백합니다. 우리 믿음의 모범이신 성모님의 평생 동정은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추구하는 수도자들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둘째,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라고 교회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가르칩니다. 역사적으로 사람이 되어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많은 논쟁이 있어 왔습니다. 예수님은 성모님에게서 태어나신 우리와 똑같은 인간일 뿐이지 결코 신은 아니라고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성모님에게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신성과 인성을 지니셨지만, 신성과 인성이 따로 있어서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인성에 대해서만 어머니이지, 신성에 대해서는 어머니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하여 교회는 공의회를 열고 성령의 빛으로 이단임을 선언하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성모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는 신성과 인성이 온전히 하나로 결합된 삼위일체 하느님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께서는 인간 예수님의 어머니가 아니라 하느님을 낳으신 하느님의 어머니(Theotokos)라고 믿음으로 고백합니다.(에페소 공의회 431년)

 

 

성녀 벨라뎃다에게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된 자다.” 말씀하셔

 

셋째, 성모님께서는 어머니 안나의 몸에 잉태될 때 원죄 없이 잉태되었음을 교회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가르칩니다. 죄 있는 인간이 죄 없는 신을 몸에 담을 수 있는가 하는 논쟁은 옛날부터 있어왔습니다.

 

인간이신 성모님께서 죄 없는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어떻게 잉태하고 출산시킬 수 있을까? 성부 하느님께서는 때가 되자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오실 강생의 신비를 이룰 구원의 협력자로 성모님을 택하시고 어머니 안나의 몸에 잉태될 때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1830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 사랑의 딸회 수도자로 있던 성녀 카타리나 라부레에게 발현하신 성모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모든 은총의 중재자로 소개하시면서 기적의 패(메달)를 만드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이 모형으로 메달을 만들어라. 이 메달을 거는 사람들은 큰 은총을 받게 될 것이다. 신뢰심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한없는 은총이 내릴 것이다.”이 기적의 패의 앞면에는 이런 글귀가 원형으로 쓰여 있습니다. “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이 기적의 패 성모발현이 동기가 되어 1854년 12월8일 교황 비오9세는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이렇게 선언합니다. “나는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힘입어 잉태되신 첫 순간부터 원죄에 물듦이 없으심을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교의로 확실히 선언하는 바이며...”

 

1858년 프랑스 루르드에서 3월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성녀 벨라뎃다에게 발현하신 성모님께서는 이름을 묻는 벨라뎃다에게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된 자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글도 배운 적 없고 성모님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 교리를 모르던 어린 벨라뎃다는 그 사실을 본당 신부님에게 알렸습니다. 이로써 성모님께서는 당신이 원죄 없이 잉태되셨으며 죄 없는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셨고 죄 없는 몸으로 평생 동정을 지키며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한 생을 하느님께 바치며 사셨음을 증언하고 확인해 주셨습니다.

 

 

하느님 은총에 힘입어 모든 은총의 중재자로 활동하셔

 

넷째, 성모님께서는 현세의 삶을 마치신 후 육신의 부패를 겪지 않으시고 아들 예수님의 권능에 힘입어 하늘로 오르셨음을 교회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가르칩니다. 초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은 성모님의 승천을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1950년 11월1일이 되어서야 교황 비오 12세가 성모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합니다. “나는 오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 성 베드로, 성 바오로와 나의 권위에 의지하여 하느님의 하자 없으신 어머니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 현세의 생활을 마치신 후 그 영혼과 육신이 하늘의 영광 속으로 올림을 받으셨다는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교리를 선언하며 공포합니다.”

 

성경에서도 예언자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열왕기하 2,11.)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엘리야도 승천했다면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성모님께서야 당연히 하느님께서 하늘로 불러올리셨고,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또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한 성녀 카타리나 라부레와 성녀 벨라뎃다는 선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지금까지 육신의 부패 없이 살아계실 때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한 성녀들이 육신의 부패를 겪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성모님께서 육신의 부패를 겪지 않으시고 하늘에 오르셨다는 또 다른 증거라 하겠습니다.

 

우리 신앙의 모범이요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분이셨고 그 은총에 힘입어 모든 은총의 중재자로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하느님의 구원의 협력자요 구원의 도구로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성모님께서 우리 신앙의 모범이 되신 것은 바로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하게 되리라는 말씀에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라고 기꺼이 순명할 수 있었던 것도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당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하여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길”(루카2,19) 수 있었던 것도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의 어느 어머니가 당신 아들을 더럽고 초라한 마구간에서 출산하고 포대기에 싸서 말이 여물을 먹는 구유(여물통)에 뉘고 싶어 하겠습니까?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당신 자신의 처지를 탓하기 전에 그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하느님의 섭리하심에 의탁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천사들에게 듣고 경배하러 온 목자들에게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루카2,12)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비로소 이 평범하지 않은 출산이 하느님의 섭리로 이루어진 은총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성모님의 활동 대신한다는 소명과 책임감으로 노력해야

 

레지오 단원 여러분, 우리도 성모님을 본받아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으로 기꺼이 순명하고 하느님의 섭리하심에 의탁하며 구원의 협력자, 구원의 도구로 살아갑시다. 꽃동네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봉사(사랑),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레지오 활동이 단원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있고 형편이 되는 단원만이 하는 활동으로 축소되어 가는 것은 아닌 지 걱정됩니다. 물론 교회가 노령화 되면서 레지오 단원들도 점점 어르신들이 많아지는 추세이긴 합니다.

 

어르신들이 많아지면서 외적인 활동은 줄어들고 기도활동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소명의식과 책임감도 함께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걱정됩니다.

 

레지오 활동이 누구나 당연히가 아니라 형편이 되는 단원만이 하다 보니 환자 방문도 냉담자 회두도 예비자 권면도 점점 예전보다 뜸해지고 나아가 연도까지 지단 별로 하기보다 2~3지단이 합쳐서 하거나 꾸리아 차원에서 1~2번 빈소를 다녀오는 것으로 만족하는 성당이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단원들끼리 서로 부족함을 채우면서 어르신 단원들은 외적인 활동이 어려우니 기도 활동으로 영적인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외적인 활동이 가능한 단원들은 기도활동은 부족하더라도 환자방문, 상가방문, 예비자 권면, 냉담자 회두, 봉사활동, 레지오 단원 확장 등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어떤 처지에서도 당신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도 성모님의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에 힘입어 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며, 우리의 활동이 구원의 협력자이신 성모님의 활동을 대신한다는 소명과 책임감으로 한 번 더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5월호, 이동수 세례자요한 신부(춘천교구 거두리성당 주임, 남춘천지구 은총의 샘 Co. 지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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