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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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삶과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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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6-16 ㅣ No.262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삶과 영성



예수 중심

2013년 성령강림 대축일을 앞두고 수많은 신자들이 베드로 광장에 모여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맞이하면서 큰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교황님의 말씀을 들으려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교황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입니다. 누가 제일 중요합니까? 예수님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조직과 함께, 그 어떤 좋은 것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더라도 예수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그건 아니죠. 예수님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우리끼리니까 형제애로써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요. 여러분들 모두 이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라고 환호하셨잖아요? 그때 예수님은 도대체 어디 계셨나요? 나는 우리가 ‘예수님! 예수님! 주님! 부디 우리 가운데에 오세요!’라고 외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더 이상 ‘프란치스코’가 아니라 ‘예수님’을 불러야 합니다.”

이 생각은 교황님이 되신 첫 미사 강론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지 않는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자선을 베푸는 어떤 비정부기구(NGO)가 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는 될 수 없습니다.”


예수 만나기

교황 선출 후 첫 강복을 기다리는 순간. 베드로광장에 모인 수많은 신자들과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던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숨죽이고 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뜻밖에도 고개를 숙이며 새 교황으로서 축복을 내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런데 강복을 드리기 전에 먼저 여러분에게 청이 있습니다. 이 주교가 여러분을 축복하기 전에, 주님이 먼저 저를 축복해주시도록 여러분께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침묵 중에 나를 위해 기도를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이 겸손과 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신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교황님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이것이 가장 정확한 정의입니다. 이것은 멋지게 꾸미기 위한 문학적 수사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저는 죄인입니다. 그런데 저는 주님께서 굽어 살피시는 죄인입니다. 저는 주님의 돌봄을 받는 사람입니다. 저는 언제나 제 사목모토인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를 느끼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하여 죄인이라 고백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봅니다. 이런 죄인을 사랑 하시는 하느님, 이 죄인을 위하여 당신의 외아들을 내어 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사랑하시는 하느님. 이 사실을 깨달은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서, 또 우리를 위해서 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돌아보는 것, 그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2013 부활대축일 성야미사 강론 중)


예수 살기

베르골리오는 이렇게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만나 예수님을 닮고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요 추기경이 되어서도 가난하고 단순한 삶을 살았습니다. 추기경 관저에서 살지 않고, 전용차와 기사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이런 삶을 통해 많은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 그를 추기경들은 2013년 3월 13일에 교황으로 선출하였습니다. 그리고 교황 관저를 쓰시지 않고 마르타의 집에서 머물고자 하십니다. 이에 대해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교황 관저는 그렇게 사치스럽지 않습니다. 그것은 평화로운 곳입니다. 어쨌든 나는 혼자 살 수가 없습니다. … 오늘날 빈곤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조금 더 가난해 질 수 있는지 생각해야만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가난한 선생님이셨던 예수님과 같이 조금 더 가난해 질 수 있을까요. 너무 많은 것을 가지지 않는 것이 조금 더 가난해 지는 것입니다.”

또 교황님은 카리타스의 지원을 받는 가난한 사람들과 만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 말만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들을 만나고, 그들을 똑 바로 바라보고, 그들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교황님께서 먼저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당하는 사람들 과 함께 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은 예수님 의 인격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고, 그분의 옷으로 갈아입어 그분을 닮으려는 존재입니다.”라고 특별히 강조하십니다.

[2014년 6월 15일 삼위일체 대축일 청주주보 2-3면, 서철 바오로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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