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세계교회ㅣ기타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의미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6-10 ㅣ No.258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의미


교황과 만남 넘어, 하느님과 만남 위해 정화해야



만남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이기적인 만남이 있는가 하면, 타인을 배려하는 만남이 있다. 또 인격을 타락시키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인간 존재를 성장시키는 만남도 있다. 이권과 출세를 위한 만남도 있고, 영적인 만남도 있다.

우리는 오는 8월 교황 프란치스코를 만난다! 이 교황님과의 만남은 일상적 만남과 달라야 한다. 그 만남을 통해 우리는 궁극적으로 하느님과의 만남, 하느님 나라와의 만남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만남의 준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높으신 분을 만나러 갈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깨끗이 몸을 씻고 마음을 정갈하게 한 뒤, 깨끗한 옷을 입고 간다.

그렇다. 소중한 만남의 출발점은 나 자신의 ‘정화’(淨化)다. 교황님과의 만남이 영적인 차원에서 진정한 만남이 되기 위해선 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정화는 더 나아가 교황님과의 만남 그 자체의 의미다. 이번 교황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 자신이 정화되어야 하고, 본당 공동체가 정화되어야 하고, 한국 사회가 정화되어야 하고, 교회가 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화를 통해 우리는 교황님과 만남의 의미를 성취할 수 있다. 물론 이 정화는 교황님과의 만남을 넘어 궁극적으로 하느님과의 만남을 지향한다.

정화에 대한 갈망, 즉 영적 생활의 첫 단계로 접어들고자 하는 이러한 갈망은 더 열심히 기도하는 삶을 촉진한다. 정화를 통해 우리는 종전에 무의미하게 여겨졌던 기도들이 생활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도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 직장에 가면서도, 설거지하면서도 ‘오늘 하루가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게 된다.

정화의 단계에서는 이렇게 일상사에서 하느님의 존재를 인지하려고 노력한다. 하느님의 존재를 느끼도록 노력한다. 일상이 중요하다. 나의 삶의 자리에서 조금 더 하느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 만남을 위한 영성생활이다.

더 나아가 이번 교황 방한은 이러한 개인적 차원의 영성생활 쇄신을 뛰어넘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교황님이 즉위 이후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아시아 대륙에 수많은 지역 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제일 먼저 방문하심은 한국교회에 대한 큰 관심과 배려가 전제되어 이루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굳이 한국교회가 아시아의 다른 나라 교회보다 특별한 자격을 갖추었거나 많은 복음적 열매를 맺었기 때문은 아니다. 마치 자녀가 여럿인 부모에게는 같은 자녀라도 어려움에 처한 자녀나 위기를 겪는 자녀에게 먼저 마음이 가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걸어온 고난의 역사, 그리고 오늘의 한국이 세계적 분쟁과 갈등의 중심에 있는 지정학적 표징과 상황이 교황께서 더 마음 쓰시는 이유일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세계 모든 지역 교회를 향하여 교회 울타리 안에서 조용히 안주하기보다는 거센 비바람과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세상을 향하여 뛰쳐나가기를 권고하고 계신다. 급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질주를 계속해 온 한국은 오늘날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성장과 발전 때문에 빚어진 양극화의 갈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교회는 복음과 세상이 만나도록 세상 한복판에 복음을 들고 뛰어들어가기 위해 존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한국교회가 아시아의 여러 교회에 앞장서서 오로지 물질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질주하는 세상 속에 복음의 깃발을 들고 들어가 그 질주의 방향을 하느님 나라 쪽으로 선회하는 조타수가 되기를 초대하고 계신다.

또 현대의 역대 교황님들께서는 궁극적인 사목적 관심을 세계의 평화에 두어왔다. 한반도야말로 세계 평화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지점이기도 하고 동시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남북한의 화합과 일치는 한반도의 안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교황께서는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가 그러한 평화의 전초기지가 되어 줄 것을 간절히 소망하고 계신다. [평화신문, 2014년 6월 8일, 제공=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을 찾아


“신앙으로 무장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황이 직접 한 말씀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신앙의 기쁨으로 이끄는 교황 말씀 몇 개를 추려봤다.

- 우리가 많은 실수와 죄가 있어도 하느님은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가 돌아오도록 용기를 주십니다. 예수님의 자비에 용기를 가지고 신뢰하고, 그분의 인내심을 신뢰하고, 그분 사랑의 상처 안에서 항상 피신처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로마교구장 착좌식 미사 강론, 2013년 4월 7일) 

- 여러분의 삶과 증거로 강론하십시오. 사목자와 신자들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말과 삶의 양식 등의 불일치는 교회의 신뢰성을 약화하는 것입니다. (부활 제2주일 미사 강론, 2013년 4월 14일)

- 세상의 빈곤은 스캔들입니다. 이 세상에 엄청난 부가 있고 모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많은 어린이가 기아에 허덕이고 교육을 받지 못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이 가난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날 빈곤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조금 더 가난해질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가난한 선생님이셨던 예수님과 같이 조금 더 가난해질 수 있을까요. 너무 많은 것을 가지지 않는 것이 조금 더 가난해지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와 알바니아 예수회 학교 학생들과의 만남, 2013년 6월 7일)

- 우리는 한 마리 양만 있고 99마리 양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서 다른 99마리를 찾아야만 합니다. (로마교구 회의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 2013년 6월 17일)

- 신앙은 그저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시듯이 그분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회칙 「신앙의 빛」 18항, 2013년 7월 5일)

- 신앙으로 무장하십시오. 이 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소금을 쳐야 합니다. 기름이 필요하면 기름을 부어야 합니다. ‘가미한다는 것’은 붓는 것이고 어떤 것 위에 놓는 것입니다. 그러니 친애하는 젊은이들이여, 우리의 삶에 이것을 놓읍시다. 만약 여러분이 원하고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충만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나는 여러분 각자에게 말합니다. 신앙으로 무장하십시오. 그러면 삶은 새로운 맛을 낼 것이고, 여러분이 가야 할 길을 보여줄 것입니다. (제28차 세계 청년대회 환영식 인사말, 2013년 7월 25일)

-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것이 본질적인 세 마디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기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합시다.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부인과 남편에게 감사하다고 말합니까?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날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 모두는 실수하면서 결혼생활, 가정에서 공격적으로 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접시를 깨트리고 심한 말을 합니다. 석양이 지기 전에 화해하십시오. 가정에서 ‘나를 용서하십시오’라고 말하고 이것을 반복하십시오. (가족 순례자들에게 한 말씀, 2013년 10월 26일) [평화신문, 2014년 6월 8일]



1,61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