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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자의 계속 양성과 수도성소 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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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1-06 ㅣ No.22

수도자의 계속 양성과 수도성소 계발

 

 

1. 수도자의 삶의 여정과 양성교육

 

인간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완성의 단계에 이르는 삶의 여정 안에 있다. 인간의 성장과 변혁은 일생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발달 단계별로 돌봄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도자로서 일생을 살아간다는 것도 어느 한순간의 작업이 아니라 온 삶을 통해 이루어가는 철저하고도 계속적이며 역동적인 삶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도자의 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수도자의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말이 된다. 우리는 편의상 수도자를 단계별로 나누어 성소자, 초기 양성자(지원자 / 청원자 / 수련자 / 유기서원자), 종신서원자로 구별하지만, 삶의 단계라는 것은 서로 역동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라 분리될 수가 없다.

 

수도회는 창설자가 자신의 카리스마(은사)에 따라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창설한 ‘의도적인 공동체’이기에, 수도자의 양성과정은 명확한 목적과 단계와 방법을 지니게 마련이며, 계속되는 양성과정 안에서 초기 양성과 성소 계발에 대한 계획이 흘러나오게 된다. 그러나 인생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듯이 수도자의 양성 또한 궁극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달려있다. “나는 진정으로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가?”라는 물음은 양성을 위한 중요한 목표가 되기에 수도생활을 선택한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지금 나는 어느 자리에 서있는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바는 무엇인지 등등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수도자의 양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살아가는 전 수도생활 여정 안에서 일생 동안 이루어지는 것이며, 올바른 인격 성숙 안에서 이루어진 성숙한 영성은 수도자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자신의 성소를 충실히 살아가도록 할 것이다. 양성교육이 철저하지 않으면 수도자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뚜렷한 신원의식이 부족하여 정체성이 흔들리기 쉽다. 

 

수도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베푸시는 은총 안에서 수도자 개인이 자기 양성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공동체는 양성의 장(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양성은 현실에 뿌리를 둔 것이어야 하며 자율적인 양성이 되어야 한다. 초기 양성기에 수도회에서 의식적인 양성교육을 제공하였다면, 각자는 평생을 통해 배운 것을 내면화하고 삶의 여정 안에서 몸소 배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고유한 방법으로 부르셨기에 각자가 자신의 하느님 체험을 깊이 받아들이고 심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수도자는 하느님 앞에 홀로 서있는 동시에 하느님의 뜻을 함께 찾아가는 공동체의 삶을 영위해야 하므로 이 둘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수도자는 자기 신분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함께, 자기가 속한 특정 수도회의 카리스마에 따라 살아가도록 교회 안에서 부름 받았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2. 세상의 성화와 시대의 필요에 응답하는 양성

 

“수도자들은 자신들의 존재 자체와 복음적 권고의 삶을 통하여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과 표징과 예언이 되어야 하며, 세속화, 활동주의, 업적주의의 사고를 경계하여야 한다”(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수도자”, 4항).

 

수도자들은 교회 안에서 정결, 청빈, 순명을 서원하고, 복음적 권고를 따라 삶으로써 그리스도를 더욱 자유롭게 철저히 따르고, 하느님의 현존을 보여주며 사랑의 완성에 이르고자 한다(「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수도자”, 4항). 수도자들은 자신이 속한 수도 공동체의 은사에 따라,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명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으며, 세상의 성화를 위해 시대의 필요에 응답하고자 하는 하느님 나라의 증거자들이다. 그런데, 오늘날 수도생활의 감소 현상을 경험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미래 수도생활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예측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이 시대의 특징은 수도생활이 추구하는 가치와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물질주의, 쾌락주의, 소비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하느님 없이도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보이는 것이 중요해진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믿음을 갖거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삶은 두려움을 자아내고 영구적인 투신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혼율의 증가가 이를 증명해 준다. 과학기술 문명이 최고조에 달하여 우주시대를 꿈꾸고, 인공두뇌의 발달과 생명복제 가능성은 인간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류는 환경파괴에 따른 기상이변과 새로운 질병들에 경악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비인간화된 현실을 경험하고 있으며, 전쟁과 테러에 대한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성 정체성의 문제, 또 정신질환에 가까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사회에서 수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세상을 향한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할 준비를 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우리의 사명은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을 계속하는 것이다. 수도자가 세상의 흐름에 역행하여 복음의 가치를 살 수 있도록,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장소, 삶의 여러 단계에서 수도회 정신을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도록 양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단계의 양성이든 첫째, 창설자에게 물려받은 카리스마를 살 수 있도록, 양성은 신앙의 빛 안에서 우리의 일상생활과 우리가 맺는 여러 관계들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수도 공동체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또 수도자로서 성장하도록 지지와 도전을 체험하는 구체적인 양성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셋째, 양성과정은 각자의 적성에 맞추어 세상의 도전에 응답할 것을 목표로 하되, 우리의 영성적, 인간적, 사도적 생활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넷째, 일과 휴식과 여가활동 사이의 균형, 인간관계와 고독 간의 균형을 찾아가며 인간적 통합을 이루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3. 성소 계발과 초기 양성

 

1) 성소자

 

수도성소 계발은 수도회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주는 기본 요소이기에 어느 수도회에서나 관심을 가지고 성소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우려하듯이 자녀 수의 감소, 경제 성장과 물질 만능주의의 팽배, 고학력자의 증가와 여성들의 다양한 사회 진출 등의 이유로 성소자의 감소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혼인 시기가 늦어지는 사회 추세에 따라 수도회 입회 연령도 늦어지고 있다. 

 

그런데 성소자에 관한 논의를 할 때마다 방법상 되돌아가는 곳은 종신서원자들의 삶이다. 기존 구성원의 정체성과 사명이 분명할 때 앞으로 그들의 삶을 이어갈 성소자의 자질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고, 그들에 맞는 양성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성소자에게는 이미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들이 모델이 되기에 성소 계발에 앞서 수도생활 전반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뒷받침하여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수도생활이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자발적인 삶의 형태이기에 수도생활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한 방편으로서 끊임없이 변모하고 쇄신하여야 할 것이다. 만일 성소자의 양적 증가에 집착하다가는 수도생활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수도회라는 단체를 유지하는 데 급급하게 될 우려도 있다. 

 

한편, 개별 수도회뿐 아니라 교구 차원에서도 수도 성소 계발을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며, 성소 계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성소자에 대한 관심과 기도, 지속적인 개별 면담, 부모들을 위한 성소 교육, 여러 가지 통신매체를 통한 수도회 홍보 강화, 젊은이들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가치관을 제공하는 모임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수도자 자신이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하여 수도회 고유 영성에 따라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성소계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수도자” 8-9항 참조). 

 

그러나 좀 더 넓은 차원에서 본다면 성소 계발을 위한 방법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앙적인 동기에서 수도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성소 동기를 잘 식별하고, 성소자 개개인을 충분히 배려하면서 입회와 상관없이 신앙을 키워주고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초기 양성자

 

수도생활의 초기 양성은 계속 양성과 같은 정신과 지침에 따라 조직적인 여러 단계로 구성된다. 초기 양성기는 지원기 / 청원기 / 수련기 / 유기서원기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체로 지원기 / 청원기가 수도생활의 부르심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한다면, 수련기는 본격적으로 수도생활을 배우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기서원기는 유기서원자가 자신의 첫 번째 헌신을 심화시키는 단계이다. 

 

대부분의 수도회에서는 지원기 / 청원기 / 수련기에 집중적으로 양성교육을 하고, 유기서원기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적응과 기도와 사도직 생활의 통합이 이루어지는 삶의 단계로 삼고 있다.

 

초기 양성기는 수도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하느님 체험과 하느님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성찰하고 신앙의 기초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다양한 문화 배경에서 성장하고 있고, 복음적인 가치와는 거리가 먼 사회에서 생활하였기에 개인차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각자의 하느님 체험을 심화시킬 수 있는 철저한 개별 양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도자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적 생활을 강화할 수 있는 영적 동반과 영적 수업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 오늘날에는 ‘무조건 순명’이나 ‘희생과 봉사’라는 덕목보다는 ‘개인의 자아성취’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관심이 높아졌으므로 본인이 수도생활에 충분히 의미를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쌍방적인 대화식 교육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수도회에서 지원기 / 청원기 / 수련기를 위해 비교적 체계적인 양성계획을 마련하고 양성 담당자를 확보하고 있는 데 비해, 유기서원기의 교육은 수도회별로 큰 차이가 있다(「한국여자수도회 성소자 및 수도자 실태조사」, 1998년 참조). 장기적인 양성이나 전체적인 양성계획이 미진하고, 단지 일시적이거나 짧은 세미나 형태의 교육만 있는 수녀회가 많은데, 이는 유기서원기가 지원기 / 청원기 / 수련기에 배운 교육 내용을 구체적인 사도적 공동체 안에서 심화하고 내면화하는 단계이기에 이론보다는 실생활 안에서 몸으로 익히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중년기 초반에 해당하는 30대 수도자가 많은 유기서원기는 창의적이고 의욕적이고 활동적인 반면, 수도회에 한시적으로 받아들여진 상태에서 공동체 안팎에서 시선을 많이 받고 집중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담스러운 시기이기도 하다. 

 

유기서원자들은 세상에 새롭게 적응해 가며, 사도직과 공동체 생활을 통합하고자 나름대로 성장을 위한 갈등과 고통의 시간들을 갖게 되는데, 무엇보다 인간관계 능력을 키우고, 수도자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기 수련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적 동반과 개인 피정, 영적 독서 등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유기서원자 자신이나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직접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내면적인 성숙을 위해 장기적인 양성계획을 가져야 할 것이다.

 

 

4. 종신서원자를 위한 계속 양성

 

각 수도회의 운명은 종신서원자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아직 발전과 성장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수녀회들은 성소자를 모집하고, 초기 양성단계에 있는 회원들을 돌보고, 사도직에 헌신하느라 종신서원자들을 돌보는 일이나 그들을 위한 계속 양성 교육에 대해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많은 수녀회들이 종신서원자들에 대한 계속 양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종신서원자들을 위한 양성 프로그램 계발을 위해 개별 수도회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교육의 폭과 질을 향상시키려면 수도회 간의 협력과 정보 교환 등 공동의 노력도 필요하다.

 

종신서원자들을 위해서는 인간의 성장 발달과 수도생활이 잘 연계될 수 있도록 중년기, 노년기의 심리적, 정서적, 영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발달 프로그램, 대인관계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인성 프로그램, 여성?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심화시켜 주는 여성학이나 남성학 등 정서적이고 인성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의 현실은 각자 자신의 사도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체계적인 전문 교육과, 수도자의 일과 기도, 사도직과 공동체 삶을 통합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신학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또한 오늘날 수도회는 피정이나 영적 상담 등을 필요로 하는 신자들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개별적으로 영적 지도를 받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과도기적인 대응책으로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 상호 영적 동반을 시도하거나 신앙 나눔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신학적으로 영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개인 피정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점차 사회가 고령화되어 가면서, 노년기 수도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노년의 시기가 길어지고 있는 이때, 이들에 대한 특별한 이해와 배려도 필요하다. 노년기 수도자들의 모습은 성소자들에게나 수도자들에게 수도성소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노년기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노인학, 제2의 사도직을 준비할 수 있는 훈련, 호스피스 등의 교육이 필요하며, 수도자로서 끝까지 품위를 지니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이들을 돌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노년기에 창의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젊은 시기부터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고 취미생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며, 노인들을 위한 연금제도도 확립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노인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수도회에서는 양로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현실적인 대응책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5. 미래 사회를 주도해 가는 대안 가치로서의 수도생활

 

수도생활은 근본적으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한 예수님의 사명과 관련이 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오늘날의 수도생활은 수적 감소 현상을 보이는 현대인에게 매력을 잃어가는 하나의 제도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수도생활은 그 외형적 모습과는 별도로 하느님 나라를 향한 도정 안에서 교회 안에 주어진 은총이며 선물이다.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 미래의 수도생활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그 누구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무리 세상이 바뀐다 하더라도 여전히 세상 한가운데서 생명의 문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수도자들이 있을 것이고, 예수님께서 소외되고 고립된 사람들을 위해 세상 한가운데에 머무르셨듯이 수도회는 더 작은 공동체로 현장에 파고들어 복음화 사명을 계속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수도생활의 외형이나 생활형태는 달라질 수 있어도 수도생활의 근본 가치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열망이나 복음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수도자들은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참된 가치의 삶을 지향하며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하느님 안에 뿌리를 둔 관상적이고 사도적인 삶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

 

수도자의 삶을 방향 짓는 양성교육은 급변하는 시대에 유연성을 가지고 복음이 지향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세상을 변혁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고대하는 종말론적 희망 안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수도자들이 하느님 체험에 깊이 뿌리를 두고 수도생활에 대한 확고한 보람과 가치를 느낄 때, 그들의 뒤를 따르고자 하는 성소자들이 없을 수 없다. 수도성소 계발은 수도자들의 양성계획과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종신서원자들의 신원의식과 사명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할 때 성소자를 선택하는 기준도 분명할 것이고, 초기 양성자를 위한 양성교육이나, 종신서원자를 위한 계속 양성의 방향도 확실하고 장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수도생활의 가치는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 휘둘릴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 사회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주도적인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목, 2004년 3월호, 최혜영(성심수녀회,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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