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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허브(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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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5-12 ㅣ No.250

[일상문화 속 교회 이야기] 허브


상처 치료 ‘성스러운 풀’로 인식



봄의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세상에 푸른 풀이 가득하다. 푸른 풀이 가득한 5월은 푸른 풀이란 뜻의 라틴어 헤르바(Herba)에서 유래한 ‘허브’(Herb)의 계절이라 할만하다.

허브는 다양한 용도로 생활에서 이용되는 여러 풀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최근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용성 높은 화초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허브의 쓰임이 늘어나고 있다. 허브 중에는 교회에 관련된 이야기를 가진 허브도 많이 있다. 차, 향식료, 방향, 관상 등 우리 곁의 여러 허브를 통해 신앙도 만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허브는 구약성경의 시대에도 많이 이용됐는데 특히 성경에서 ‘우슬초’로 번역된 ‘히솝’은 중요한 허브 중 하나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열 번째 재앙을 피하기 위해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면서 사용한 것이 바로 ‘히솝(우슬초) 한 묶음’이었다. 히솝은 이후 집이나 사람을 정화하는 예식에 이용돼왔다. 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에게 사람들이 신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입에 대기 위해 사용한 것도 히솝 가지였다.

‘버베인’은 영어로 홀리허브(Holy herb)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예수가 십자가에 달릴 때 그 십자가 밑에서 발견된 풀로 창에 찔린 상처를 지혈했는데, 이 풀이 바로 버베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톨릭계 국가에서는 재난을 물리치고 상처를 치료하는 성스러운 허브로 인식되기도 했다.

우리말로 ‘시계꽃’이라고도 불리는 ‘패션플라워’는 그 생김새가 십자가에 달린 예수, 즉 그리스도의 수난(Passion)을 떠올리게 한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허브도 있다. 마리아가 예수를 이집트로 도망갈 때 ‘로즈마리’ 위에 옷을 걸치고 휴식을 취했는데, 그때 원래 백색이던 로즈마리의 꽃이 파란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파란색은 천상의 모후인 마리아를 상징하는 색이다. 또 갓난 예수의 옷을 로즈마리에 펴서 말렸는데 이 때문에 로즈마리가 수많은 효능을 지닌 향을 얻게 됐다고도 한다.

‘라벤더’의 전설도 로즈마리와 비슷하다. 마리아가 갓난 예수의 옷을 라벤더 위에 널어 말리자 라벤더에 향기가 머물게 됐고, 파란 라벤더 꽃에 닿은 옷이 파란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가톨릭신문, 2014년 5월 4일, 이
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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