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2016-0110.....주님의 세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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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1-09 ㅣ No.1954

주님의 세례축일 (다해)

이사 42,1-4.6-7           사도행전 10,34-38         루카 3,15-16.21-22

2016. 1. 10. (주일) 이태원.

주제 : 세례는 하느님의 뜻대로 산다고 선언하는 일

사람에게는 삶의 전기가 여러 번 다가온다고 합니다. 유행가가사에 일곱 개 복 중에서 한 개가 맞았다고 놀려대겠지....’하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의 삶에는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놀라운 일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삶에 다가온 일들을 만나면서 그것이 내 삶에 놀라운 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는 시간이 지난 다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은 왜 자기의 삶에 다가온 일들의 의미를 그 순간에 즉시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깜박 넘기는 순간들을 반복하면서 사람은 점점 더 어려운 길로 가고, 점점 더 힘겨운 상황으로 자신의 삶을 몰고 가기도 합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세례자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기억하는 날이고, 우리도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서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날입니다. 세례(洗禮)라는 같은 표현을 썼습니다만,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례와 우리가 받은 세례는 그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로서 받는 것뿐이지만, 예수님은 세례의 제정자이신데도 우리를 위해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입니다. 표현이 다르면 품격이 다를 것이고, 품격은 다른데도 표현이 같다면 의미를 다르게 생각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요한은 두 가지 세례를 말합니다. 하나는 물로 주는 세례이고 다른 하나는 성령과 불로 베푸는 세례를 말합니다. 앞에 말한 것은 요한, 자신이 주는 세례이고, 뒤에 말한 것은 예수님이 주실 세례를 가리킵니다. 세례자요한이 우리에게 직접 준 것은 아니지만, 그가 주었던 세례의 본보기를 통해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은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성령과 불로 베풀어지는 세례입니다.

 

세례의 종류는 수세(水洗), 화세(火洗), 혈세(血洗)로 나누어 말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은 수세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입니다만, 화세와 혈세는 수세를 거치지 않고 신앙을 드러낸 사람들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3가지 중에서 어떤 세례이든지 세례는 내 삶을 하느님의 뜻에 맞춰 살고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다고 할 때에 올바르게 산다고 말해 줄 수 있습니다. 내가 드러내는 삶의 자세는 언제나 옳으니까, 하느님은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언제나 축복을 베풀어주셔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베푸신 세례를 지향하는 사람이 드러낼 태도는 아닙니다.

 

예수님에 앞서서 길을 닦고 준비하는세례를 주었던 요한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예수님이 신은 신발의 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세례자요한의 모습을 여러분은 어떻게 상상하겠습니까? 정해진 그림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것을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세상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법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 법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있는 대로 봐야 정상이고 들려오는 대로 들어야 정상이라고 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데서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을 만들어냅니다.

 

세례를 받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도 하지만, 하느님의 종으로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시작하는 순간을 맞이했다는 뜻도 됩니다. 이사야예언자는 하느님의 종이 해야 할 일을 선포했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우리가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첫째독서인 이사야예언서의 말씀은 하느님의 축복을 바라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얼마나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사람의 생각과 판단만으로는 완성될 수는 없는 일이더라도,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면서 사는 신앙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사는 참된 신앙인이라면, 우리는 각자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일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강림을 체험한 베드로사도는 예수님의 모범을 선포했다고 말하고 사도행전은 그 내용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우리의 몸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방법은 어떤 것인지 찾아야 합니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정답은 따로 없습니다. 사람이 가진 능력과 처한 환경과 입장이 다르니, 그 상황을 잘 읽어서 우리들 각자가 바른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모습을 드러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세례로 당신의 자녀가 된 저희가 당신 앞에서 참되게 살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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