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각자가 지닌 독특한 모습으로(감각형과 직관형)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9-17 ㅣ No.419

[레지오와 마음읽기] 각자가 지닌 독특한 모습으로(감각형과 직관형)

 

 

“프란치스코 성인은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을 다양한 모습으로 받아들였으며, 결코 단순한 존재로 보지 않았다.”라고 아씨시 프란치스코 성인의 전기를 쓴 체스터톤(Chesterton)은 말했다. 인간은 단순하지도 않지만 행동과 감정표현 방식도 가지가지다. 그 이유는 제각기 가지고 있는 동기나 목적, 가치, 욕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다. 

 

심리학자 융의 이론으로 만들어진 MBTI 성격검사는 이런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성격검사도구이다. 이 검사는 이혼 직전의 부부가 갈등의 원인을 이해하고 다시 결합하거나, 일탈이 걱정되는 아이를 부모가 이해와 사랑으로 보듬게 되거나, 종업원을 격려하여 생산량을 높이게 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성격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에너지를 어떤 방향으로 쓰고 얻는가(7월호 참고)와 무엇을 근거로 결정을 내리는가(8월호 참고) 외에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가’하는 요소도 있어, 사람마다 정보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음을 말한다. 이에 정보를 주로 오감 즉,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선호하면 ‘감각형’, 실제가 아닌 있음직한 것 즉, 육감을 통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하면 ‘직관형’이라고 한다.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가’에 따라 감각형과 직관형 결정 

 

자신이 감각형인지 직관형인지는 다음으로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을 알려줄 때 “길을 따라 200미터 정도 가다보면 왼쪽 코너에 편의점이 나와. 그 편의점을 왼쪽으로 두고 길을 돌아서 다시 50미터 정도 가. 그러다보면 오른쪽에 골목이 있어. 그 골목 왼쪽에 세 번째 빨간 3층 벽돌집이 있을 거야. 그 집이 바로 00집이야.”라고 한다면 감각형이다. 즉 감각형은 보는 대로 말하고 문장은 짧으며 언제나 끝맺음이 분명하다. 

 

이 외에도 사실적인 잡지와 실용적인 학문을 선호하며, 실제적인 것을 다루는 것을 좋아하며 다소 유행에 민감하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경험을 중시하며 정리나 절차 따르기를 잘하고 어떤 기술을 배워 능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에 직관형은 “일단 그 사거리에서 00은행을 찾아서 그곳에서 빨간 떡볶이 집을 찾아. 아… 빨간이 아니라 매운이던가? 여튼 그런 떡볶이 집이 있는데 그 집이 보이면 잘 간다고 생각하고 더 가다보면 골목이 나와. 그러면 그 골목 안에 제일 큰 집이 있는데 그 집이 바로 네가 찾는 집이야”라고 설명할 확률이 높다. 이처럼 직관형은 연상되는 것을 말하고, 문장이 길다. 또한 상상이 풍부한 문학작품이나 이론적 학문을 선호하며 현재보다는 미래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도전거리를 즐긴다. 뿐만 아니라 유행보다는 개인적 취향이 강하고 정보의 실제 내용보다는 함축된 의미나 관련성에 관심이 많다. 또한 변화와 다양성을 선호하여 반복적인 일에는 금세 싫증을 내기도 한다. 

 

S성당의 모 Pr.은 유난히 단원들의 분위기가 좋기로 소문 나 있었다. 그 Pr. 단장인 S자매에겐 나름대로 비결이 있었는데 그것은 단원들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녀가 처음 레지오를 만난 것은 청년 때였다고 한다. 우연히 친구를 따라 입단하게 되었지만 전형적인 직관형의 그녀에게 레지오의 규칙적인 기도와 활동, 주회 참석 등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매일 기도도 어려운데다 매주 회합 또한 형식이 정해져 있고 활동도 본당협조를 위주로 하니 별로 의미도 없어 보였다. 결국 흐지부지 되자 이를 자신의 신앙심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결혼 후 자녀를 양육하게 되었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자 이것 또한 자신이 성실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다 부모교육에서 MBTI 성격검사로 자신이 자녀 양육이나 꾸준한 일에 힘든 것이 자신의 성향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자신의 성향을 수용하되 부족한 점을 메우려 노력했다. 꾸준히 해야 하는 일들에는 의미를 찾아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고, 현실적인 필요성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고 한다. 이 경험이 바탕이 되어 오늘의 그녀가 되었다. 그녀는 그녀와 같은 직관형 단원에게는 같은 일을 반복해야하는 어려움을 공감해주면서 기도나 활동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레지오의 규율 내에서 새로운 활동형태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감각형 단원에게는 현실적인 생각들이 세속적인 것이라 생각하지 않게 도와주고 오히려 활동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 활동에서도 가능성을 볼 수 있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단원들이 자기 성향의 장점을 드러낼 때는 크게 칭찬을 해주고 나아가 단원들 간에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자매는 이래서 그렇게 행동을 하는 것 같다”라는 설명 등으로 단원들 간에 갈등을 최소화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자신이 감각형이라면 직관형인 단원이 경박하고 엉뚱하고 공상에 잠기는 사람이며, 너무 복잡하고 이론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반대로 자신이 직관형이라면 감각형 단원이 상상력과 창의성이 부족한 사람이며 지루하고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완고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격에 나쁜 것은 없다. 다만 성향의 부족한 점이 있을 뿐이다. 교본에 “단원이 이웃 사람들을 판단하거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마치 다른 모든 이들이 따라야 하는 표준이나 되는 듯 한 태도를 보인다면, 이는 레지오의 사명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모순된 일이다.”(448쪽)라고 되어 있으니 섣부른 판단은 조심해야한다. 

 

 

“다른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만약 어떤 단원의 행동에 화가 난다면 대부분의 경우 그 이유는 나에게 있다. 내가 너무 나의 방식만을 고집하거나, 나는 맞고 그는 틀렸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일 수 있으니, 그 때는 나를 살펴보아야 한다. “판단하거나 비평하는 것은 레지오 단원의 역할이 아니다. 단원들은 성모님의 부드러운 눈길이 그러한 모든 종류의 환경과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실까 하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449쪽)라고도 교본에 있다. 

 

우리는 나와 다른 상대를 받아들여야 하고 이렇게 단원들끼리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주어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은 진정한 관계의 시작이 된다. MBTI 검사를 만든 마이어스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다”라고. 상대의 다름을 인정해 줄 뿐만 아니라 다름을 선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이야 말로 우리 모두 하느님안의 한 형제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감명을 받았을 때, 본능적으로 자신도 그 행동을 따라 해보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각자의 삶 안에서 각자가 지닌 독특한 모습으로 그 모범적 행동에 가깝게 접근하고자 노력하게 된다.”(교본 450쪽) 

 

<참고 도서> 

* 나의 모습 나의 얼굴 (DAVID KEIRSEY, MARILYN BATES 공저) 한국심리검사연구소 

* 부모 아이 성격 궁합 (김은희 저) 팝콘 북스 

*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 (폴 D. 티저,바버라 배런-티저 공저) 더난출판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9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부회장)]



2,40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