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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ㅣ우화

[희생] 목숨보다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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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21 ㅣ No.568

[햇볕 한 줌] 목숨보다 소중한 것

 

 

누구에게나 하나 뿐인 목숨은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 소중한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지켜야 할 것이 있을까요? 역사상 무수한 사람들이 그 더 소중한 어떤 것을 지키려고 목숨을 희생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이름 없는 보통 사람들이었지만, 한창 주가가 오르는 고위 공직자이자 정치가가 그렇게 했다면 사람들이 쉽게 믿지 않을 것 같습니다. 

 

캐나다의 3선 하원의원이자 광산자원부장관을 지낸 폴 콩트와(1895~1966) 씨는 1961년에 퀘벡 주의 주지사가 되었습니다. 주지사 관저는 매우 오래되고 유명한 역사적인 건물이었는데, 수십 개의 객실과 연회장, 강당을 갖추고 심지어 안에 경당까지 있는 큰 저택이었습니다. 열심한 신자였던 콩트와 씨는 다른 정치인들과 손님들, 가족들, 관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함께 이 경당에서 매일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1966년 2월 21일 밤, 영하 20도까지 내려간 기록적인 추위 속에 이 관저에 화재가 났습니다. 한파로 길이 얼어붙어 소방차의 도착이 늦어지자 콩트와 씨는 아내와 딸, 그리고 열 명이 넘는 손님들을 한 명씩 직접 구조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관저에 거듭 다시 들어가는 콩트와 씨를 이미 구조된 사람들이 다들 말렸지만, 그는 “다들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는 말만 하고는 세 번째로 불타는 관저에 들어갔습니다. 노 정치가의 용맹한 활약으로 관저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무사히 탈출했지만, 콩트와 씨 자신은 다시는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른 아침 불길이 잡힌 후 소방관들은 콩트와 씨의 시신을 수습했는데, 콩트와 씨는 경당에 모셔져 있던 성체를 가슴에 품고 숨져 있었습니다. 

 

[2015년 1월 18일 연중 제2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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