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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기후변화 씨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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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5-17 ㅣ No.1935

[알아볼까요?] 기후변화 씨네톡

 

 

기후위기와 생태위기가 전 지구촌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10년 안에 인류의 모든 생활양식을 생태적으로 급격히 전환하지 않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생태위기의 심각성을 잘 알리기 위해 시작된 영화상영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후변화 씨네톡’ 영화상영회는 천주교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회와 ICE-네트워크, 푸른아시아라는 단체가 협력하여 2018년부터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시작한 무료 영화 상영 프로그램입니다. 매월 영화를 함께 보고 전문가를 초대하여 영화에 담겨 있는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2018년 4월부터 시작한 상영회는 2023년 4월에 벌써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기후변화 씨네톡’은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7층에 있는 체칠리아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때로는 온라인으로 상영하기도 합니다.

 

 

‘기후변화 씨네톡’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상영된 영화들은 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도 알고 싶어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가 점점 더 큰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과 그 영향을 시민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들보다 기후위기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적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섬나라 주민들은 가뭄과 홍수, 자연적 재해가 훨씬 강력해지고 빈번해지면서 심각한 삶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피해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여겨집니다.

 

‘기후변화 씨네톡’에서는 주로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의 원인과 해결책 그리고 피해주민들의 삶에 대해서 말합니다. 보통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생태위기의 원인이 인류가 산업문명을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등)때문이라고 말하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세우며, 심지어 배출하는 탄소에 가격을 붙여서 서로 사고팝니다. 개인과 공동체들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한다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씨네톡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이러한 우리의 모든 사고와 행동에 대해서 잠시 멈추고 다시 생각해보자고 말합니다. 과연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까요? ‘환경보호’, ‘지구를 살리자’, ‘북극곰아 미안해’, ‘탄소중립’, ‘1.5도를 막아보자’, ‘제로웨이스트’, ‘탄소감축’ ‘녹색성장’ 등의 용어들은 문제의 본질을 단순히 개인의 탓으로 돌리거나, 과학 기술문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을 가져오게 합니다.

 

하지만 씨네톡에서 상영되는 작품들은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의 본질적인 문제가 남반구와 북반구에 있는 나라들 사이의 불평등이라고 강조합니다. 북반구에 위치하며 경제발전을 이룬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가난한 나라의 선주민들과 이주 노동자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천연자원을 무제한적으로 채굴하여 돈을 벌고 있어요. 또한 이러한 자원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사용하며 마을 주민들의 식수를 고갈시키고 주변 생태계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어요. 자원 채굴이 빈번한 남아메리카 선주민들과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더 이상 생존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몇 세기 전,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에서 자행하던 식민주의 자원 수탈방식이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문제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쓰레기만 버리지 않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씨네톡 영화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자원 수탈방식, 자본주의의 고질적인 병폐인 ‘성장’과 ‘추출’, ‘축적’이라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5년간 ‘기후변화 씨네톡’ 상영회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영화가 있을까요? 영화에 대한 내용도 짧게 설명해주시면 좋겠어요.

 

1) “변화를 향한 청소년의 기후여정”(Youth Unstoppable)

 

2022년 5월에 상영했습니다. 암울한 미래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결심한 청소년들이 기후운동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슬레이터라는 청소년이 14년간 겪는 열정, 기대,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희망과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국제 사회에서 기후위기 문제와 관련하여 청소년들이 걸어간 발자취를 한눈에 따라가면서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상영회에서는 온라인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400여 분이 함께했습니다.

 

2) “기후난민”(Climate Refugees)

 

해일, 홍수,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 가뭄, 사막화, 화재 등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으로 기후난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후위기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수준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영화 “기후난민”(Climate Refugees)은 기후위기가 국제 정치와 전 세계 인류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깊이 탐구한 첫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마이클 내쉬 감독과 영화 제작자들은 3년간 방글라데시, 투발루, 피지, 몰디브, 케냐, 중국, 미국 및 유럽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기후난민을 인터뷰합니다. 이들은 멀게만 느껴지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이 인류가 빠르게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도전이라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약 600분이 넘게 함께해 주셨어요.

 

3) “그냥 먹자”(JUST EAT IT)

 

맛집 탐방, 요리 예능 프로그램, 먹방 유튜브 등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맛과 비주얼이 뛰어난 음식에 중독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어마어마한 음식을 섭취할 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로 거의 50%를 버립니다. 영화 제작자이자 미식가인 젠이랑 그랜트는 농장에서 소매점을 거쳐 본인들의 냉장고까지 음식물 쓰레기 문제에 대해 탐구합니다. 매년 북미에서 수십억 달러의 좋은 음식이 버려지는 것을 목격한 후 그들은 새로운 음식을 구입하기 보다는 버려진 음식으로만 생활해보는 실험을 하게 됩니다. 증가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파괴적인 결과를 볼 수 있었던 이번 영화는 약 650여 분이 함께했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3년 5월호, 김종화 알로이시오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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