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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 영성: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 우리 민족과 온 인류에게 복음을 선포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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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7-16 ㅣ No.241

[수도 영성]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우리 민족과 온 인류에게 복음을 선포하고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1932년 6월 27일 평양 상수구리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은 제2대 평양교구장 목요안(John  Edward  Morris,  1889-1987년) 몬시뇰의 불굴의 선교 열성과, 하느님과 교회에 일생을 봉헌하려는 여성들의 원의가 일치하여 “우리 민족과 온 인류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한국 최초 방인 수도회로 설립되었다(회헌 1조).

 

목요안 몬시뇰은 메리놀 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923년 한국에 파견되어, 우리 민족의 가장 암울한 시기였던 1930년 4월 평양교구장에 임명되었다. 그는 평신도 쇄신을 위해 한국 최초로 선교사 강습회를 개최하고, ‘가톨릭 운동’을 일으켜 당시 우리 민족이 겪는 어려움을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극복하도록 이끌어주었다.

 

또한 문서 선교를 위해 월간지 “가톨릭 연구”를 창간하는 등 본당과 교구 운영에 새로운 선교정책을 수립하며 활발한 선교활동을 전개하였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의 설립은 당시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민족을 위해 여성들이 각성하는 장이기도 하였다. 또한 초창기부터 “성경연구에 특별히 힘쓰며”(설립문헌 5쪽), 선교 수녀로서의 자질을 위해 교리교육을 중시하셨던 설립자의 선교열성은 오늘날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가 지니는 고유한 ‘복음선포’의 특성 안에 흐르고 있다. 전 회원이 지속적인 거룩한 독서 렉시오 디비나 콘티누아(성경 영적여정)를 함께 걸으며, “주님,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루카 18,41)라고 예리코의 맹인처럼 간청한다.

 

주님께서 지니셨던 그 마음으로 영적 쇄신을 이루고, 이 시대에 수도회의 카리스마(복음선포)와 영성을 힘 있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말씀 앞에 머무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의 영성을 수도회가에 따라 요약해 본다.

 

 

성삼위 한마음에 고이 모시고

 

본회 수녀들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드높이”(콜로 3,1-3)는 기도정신을 ‘복음선포’를 위한 첫 번째 요소로 삼는다. 이는 적극적인 복음선포를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를 이루어 영적으로 강화되어야 함을 뜻한다. 그러므로 수녀들은 “먼저 포교의 유일한 비결인 덕을 수련하고 우리의 영혼을 거룩하게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설립문헌 4쪽). 설립 초기부터 지녔던 이 ‘거룩함’에 대한 열망으로 날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생활지침 2)하는 데서 온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힘의 원동력을 찾는다.

 

이러한 영성은 1972년 ‘가톨릭 성서모임’을 탄생하게 하였고, 이후 다양한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성경을 통하여 불가지론적이고 다원적이며 다양한 영성사조가 흘러넘치는 이 시대에 올바른 신앙을 지니게 하며, 수많은 유혹과 혼란 속에서도 참된 영적 삶을 살아가도록, 어떤 소임에서 일하든 말씀을 통하여 돕는 것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들의 기본적인 자세가 된다.

 

 

영원한 도움 아래 키우는 사랑

 

하느님과의 인격적 사랑의 관계는 또한 하느님을 향한 “한마음 한뜻”(사도 4,32)의 가족 공동체를 이룬다. 이러한 가족 정신은 공동생활의 바탕이며 수도생활의 근본 목적일 뿐 아니라 ‘복음선포’의 원천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도록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신 성모님의 겸손한 삶은 인류를 소외감과 이기주의로부터 구할 수 있는 힘을 일치와 사랑, 섬김과 나눔, 수용과 비움에서 찾게 해준다.

 

또한 성모님께서 사람들에게 영원한 도움을 베푸시는 자세를 배워 익히며,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이 하느님과 더불어 펼쳐가는 구원의 새로운 강생[육화]의 자리가 되도록 성모님의 마음으로 지속적이고 성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 사랑의 삶이 완성되도록 힘쓴다(생활지침 3).

 

 

깨끗이 나를 살라 향불 올리며

 

“깨끗이 나를 살라 향불 올리”는 자아 포기는 주님을 안전에 모시는 복음의 증인이 되려는 전제 조건이다. 무수한 순교자들의 거룩한 피로 비옥해진 한국 교회에서 일제 강점기에 설립되어, 설립 초기부터 닥쳐오는 온갖 어려움과 고난의 역사를 민족과 함께 겪으면서도 하느님께 “마음을 드높이”며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 자매적 사랑과 자아 포기를 실천해 온 삶은, 순교 정신과 더불어 오늘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를 있게 한 터전이다.

 

그러므로 회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에 일치하여 사도직 수행에 따르는 고통의 가치와 필요성을 깨닫고, 기도하며 인내하고 자아를 포기하는 수련을 계속한다. 또한 모원이 있던 평양은 수도회의 고향이기에 아직도 피랍된 수녀들, 그리고 함께 남하하지 못한 수녀들을 기억하면서 북한에도 복음이 선포될 수 있도록 더욱 간절한 기도와 희생으로 통일을 기원하며 기도드리고 있다.

 

 

아쉬운 모든 이에게 모든 것 되리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던”(1코린 9,22) 바오로 사도의 선교 정신을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 수녀들은 성모님의 삶 안에서 더 친밀하게 찾는다. 이는 전 생애를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까지 자아를 잊어버리는 정신’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을 위해 온전히 사셨던 성모님의 ‘위축을 모르는 열성’을 살려는 것이다.

 

또한 함께 사는 자매로부터 시작하여 온 인류에게 ‘복음선포’를 하는 수녀들은 지역과 선교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 그러기에 성모님처럼 복음이 필요한 상황을 민감하게 직시하고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돕는 사도다운 열정과 기쁨을 지닌다.

 

이러한 정신으로 현재 560명의 수녀들이 직접 선교를 우선으로 하던 설립 초기부터 주요 사도직으로 지속해 온 국내외 본당 사도직을 비롯하여 각 교구의 성서 사도직, 교육(특수학교, 동성학교, 청소년과 유아교육), 의료 사도직, 사회복지 사도직(명휘원, 장애인 복지관, 양로원, 나자렛 공동체, 공부방 등), 해외 선교(페루, 중국, 필리핀, 카자흐스탄)와 교포사목(미국, 독일),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북방 사도직 등 다양한 사도직 안에서 설립 카리스마인 ‘복음선포’를 구현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사도직에 종사하든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들은 말씀의 봉사자임은 물론, 말씀을 증언하고 말씀을 생활화하는 것으로 드러내는 말씀의 육화를 통한 ‘복음선포’가 이루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간다.

 

[경향잡지, 2010년 7월호, 글 오미경, 사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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