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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길 수도의 길: 성 바오로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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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5-23 ㅣ No.234

영성의 길, 수도의 길 (13) 성 바오로 수도회


문자, 영상, 인터넷 통해 기쁜 소식 전해

 

 

5월의 수도원은 진한 라일락꽃 향기에 뒤덮였다. 봄바람 끝에 매달려온 그 아찔한 향기에 취해 디모테오의 집에 들어섰다.

 

성 바오로 수도회가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이용해 온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살고' '전하는' 총본산 성바오로 출판사는 디모테오의 집 2층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으로 보자면 서울 강북구 송중동(옛 미아9동) 103의36으로, 가족 수도회인 성 바오로 딸 수도회와 이웃해 있다.

 

출판사에 들어서니, 수도회에서 차린 출판사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요하다. 살며시 김지영(로사) 편집팀장을 만나니, 마침 올 하반기에 낼 '101가지 이야기' 시리즈 4권째인 「101가지 미사의 은총 이야기」는 최근 번역을 마무리, 편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101가지 이야기 시리즈는 「101가지 고해성사 이야기」를 시작으로 「101가지 묵주 기도 이야기」, 「101가지 기도의 힘 이야기」 등 총 3권이 나와 있는 베스트셀러다.

 

사도직 총책임자인 서영주(티토, 성 바오로 출판사 사장) 수사신부도 그 편집실에 딸린 방에서 '독자들의 영혼을 뒤흔들'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해 9월 수도회 총회에서 사도직 총책임자에 임명됐기에 아직까지는 업무 파악에 여념이 없다면서도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출판사도직에 임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단순히 '성바오로 출판사'라고 지칭하지만, 수도회 사도직은 사실 훨씬 더 다채롭다. 크게는 성바오로 출판사(ST PAULS)를 비롯해 도서출판 다솜(Dasom Publications), 성바오로 미디어(ST Paul Media), 말씀학교(Divine Word School), 성바오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http://www.paolo.net) 등으로 나뉜다.

 

특히 출판사도직은 1964년 「교리교육을 하는 방법」 등 어린이 교리서 편찬과 함께 닻을 올려 한때는 성 바오로딸 수도회와 공동 출판을 해오다 1987년 분리돼 1992년 '성바오로'라는 이름으로 정부에 등록됐다. 이 와중에 '바오로딸'로 함께 펴낸 책 중 성바오로에 판권이 넘어온 책을 포함해 성바오로출판사는 지금까지 1500여 종을 냈고, 이 중 350여 종은 지금도 펴내고 있다. '가톨릭 사상' 총서를 비롯 '지혜문학'ㆍ'성경의 세계'ㆍ'수도생활신학'ㆍ'공의회문헌해설' 총서 등 기획시리즈는 성바오로 출판사도직의 꽃이다. 올해 기획 중에선 한창 번역 중인 「선교학 사전」이 주목할 만하다.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잡지와 단행본 출간을 위해 설립된 도서출판 다솜(담당 황인수 신부)도 성 바오로 수도회만의 특징적 사도직 활동이다. 1990년 창간돼 2006년 8월까지 17년간 이어져 온 「내친구들」은 지금은 휴간해 찾아보기 어렵지만, 기존에 펴낸 만화 100여 종과 해마다 너덧 권씩 내는 신간 만화 출간을 통해 그 맥을 잇고 있다.

 

출판사를 나와 수도회가 국내 파견 직후인 1962년에 세웠다는 건물 바오로의 집에 들어가니 음반회사 성바오로 미디어(담당 심재영 수사)가 있다. 성가와 연주음악, 강좌, 기도문 해설, 말씀 낭송 등에 관한 CD와 테이프로 교회에 친숙한 매체로, 협소한 사무실이지만 성가의 향기가 진하게 맴도는 향기로운 공간이다.

 

이같은 출판ㆍ미디어 사도직은 인터넷 시대 본격 개막과 함께 '성 바오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담당 조용준 신부)로 구체화하고 있다. 성바오로 인터넷 쇼핑몰은 최근들어 출판사 매출의 10%를 넘길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천주교 도서는 물론 멀티 미디어와 성물을 보급하고 있으며, 모바일 콘텐츠와 온라인 음악 관련 서비스, 영상 관련 DVD와 애니메이션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조용준 수사신부는 "아직까지는 도서 매출이 중심이지만 음반과 성물도 보급이 늘어 앞으로는 오프라인을 상당히 잠식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고 유광수(야고보, 1948~2004년) 신부에 의해 시작된 말씀학교는 현재 부산교구를 중심으로 복음강좌를 통한 말씀 교육과 봉사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고, 강의 내용을 담은 도서 발간과 함께 CD 및 테이프도 제작 보급하고 있다.

 

출판사도직의 거점 디모테오의 집과 바오로의 집을 거쳐 수도원을 나서는 골목길에는 여전히 등나무 너머 화사한 라일락 꽃 속에 숨어 웃던 향기가 보랏빛 나비들과 함께 하늘로 흩날려 퍼져간다.

 

 

수도회 영성과 역사


매체를 복음에 이용하라...세계 28개국에 1000여 명 선교사 파견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스승 예수 그리스도를 살고 세상에 전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은 우리 것"이라며 철저히 세상 한 가운데에 발을 디디고 산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1884~1971, 사진) 신부는 시대적 요청을 알아듣는 혜안을 갖고 있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주어지는 새로운 매체를 복음 전체에 이용하지 않을 때, 그것은 세상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출판뿐 아니라 영화와 라디오, TV, 레코드 등 모든 사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장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와 성덕으로 이끌도록 활용하려 했다.

 

수도회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 쿠네오 지방 출신인 알베리오네 신부가 1914년 8월 20일 알바시 케라스카에서 '작은 노동자들(Piccolo Operaio)' 인쇄학교를 설립한 게 계기가 됐다. 이 학교 학생들 가운데서 수도 성소자가 나옴으로써 성 바오로 수도회(Society of St. Paul : S.S.P.)로 성장했고,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 1000여 명이 선교사로 파견돼 있다.

 

바오로 가족으로 성 바오로딸 수도회(1915년),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1924년),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1938년), 사도의 모후 수녀회(1957년) 등 5개 수도회와 대천사 가브리엘회(1958년), 지극히 거룩한 마리아영보회(1958년), 예수 사제회(1959년), 성가정회(1960년) 등 4개 재속회 및 재속 수도회, 그리고 이들을 후원하는 협력자회(1917년)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사도의 모후 수녀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는 1961년 12월 일본 성 바오로 수도회에서 바오로 마르첼리노 신부가 선교사로 입국하면서 시작돼 이듬해 1월 15일 한국지부가 설립됐다. 1980년 2월 25일 첫 한국인 사제로 유광수 신부가 사제품을 받았고, 1986년 10월 8대 원장으로 이영춘 수사가 초대 한국인 원장으로 취임했다.

 

1989년 국내에서 첫 수련이 시작됐고, 1992년 7월 준관구로 승격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종신서원자 28명(성직수사 12명, 평수사 16명)에 유기서원자 5명, 지ㆍ청원자 5명을 합해 총 38명이다.

 

[평화신문, 2010년 5월 23일, 오세택 기자, 사진=백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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