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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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 영성: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 예수님의 사랑을 살고 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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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4-30 ㅣ No.231

[수도 영성]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 예수님의 사랑을 살고 전하라

 

 

열린 심장에서 쏟아져 내려온 피와 물을 통해 계시된 예수님의 사랑(요한 19,34).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자신을 소진시켜 인간에게 생명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사랑, 모든 인간을 품어주고 안아주는 자비로운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CARITAS)을 본받아 살고, 세상의 모든 이, 특히 가난한 이들, 버림 받은 이들, 고통 받는 이들에게 전하고자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설립되었다.

 

 

고통 받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를 설립한 가경자 빈첸시오 치마티 신부(1879-1965년)와 안토니오 가볼리 신부(1888-1972년)는 이탈리아 로마냐 출신으로 살레시오회 선교사였으며, 1925년 일본에 파견되었다.

 

당시 침략전쟁 준비가 한창이었던 일본은 사회 전체가 심한 궁핍에 시달리고 있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의 충실한 제자이며, 예수님에 대한 사랑에 불탔던 설립자들은 소외된 이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데에 애덕활동이 가장 효과적임을 확신하고 그 활동을 지속시키고자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를 설립하였다.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은 현재 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페루, 브라질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약 천여 명의 수녀들이 모든 이, 특히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 받는 이들에게 다양한 사도직을 통한 애덕활동으로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전하고 있다.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여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56년 한국전쟁이 막 끝난 격동기로 전쟁으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몹시 가난한 때였다. 많은 이들이 굶주림과 병으로 고통 받고 있었으며, 살길을 찾으려고 교회로 몰려들었다.

 

전남 나주지역으로 처음 파견된 수녀들은 창고를 개조하여 국수공장을 열고 무료급식을 시작하였으며, ‘문화복장학원’을 세워 여성들에게 양재와 편물기술을 가르쳐주는 등 그들과 함께 가난하게 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일깨워주었다.

 

또한 1997년에 한국은 IMF 구제금융체제에 들어가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 놓여 국내의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시대의 절박한 요청에 응답하여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실직노숙자 쉼터, 무료급식소, 노인학대 상담 센터, 알코올 상담 센터 등을 개설하였다. 이후 지금까지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 받는 이들과 굳게 연대하며 시대의 징표에 따라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을 전하며, 그들에게 구원의 희망과 빛이 되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삶의 중심인 예수님의 사랑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은 축성된 사도의 원형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봉헌의 삶으로 예수님의 사랑 그 깊은 곳에 머물면서 그 신비에서 길어낸 사랑으로 자신과 세상 사람들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예수님의 사랑을 살고 전한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마음이 의미하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 위에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이셨다면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은 이 땅 위에서 그 예수님의 사랑이 되는 것이다.

 

첫째, 공동체 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살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선택된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의 공동체는 예수님의 사랑을 살아가는 가장 확실한 장이다.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은 성체를 중심으로 모여 침묵과 관상을 통해 예수님의 마음 그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세상 구원을 위해 열린 심장으로 물과 피를 쏟아내신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을 길어내며 그 안에서 자신을 정화시키고, 그 사랑의 힘으로 서로 섬기고 서로 도우면서 한 마음 한 뜻(사도 4,32)이 되어 공동체 안에서 삼위일체의 사랑의 친교를 실현한다.

 

그리고 이 사랑의 공동체를 가정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로, 나아가서는 세계 공동체로 확산시킬 것을 열망한다. 또한 이 공동체는 사랑의 표징이 되어 21세기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가치관의 혼란과 위기를 맞고 있는 많은 이들, 생명을 경시하고 스스로의 존엄성을 소멸시키며 절망하는 이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 공동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며 종말론적인 표지가 되어준다.

 

둘째, 모든 이, 특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일한 수단, 적어도 없어서는 안 될 수단은 사랑(CARITAS)입니다.” 설립자인 가경자 빈첸시오 치마티 신부와 안토니오 가볼리 신부는 이를 선교활동의 기본 동력으로 삼았고,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에게 애덕활동의 기본원칙으로 이 사랑의 소명을 물려주었다. 그리고 수녀들이 먼저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는 사도이기를 바랐다.

 

이처럼 사랑의 사도로서 소명을 받은 수녀들은 부르심을 통해 받은 각자의 소임 안에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최우선으로 하며,  그들에게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전하고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애덕활동을 실천해 나간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갈등, 지구 온난화 현상, 농촌의 피폐, 빈부의 격차 등으로 극도로 불안한 현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소외되고 무력한 이들의 삶의 현장으로 눈을 돌려 그들과 함께하며, 예수님이 지니셨던 자비로운 마음으로 그들의 고통을 품어주고 안아주며, 고통의 근원에 대한 해결책을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에서 발견하게 하며, 그들이 참으로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예수님의 깊고 넓은 사랑, 연민과 자비로 가득 찬 거룩한 사랑을 살고 전하기를 열망하는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들은 앞으로도 시대의 요청을 더욱 더 폭넓게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고 가난한 이들과 더 깊이 연대하며 하느님께 부름 받은 봉헌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나갈 것이다.

 

* 김경하 가브리엘라 -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수녀. 수원관구 선교평의원을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0년 4월호, 글 김경하 · 사진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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