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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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쓰이도록(도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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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2-10 ㅣ No.391

[레지오와 마음읽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쓰이도록(도제제도)



“아이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른들이 무심코 하는 말이나 행동을 아이들은 무조건 따라하니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라는 말 또한 부모가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교훈으로, 아이들은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를 그대로 보고 배운다는 뜻이다. 소위 모방으로 닮아간다는 뜻인데 이런 모방이 아이들에게만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모방은 사람에게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능력이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1960년 3세에서 6세에 이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보인형 실험을 한다. 아이들에게 연구원이 인형을 다루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혼자 있을 때 그 인형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는 실험이었다. 실험결과 연구원이 인형을 폭력적으로 다루는 모습을 본 아이는 인형을 공격적으로 대했고, 반면에 온화하게 대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인형을 훨씬 더 부드럽게 다루었다. 즉 아이들의 행동은 모델이 된 사람의 행동에 따라 달랐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학습과정이 직접적인 자극, 즉 강화에 의한 행동을 통하여 일어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고 모방하면서도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나아가 모방을 통하여 행동만이 아닌 감정 표현의 적절한 방법까지 학습하게 되는데 이때 모델이 평상시 그에게 중요하다고 인식된 사람일수록 학습효과는 더 커진다.


타인의 모방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어

레지오에 중요하고 독특한 두 개의 축이 있다면 기도와 활동이다. 기도가 개인적 습관이라면 활동은 관계를 통해 습득되어야 할 행위들이다. 즉 활동은 기도와 달리 생각만이 아닌 몸으로 체득되어 실제로 행할 수 있는 특별한 학습방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레지오의 좋은 장치가 바로 ‘도제제도’이다. 도제제도란 보통 선후배 단원들이 한조가 되어 후배 단원들이 선배의 언행을 몸으로 배우게 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가르침을 말이 아닌 행동, 나아가 삶으로 보여준 예는 성서에도 자주 나온다. 예수님께서 12사도를 선택하시어 당신 가까이에 두시고 몸으로 배우게 한 뒤 파견하셨다. 모세 또한 십계명을 받기위해 시나이 산에 올라갈 때 여호수아를 동행하는 등 항시 가까이에 두고 모든 것을 배우게 하여 마침내 뒤를 잇게 했다. 신약의 티모테오와 티토 또한 바오로의 제자로서 훌륭한 모습을 갖추기 전에 바오로와 함께 생활한 것 등은 그 좋은 예이다.

지금은 꾸리아 단장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B형제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그는 매우 적극적인 사람이었으나 레지오 입단 이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갔고 급기야 장기유고를 원하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Pr. 단장이 개인적으로 만나 그 속내를 알아본 결과, 함께 활동하는 선배단원과의 갈등이었다. 이유인즉 B형제는 선배단원과 한조가 되면서 활동에 큰 기대를 하며 늘 늦지 않게 신경을 썼고 활동방법도 궁금해 하였다.

그런데 그 선배단원은 자주 약속시간에 늦었고 활동방법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도 없었다. 그냥 “내가 하는 대로 따라 하면 언젠가는 잘하게 됩니다” “누구나 실수하면서 배웁니다” 라는 등의 말이 전부였던 것이다. 정확한 것을 좋아하던 B형제는 결국 그냥 끌려 다니는 사람처럼 생각되어 레지오가 점점 싫어져 탈단을 하고자 핑계를 대며 장기유고를 원했던 것이다. 이에 단장은 자연스럽게 B형제를 친절한 선배와 한 조를 이루게 했다. 그 선배단원은 전 선배단원과는 달리 그에게 이번 활동의 목적과 주의할 점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며 활동 후의 느낌까지 묻는 등 도와주는 방법이 달랐다.

B형제는 말한다. “한번은 선배단원이 대세에 대해 수첩내용을 중심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저를 대세 가정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런데 선배단원이 물로 세례를 주자 갑자기 그렇게 시끄럽던 환자가 조용해지더라고요. 물론 그 가족들도 놀라고... 저는 그것을 보고 성사의 힘을 느꼈고 대세를 주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어요. 대세가 끝난 뒤, 선배 단원은 성당사무실로 저를 데리고 가서 보고서 작성하는 것까지 가르쳐 주셨고.... 그 후 제 머릿속에 대세 장면이 떠나지 않았어요. 그 때 저는 레지오야말로 교회에 제대로 된 봉사를 하는 곳이라는 걸 깨달았지요. 뿐만 아니라 이 활동에 대해 주회시간에 단장과 단원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또 그 뒤에 실제로 제가 대세를 주는 기회도 허락하셔서 감사했고요” B형제는 이 일로 레지오 단원의 자부심을 느껴 더욱 열심히 활동에 임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범을 보이고 배우는 선후배 단원은 서로 존중해야

모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모델과 학습자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그러니 활동할 때 모범을 보이는 단원이나 배우는 단원이 서로 존중해야 한다. 특히 선배단원은 “오직 사랑과 친절만이 사람을 정복하는 길이다. 자존심을 다치게 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며, 조용하고 슬기롭게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죠수에 보르시/교본 451)는 말을 명심해야 하고 후배단원은 B형제가 활동을 의욕적으로 관찰하고 여러 번 생각한 것처럼 적극적으로 활동에 임해야한다. 또한 이렇게 수행된 활동은 활동보고 시간에 Pr. 모든 단원의 인정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모범을 따라 하는 것과 모범을 보이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힘들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단원들이 항상 복무하는 자세를 잊지 않으면 도제제도라는 장치를 통해 이 둘 다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 어서 레지오에 들어와 당신의 재능을 조금만 보여 주시오. 그러면 우리는 그것을 성모님을 통하여 더욱 크게 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쓰이도록 가르쳐 드리겠습니다.’(토마스 오프린 신부 / Fr. Thomas P. O’Flynn, C.M. / 꼰칠리움 전 지도신부) ( 교본 107)

* 참고도서
심리의 책 ? 캐서린 콜린 외 공저/ 지식 갤러리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2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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