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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유비쿼터스 미디어 시대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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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19 ㅣ No.557

[대중매체에 대한 교회의 시각] 유비쿼터스 미디어 시대와 교회

 

 

미디어의 혁명

 

최근 우리가 체험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가히 혁명이라 할 만하다. 일명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IPTV와 IP라디오, 스마트TV와 스마트라디오 등 새로운 인터넷 환경과 모바일 서비스가 만나면서 새로운 융합 미디어가 출현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 기업 CEO들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친구들 또는 고객과 실시간으로 대화한다. 점차 대중화되는 스마트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벽을 단숨에 허물어 강력한 정보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모바일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구텐베르크 인쇄술이 종교개혁을 확산시키고 자본주의와 민족국가의 형성의 배경이 되었듯이, 오늘날 미디어의 변화와 발전은 개인과 사회, 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두 번째 사목훈령인 “새로운 시대”(1991년)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교회의 지각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는 교회의 구조나 기능, 형태에까지 심각한 파급 효과를 몰고 오게 된다.”(4항)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교회는 달라지는 인터넷 환경, 미디어 변화에 주목해야 하며, 선교와 사목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요청된다.

 

 

웹3.0 시대와 교회

 

인터넷 환경은 웹1.0과 웹2.0 시대를 지나 이제 웹3.0 시대를 맞이했다. 웹3.0 시대의 특징은 실시간(Real-time), 시맨틱웹(Semantics web : 차세대 지능형 웹), 모바일 등을 키워드로 들 수 있다.

 

웹1.0은 인터넷에서 문자, 영상, 음성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면, 웹2.0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싸이월드나 마이스페이스 등과 같이 참여 · 공유 · 개방을 강조하는 웹 트렌드다. 웹3.0은 웹2.0에 비해 매우 지능적이며 유비쿼터스적이다. 웹3.0은 컴퓨터가 이용자의 패턴을 읽어내 사용자에게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징형 웹인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다.

 

스마트폰은 웹3.0 시대를 이끌어가는 대표주자다. 휴대전화에 멀티미디어 기능뿐만 아니라 수많은 응용프로그램인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앱)을 직접 선택하고 설치해 개인의 생활 패턴에 맞게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불교나 개신교와 마찬가지로 가톨릭교회는 최근 가톨릭 주소록 앱, 가톨릭 매일 미사 앱, 가톨릭 성가 앱 등을 통해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더욱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대표하는 트위터는 교회의 새로운 복음화 도구이면서 교회 내 소통을 위한 미디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춘천교구는 최근에 한국 교회 최초로 스마트폰 방송을 시작하여 교구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PTV*와 교회

 

한국 종교방송은 1950년대 시작한 CBS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필두로 최근 FM라디오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DMB(휴대폰이나 PDA에서 다채널 멀티미디어 방송),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IPTV방송으로 진화되면서 이제 본격적인 디지털미디어 선교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기존의 종교 IPTV 방식은 오직 VOD(비디오 주문형) 방식이기 때문에 가입한 신자들은 오직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할 뿐 IPTV가 지닌 쌍방향 소통에 참여할 수 없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서울대교구 역촌동성당에서는 최근 자체 기술로 셋톱박스를 개발하여 기존 대형사업자와 독립된 IPTV인 ‘우리본당 TV’를 2010년 2월 21일 개국하였다. 이 시스템은 IPTV의 강점으로 꼽히는 양방향성을 극대화시킨 형태다. 본당의 모든 사목활동에 관한 동영상뿐만 아니라 본당 신자들이 직접 제작한 UCC를 손쉽게 올리고 다른 본당의 신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본당 TV’는 한국 가톨릭교회 내 공동체 네트워크의 의미를 가지며, 더 나아가 아시아, 세계로 확장될 때 세계 가톨릭교회와 신자 간의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본당 TV’ 편성 프로그램은 “기도, 강론, 강좌, 영화, 다큐, 뉴스, 참여영상, 부가 서비스”이며, 각 프로그램을 TV 리모컨으로 조작하면 하위 프로그램들이 나타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선택하여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본당 TV’는 우선 가정성화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을 주고, 본당과 신자, 신자 상호 간에 친교와 일치를 도모하며, 기존 사목과 연계하여 본당 공동체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특히 최근 교회에 고령 인구가 많아져 인터넷 접근이 쉽지 않은 신자계층이 늘어나면서 조작이 쉬운 IPTV는 이러한 신앙생활에 대한 수요까지 채워준다.

 

앞으로 IPTV가 본당뿐 아니라 교구, 수도회, 단체 등으로 확산된다면 전국적인 가톨릭방송사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방송사 설립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소수가 최소한의 재정과 공간으로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현재 평화방송 케이블TV가 신앙과 선교의 내용을 제공하여 신자들이 수동적으로 소비하게 하는 일방적인 프로그램 공급자(생산자)라면 IPTV 방송사는 신자 누구나 참여하여 프로그램 공급자 역할을 하게 하고, 더 나아가 프로그램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2012년에는 한국의 방송 시스템이 디지털TV로 전환되면서 IPTV가 일상화될 전망이어서 교회에 선교와 사목, 내외 소통을 위해 IPTV 확산과 프로그램 계발이 시급하다.

 

 

미디어 활용을 촉구하는 교회문헌

 

교회는 오래전부터 선교와 사목을 위해 당대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여러 교회 문헌과 교황 담화문을 발표해 왔다. 몇 가지만 짚어보기로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나온 ‘사회매체 교령’(1963년)은 “시대와 환경이 요구하는 대로 매스 미디어를 지체 없이 여러 가지 사도적 활동에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힘[쓰기]”(13항)를 강조하고 있으며, 1971년에 발표된 “일치와 발전”은 “매스 미디어가 가끔 교회와 세상 간의 유일한 지름길일진대 이것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는 셈이다.”(123항)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하지만 4년 뒤에 발표된 “현대의 복음선교”는 “교회가 나날이 더 완전해지는 인간 기술이 만들어낸 힘 있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45항)라며 교회의 미디어 활용을 하느님의 뜻으로 천명한다.

 

1991년에 나온 “새로운 시대”는 “우리는 교구, 주교회의 또는 평의회들이 사목 계획 속에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포함시키도록 강력하게 권고한다.”(21항)고 강조한다.

 

특히 해마다 홍보주일에 발표되는 교황담화문을 보면, 2009년에 ‘존중, 대화, 우정을 촉진하는 디지털 문화’를, 올해에는 모든 사제가 최신 시청각 자원(사진, 비디오, 애니메이션, 블로그, 웹사이트 등)을 활용하여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미디어 활용을 강조한다.

 

 

새 토착화를 통한 가톨릭 문화의 콘텐츠화

 

가톨릭 문화의 콘텐츠화는 그리스도교 메시지를 문화의 시대에 사는 신앙인과 비신앙인 모두에게 올바로 전하려는 교회의 새로운 토착화 작업이다. 전통적이든 현대적이든 가톨릭 문화 내용이 디지털 기술로 가공되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된다. 그것은 문학이나 미술, 음악, 공연과 같은 순수예술뿐 아니라, 영화, TV 드라마, 대중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과 같은 대중예술 또는 대중문화까지 포괄한다. 문화 콘텐츠는 당대인에게 공감과 감동을 일으키고, 그들과 교회 간 소통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가톨릭 문화 자원의 새 토착화는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 · 확대 · 소비하여 당대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데 적절한 방법이다.

 

웹3.0과 IPTV 시대에 교회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앱스토어에 들어있는 가톨릭 관련 콘텐츠 종류가 한정적이어서 더 창의적인 문화콘텐츠와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스컴 종사자를 위한 용어집”이 올해 말 책과 전자책(e-book)으로 동시에 출판되고, 더 나아가 앱스토어에 올릴 예정이다.

 

또한 IPTV를 통한 선교와 사목을 위해서 영상물 제작과 관련 활동이 체계화 · 지속화되어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상호소통이 되어야 한다.

 

사회가 점차 복잡화 · 전문화 · 다양화되면서 종교는 자신과 사회 간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제공되는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 시청자가 자신이 편리한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일반 케이블 방송과는 다른 점이다.

 

* 김민수 이냐시오 - 서울대교구 역촌동성당 주임신부. 미국 펜실바니아 주립대학에서 매스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다. 저서로 “디지털 시대의 문화 복음화와 문화사목”(2008, 평사리) 등이 있다.

 

[경향잡지, 2010년 12월호, 김민수 이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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