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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 영성: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 - 마음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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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1-07 ㅣ No.212

[수도 영성]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 - 마음의 영성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는 교황 비오 9 세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선포한 날인 1854년 12월 8일 쥴 슈발리에 신부가 창립하였다.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의 영성은 창립자 쥴 슈발리에 신부(Jules chevalier 1824-1907년)의 예수 성심에 대한 봉헌의 삶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전 생애를 통해 예수성심에 대한 사랑과 충실함을 드러내었다. 그래서 “예수 성심은 온 세상에서 사랑을 받으소서(May  the  sacred  Heart  of  Jesus be everywhere loved).”라는 창립자 신부의 좌우명에 따라 상처 입은 성심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께 최고의 영광을 드리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관상하는 영성이다.

 

이러한 영성을 바탕으로 예수 성심 안에서 드러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끊임없이 새롭게 체험하며 나눈다. 무엇보다도 예수 성심 안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아 모든 사람,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그들의 외침과 요구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영성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인간이 되시고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드러내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참다운 선포자요 증거자이며 성사가 되고자 한다.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의 영성은 한마디로 ‘마음의 영성’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의 영성’은 기도, 회심, 성령께 마음을 여는 것과 나아가 사랑의 실천을 지향한다.

 

 

아나윔(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투신의 영성

 

창립자 슈발리에 신부의 예수 성심에 대한 관심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선교 정신이 투철했던 쥴 슈발리에 신부는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이기주의와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영적, 사회적 징표(시대의 악)들을 복음의 빛 안에서 바라보게 되었고, 그러한 악의 문화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수 마음’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임을 깨달았다. 예수 마음 안에는 모든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한 연민의 사랑이 타오르고 있음을 체험하게 되었고, 또한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알리고 나누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확신으로 충만하게 되었다. 쥴 슈발리에 신부의 인간에 대한 관심은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의 사명으로 확대되었다.

 

하느님을 따르고 그리스도의 성심을 닮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인 ‘아나윔(anawim)’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다.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 회원들이 창립자의 정신을 세상 속에서 육화한다는 것은 이러한 연민의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체험한 그리스도의 연민으로 상처받은 이, 권리를 유린당한 이,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에게로 다가가 그들의 삶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 ‘마음의 영성’에 나타난 아나윔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행위인 것이다.

 

특별히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에서 바치는 ‘예수 성심 매일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과 인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낸다. 또한 한국에서는 가정사목, 병원사목, 외국인노동자사목,  청소년사목, 해양사목, 통일사목, 등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자 한다.

 

“수도회의 정신은 사랑과 친절, 겸손 그리고 단순함이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정의를 위한 사랑과 모든 사람들, 특히 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뜻한다”(회헌 13조).

 

 

현존의 영성

 

쥴 슈발리에 신부의 생애는 예수와의 실존적인 관계와 친교로 특징 지워진다. 이러한 삶과 신앙은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알고 또 믿습니다.”(1요한 4,16)라는 말씀에 대한 자각에 기인한 것이며, 이에 대한 순명의 ‘예’의 자세이다. 그리스도와 지속적으로 일치하고자 했던 바람과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현현하고자 했던 바람은 쥴 슈발리에 신부에게 현존의 원동력이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두고자 했던 ‘마음의 영성’은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 육화의 신비에 대한 신앙을 기초로 한 것이다. ‘마음의 영성’이 가지는 현존에 대한 전형적인 방식은 ‘하느님 = 사랑 = 생명’이다. 이는 인류의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을 믿고, 우리 각자는 세상 안에서 그분의 성령 안에, 우리의 육신 안에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쇄신에 대한 요청이며, 마음의 쇄신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여정은 단순히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만이 아닌, 기존의 삶의 변화를 지향한다. 현존의 영성은 성체 안에서 날마다 예수 성심에 대한 지속적인 흠숭을 요구한다. 이 흠숭은 예수 성심의 최초이며 가장 완전한 흠숭자인 예수 성심의 우리 어머니이신 마리아와의 일치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표명한다. 특별히 현존의 체험에 대하여 성체에 대한 흠숭의 차원에서 날마다 성체조배를 통해 찔리신 예수 성심에 대한 관상을 요구한다.

 

“우리는 창에 찔리신 예수님을 바라볼 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무한한 생명의 원천이신 새로운 성심을 보게 된다”(회헌 9조).

 

 

파견의 영성

 

쥴 슈발리에 신부는 파견된 자로서 삶에 대한 지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는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가졌던 사명과 동일한 사명을 가지기를 원했다. 이는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의 좌우명 “예수 성심은 온 세상에서 사랑을 받으소서.”를 통하여 명칭에서 드러나는 ‘mission’을 실천하고자 했다. 이는 단순히 해외선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도회의 목적에서도 드러나듯이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를 세상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나누는 예수 성심의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하느님 앞에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야한다는 의미이다.

 

‘마음의 영성’은 세상 체험과 하느님 체험이 통합을 이루어 자신 안에서 내면화하고 습관화하는 삶의 방식을 실천한다. ‘마음의 영성’이 담는 성부의 사랑, 이웃을 향한 사랑, 연민은 은총의 영성이다. 이는 더 나아가 이러한 영성으로 살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회심과 충만함에 대한 갈망이 그리스도와 성령으로 새로워지기를 독려한다. 영적인 갈망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영성’은 날마다 우리의 삶 안에서 잃어버린 ‘영적 감수성’을 회복시키며, ‘새 생명’을 되찾게 도와준다.

 

우리가 이 시대의 징표로서 정의와 해방, 그리고 평화와 일치를 향한 새 세상을 건설하려면 무엇보다도 ‘새 마음’이 절실히 요청된다. 그리고 이러한 새 마음을 지니려면 우리는 먼저 그리스도의 마음을 본받아야 한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5). 그러므로 ‘마음의 영성’은 ‘그리스도의 마음’ 안에서 더불어 기도하고, 더불어 느끼며, 그리고 더불어 실천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 안창호 발타살 -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 신학원장 · 신부.

 

[경향잡지, 2009년 11월호, 글 안창호 · 사진 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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