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
(홍)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전례ㅣ미사

[미사] 전례 탐구 생활26: 첫째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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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10-10 ㅣ No.2050

전례 탐구 생활 (26) 첫째 독서

 

 

미사의 첫째 독서는 보통 구약성경에 담긴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부활 시기에는 옛 관습을 따라 사도행전에서 가져온 말씀을 읽습니다. 구약성경은 하느님 계시의 충만한 완성인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던 시대의 이야기지만, 교회는 이를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참된 교육”으로 경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구약성경 안에 예수님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구원의 신비가 거기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감추어져’ 있을 뿐이라고 지혜롭게 알아본 것입니다. 사실 구약성경에 나온 이스라엘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예수님과 신약성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신약성경은 위대한 책의 마지막 장 혹은 걸작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과 같습니다. 이전에 진행된 이야기의 수많은 극적 전환과 굴곡(이스라엘에 관한 구약성경 이야기)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나라에 관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클라이맥스를 잘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빌려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약이 구약에 숨어 있고 신약으로 구약이 드러나도록 지혜롭게 마련하셨다. 그러므로 비록 그리스도께서 당신 피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셨지만 … 구약성서는 복음 선포에 온전히 수용되고 신약 안에서 그 완전한 의미를 얻고 드러내며, 다른 한편으로 신약을 밝히고 설명해 준다.”(계시 현장 16항)

 

첫째 독서는 보통 당일 복음에 맞춰져 있습니다. 구약과 복음 사이의 연결 또는 차이를 드러내거나, 그리스도와 교회를 미리 알려주는 구약 본문이 첫째 독서에 배정됩니다. 예를 들어, 파스카 관련 이미지를 담고 있는 구약의 본문들은 성찬례와 연관되고, 이집트 탈출 이야기는 세례와 이어져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신구약 성경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말씀 전례 안에 울려 퍼집니다.

 

제1독서가 끝나면 독서자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이 알림은 인간이 성경을 통해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알려 주는 우렁찬 외침 또는 나팔 소리와 같습니다. 따라서 이 선포는 듣는 이에게 완벽한 놀라움으로 들려야 합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 하시는 말씀을 거저 듣는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놀라움을 표현하고, 또 우리가 그 말씀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표시로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듯이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외칩니다.

 

감사는 역사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선하심과 그분의 활동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입니다. 그것은 구약에서(1역대 16,4; 시편 95,2) 신약에 이르기까지(콜로 2,7; 4,2) 성경에 나오는 보편적인 예배 형태입니다. 또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은 사도 바오로가 죄와 죽음에서 자신을 구원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썼던 말이기도 합니다(로마 7,25; 1코린 15,57: 2코린 2,14). 성경 전체가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전례에서 성경 본문이 선포된 다음 사도 바오로가 십자가 위에서 이루신 그리스도의 승리를 기뻐하며 감사드릴 때 썼던 바로 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적절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자들의 응답 다음에 약간의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는 방금 우리에게 말씀하신 하느님에 대한 경탄과 흠숭 속에 앉아 있습니다. 묵시록에서 침묵은 친상 전례의 일부입니다(묵시 8,1). 또한 침묵은 방금 들은 말씀을 묵상할 시간을 줍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던(루카 2,19) 성모님의 모범을 따릅니다.

 

[2020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성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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