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사랑 실천으로 하느님의 생명 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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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7-05 ㅣ No.463

[레지오 영성] 사랑 실천으로 하느님의 생명 전해야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랑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많이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즉흥적인 입술만의 고백이 아니라 진실하고 변함이 없는 사랑의 마음에서 나오는 고백이 되어야 하며 또한 상대가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와의 인간관계를 사셨습니다. 예수님이 ‘불쌍히 여기셨다, 측은히 여기셨다, 가엾이 여기셨다’는 말들은 복음서 안에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병자를 만나면 고쳐 주고,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을 만나면 용서를 선포하셨습니다. 바로 예수님은 우리와의 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우리에게 전하시는 사랑의 삶을 사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우리가 진정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문다고 한다면 그 사랑이신 예수님의 인간관계를 우리도 맺어서 다른 이에게 하느님의 생명을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의 인간관계를 맺어서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는 삶이야말로 레지오 마리애의 핵심이며 그리스도교 영성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자랑스러운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서 사랑을 실천하기를 두려워한다거나 거부한다면 우리는 성모님의 사랑받는 아들딸이 될 수가 없습니다. 인류 구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레지오 마리애 사도직은 바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나옵니다. 레지오 마리애가 사랑의 실천을 모든 활동의 근본으로 삼기에 단원이 선서를 할 때 성령께 “제 영혼 안에 불과 사랑을 가져 오시어, 세상을 구원코자 하시는 마리아의 사랑과 뜻에 일치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상대방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경청해야

 

우리가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서 모든 활동의 근본이 되는 사랑의 실천은 먼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경청해야 합니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과 같이 경청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경청은 이해의 통로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의사소통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지 않을뿐더러 남의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이 말하는 것은 2∼3년이면 배우지만 듣는 것을 배우기까지는 8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남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선 평생의 학습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아라비아 속담에서는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말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라고 말하며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사랑의 첫째 의무는 경청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진정 상대방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경청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를 하면 할수록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님은 언제나 귀를 기울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께 기도하는 어떠한 사람의 말도 잘 들어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한다면 우리 또한 이웃의 말에 잘 경청해야 합니다.

 

 

맡은 일을 하는 나의 마음에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

 

두 번째로 사랑의 실천은 지금 당장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실천해야 합니다. 아테네의 한 극장에서 국경일을 기념하는 연극이 공연되고 있었습니다. 한 노인이 좀 늦게 극장 안으로 들어섰는데, 초만원이라 앉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때 두리번거리고 서 있는 노인을 본 아테네인들은 “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여기저기서 수군댔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누구 한 사람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노인은 천천히 외국인석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스파르타 인들이 벌떡 일어나 서로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이때 노인이 말했습니다. “아테네인도 선(善)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파르타인은 그 선을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지금 당장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실천해야 합니다. 그 상대방이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일지라도, 어떠한 사람이더라도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의 기쁨’이라는 권고 말씀에서 “우리의 한계 때문에 용기를 잃거나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완전한 사랑과 친교를 추구하는 일을 그만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이 권고 말씀에 따라 우리 레지오 마리애 모든 단원들은 매일의 삶속에서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다른 이와 참다운 인간관계를 맺고 하느님의 생명을 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모든 단원들이 사랑의 마음을 담아서 활동할 때 성모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내가 쁘레시디움에서 맡은 일의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나의 마음에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모든 일에 사랑을 담아 실천하면 주님의 은총 안에서, 성모님의 도우심안에서 기적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7월호, 이정화 가비노 신부(광주대교구 산정동성당 주임, 광주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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