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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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주님이신 예수님을 전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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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0-09 ㅣ No.372

[레지오의 영성] 주님이신 예수님을 전하러



저는 “주님이신 예수”를 전하러 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국사목방문에 앞서 ‘한국인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셨습니다. “저는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가는 것입니다. 특별히 저는 청년들에게 주님의 부르심을 전합니다. ‘아시아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에너지를 가져오는 이들입니다. 그러나 한편 우리 시대의 도덕적이고 영적인 위기의 희생자들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그들에게 또 모두에게 우리를 구원할 유일한 이름인 ‘주님이신 예수’를 전하고자 합니다.” 교황님은 사목방문의 목적을 ‘주님이신 예수’를 전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나, 사람을 만나는 목적이 무엇인가?’ 

2013년 성령강림 대축일을 앞두고 수많은 신자들이 베드로 광장에 모여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맞이하면서 큰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교황님의 말씀을 들으려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교황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누가 제일 중요합니까? 예수님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조직과 함께, 그 어떤 좋은 것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더라도 예수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그건 아니죠. 예수님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우리끼리니까 형제애로써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요. 여러분 모두 이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만세! 교황 프란치스코!’라고 환호하셨잖아요? 그때 예수님은 도대체 어디 계셨나요? 나는 우리가 ‘예수님 만세! 예수님! 주님! 부디 우리 가운데에 오세요!’라고 외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더 이상 ‘프란치스코’가 아니라 ‘예수님’을 불러야 합니다.”

이렇게 교황님께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분, 가장 첫 자리에 모셔야 하는 분으로 예수님을 강조하십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많은 일을 합니다. 본당의 궂은일이나 전교를 위한 2시간 활동, 매주 회합이나 상급회의에 참석하고 방문을 다닙니다. 이때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교황님처럼 모든 일이, 사람들과의 만남이 ‘주님이신 예수를 전하기’ 위해서인가? 그 목적이 무엇인가?


성모님 앞에서 기도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8월13일(현지시간) 한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이날 아침 로마 시내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방문해 혼자 15분 이상 기도를 했다고 바티칸라디오가 14일 보도했습니다. 또한 한국 사목방문을 마치시고 이태리로 돌아가시자마자 성모 마리아를 위해 헌정된 로마에서 가장 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서 경찰 오토바이의 경호나 요란한 행사 없이 조용히 찾아가 혼자 기도했으며 기도를 마친 뒤 한국에서 받은 작은 꽃다발을 남기고 떠났다고 바티칸라디오는 전했습니다. 이 작은 꽃다발은 교황님께서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차를 타고 숙소인 주한 교황청대사관을 나서다가 대사관 앞 광장에서 기다리던 7살 소녀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교황님은 소녀가 꽃을 드리기 위해 앞으로 나오다 수줍은 듯 물러서자 차를 멈춰 세우고 소녀를 불러 꽃다발을 받은 뒤 “로마로 가져가서 성모님께 드리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로마로 돌아가 그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약속보다 중요한 것은 사목방문의 시작과 마침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들려 성모님 앞에서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회합이나 활동을 위해 집을 나설 때 그리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제일 먼저 무엇을 하는지 물어 봅시다. 교황님께서는 한국 사목방문을 위해 출발하시면서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에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아마도 성모님께 한국 사목방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아드님이신 예수님께 전구해 달라고 청하셨을 것입니다. 또한 사목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셔서 제일 먼저 성모님을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신 후 여러 사목적 결실에 대해 말씀드렸을 것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매주 회합에서 성모님께 활동보고를 합니다. 이 보고의 의미를 교황님으로부터 배워야겠습니다.  모든 일에 앞서 성모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고, 일을 마친 후 성모님께 보고 드린다면 어떨까요?


누구 앞에서 가던 길을 멈추시는가?

저는 8월14일 교황님께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하시는 역사적인 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화려한 제스처 없이 검소하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영접인사들을 만나시던 교황님께서 세월호 유가족인 송 모니카 자매님 앞에서 멈추어 서셨습니다. 인사를 하고 손을 잡으며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잊지 않겠다.”하고 말씀하시면서 왼손은 가슴에 얹으셨습니다. 그리고 유가족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으시고 난후 움직이시는 모습이셨습니다.

교황 방한준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바티칸 경호원들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들이 말한 교황님의 특징은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시려 한다는 것과 한 사람 한 사람을 아주 인격적으로 깊이 있게 만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이들만 보면, 장애인들만 보면 가던 차를 세우고, 걸음을 멈추어 서실뿐 아니라, 그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온 마음을 다해 들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말을 마칠 때까지 끝까지 들으시기에 당사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시는 분이 교황님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런 모습을 방한 내내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이런 교황님의 모습에 비추어 우리 자신을 살펴봅시다. 우리가 레지오 활동을 함에 있어 우리의 생각이나 의견을,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멈출 수 있는가?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듣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열고 있는가? 또한 그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있는가? 우리의 활동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한 사람과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 만남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가?

교황님께서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10월호, 서철 바오로 신부(청주교구 선교사목국장, 청주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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