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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가장 쉽게 행복해 질 수 있는 비결(물질보다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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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63

[레지오와 마음읽기] 가장 쉽게 행복해 질 수 있는 비결(물질보다는 경험)



학생들에게 왜 공부하느냐고 물으면 단연코 대답은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어른들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느냐고 물으면 그 대답 또한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행복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가 되어 있다. 그러니 ‘나는 지금 행복한가’를 묻는 것은 어쩌면 내가 잘 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의과대학생들이 지원하는 진료과목 중 가장 인기 있는 과는 무엇인가? 지난해 대한병원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가 이름을 바꾼 것)이다. 지원자가 모집정원의 두 배가 넘는 수였다고 하니 그 열기가 느껴진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다양한 설명이 있겠지만 대체로 요즘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왕따나 자살, 우울증 등 현대 사회의 고질병 시장이 더욱 커질 것 같은 예측 때문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오늘을 사는 우리는 행복해지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 노력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리프 반 보벤 교수와 코넬대학의 토마스 길로비치 교수는 행복을 위해 돈을 쓴다고 가정할 때 물건을 사는 것과 경험을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실험을 하였다. 실험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이제까지 행복해지려는 목적으로 구매한 물건(양복, 텔레비전, 컴퓨터 등)이나 경험(콘서트, 스키, 여행 등)을 떠 올려보라고 한 뒤, 그 행위 뒤에 느낀 행복에 대하여 점수를 매기게 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무작위로 나눈 두 집단에서 한 집단에서는 가장 최근에 산 ‘물건’에 대하여, 또 한 집단은 최근의 ‘경험’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고 현재의 기분을 점수로 매기게 하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장기적이거나 단기적으로 행복을 주는 것이 물건인지 경험인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는데 결과는 둘 다, 물건보다는 경험을 사는 것이 더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결과에 대하여 두 교수는 “경험은 물건과 달라서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콘서트나 여행은 친구 등과 함께 가는 것이 많고, 한 사람이 갈 경우라도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경우가 있다. 물건의 구입과 달리 경험에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스토리가 있다.”고 하였다. 결국 이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사람들은 물건보다 다른 이들과 뭔가를 함께 한 관계의 경험들에서 더 진한 행복감을 맛본다는 것이다.


다른 이와 함께한 경험에서 더 행복해

직장생활을 하는 미혼의 A자매는 주일미사 후 신부님의 권유로 청년 쁘레시디움에 입단하게 되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으로 나서는 것이 싫어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신부님의 권유도 있고, 또 한편으로 봉사도 의미가 있겠다싶어 입단하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 마음과는 달리 갖가지 이유로 회합 결석이 잦아지면서 서서히 레지오에 대한 열정도 식고 단원들과도 관계도 어색해져 탈단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적극적이지 못한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급기야 조금씩 우울감이 찾아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단장과 독거노인을 돌보는데 함께 하게 되었다. 원래 배당을 맡았던 단원이 오지 않아 그 자리에 있던 그녀가 마지못해 단장을 따라 나선 것이라 꼬불꼬불한 비포장 골목길에 연탄재와 휴지 등이 뒹굴고 있는 산동네가 유쾌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를 단장은 가족처럼 대하며 안마도 해드리고 약도 챙기고 이야기도 들어주었고, 할머니는 그런 단장의 봉사를 기꺼이 받으실 뿐 아니라 고마워하시며 환한 웃음으로 만족해하시는 것을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과 비교하여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더 힘들어 보이는 할머니가 오히려 자기보다 더 행복해 보였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요즘은 정부의 보조금과 성당 등 자선단체에서 도와주는 것이 많아 독거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스한 만남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라는 단장의 말을 듣고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독거노인 방문을 하면서 할머니를 도와드렸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통해 남을 돕는다는 것에 행복감도 느꼈다. 이제는 레지오 서기로 성당의 다른 단체에도 적극적으로 봉사하며 많이 밝아지고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그녀는 이 모든 과정을 성모님의 손길이라고 생각한다.


활동은 물질이 아닌 시간을 내어 주는 것

“자식에게 만권의 책을 사주는 것보다 만 리의 여행을 시키는 것이 더 유익하다” 라든가 “세 닢 주고 집사고, 천 냥 주고 이웃을 산다”는 중국 속담은 물건보다는 관계에서 오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물질이 아닌 시간으로 하는 봉사를 중요시 하는 레지오의 정신은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한 봉사형태가 아닐까.

“물질적 원조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경우라도, 레지오는 물질로써 영혼을 구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활동은 구호 사업을 맡아 하도록 특별한 은총을 부여받은 단체들이 나서서 수행하도록 넘겨주어야 한다”(교본 437쪽)고 교본에 나와 있다. 또한 “레지오 조직은 사람들에게 (물질적 도움이 아닌) 영신적 선물을 가져다준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설립된 것이다.”(교본437쪽)라고도 교본에 되어 있다.

이는 활동은 물질이 아닌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며, 그 시간 속에서 활동대상자와 동료 단원들이 함께 하는 경험을 통하여 하느님께로 나아가라는 뜻이다. 그러니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나아가 일부러 돈을 쓰는 것을 생각한다면 일주일에 두 시간의 레지오 활동시간 배당은 우리가 가장 쉽게 행복해 질 수 있는 비결인 셈이다.

“여러분의 신앙을 확고히 하고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물질적 힘이 아니라 영신적인 힘이다.”(교본104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7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 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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