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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새로운 복음화 개념 연구 및 사목적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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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1-13 ㅣ No.224

새로운 복음화 개념 연구 및 사목적 모색 - 서울대교구 사목국 연구보고서 주요내용


새로운 복음화, 교회 쇄신 · 세상 복음화가 목표

 

 

올해 한국 가톨릭교회의 중요 화두로 떠오른 단어가 바로 '새로운 복음화'다.

 

서울대교구는 2020년을 전망하면서 2011년부터 중장기 계획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교구 사목정책의 주제로 삼았다. 최근 몇 년 동안 각 교구 사목교서에서도 새로운 복음화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사목정책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기려면 먼저 '새로운 복음화'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목자나 신자들이 새로운 복음화가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교, 복음화, 새복음화, 재복음화 등의 용어와 명확한 구별 없이 혼용되고 있는가 하면 별개의 새로운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새로운 복음화'의 개념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이를 위한 사목정책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 사목정책을 논의하다 보면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각 교구마다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사목정책도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구 사목국(국장 민병덕 신부)이 발표한 「새로운 복음화 개념 연구 및 사목적 모색」 연구보고서는 먼저 새로운 복음화의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서울대교구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사목정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보고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새로운 복음화의 개념 연구

 

새로운 복음화의 개념 형성 배경

 

'새로운 복음화(new evangelization)'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79년 6월 9일 폴란드 모길라의 거룩한 십자가 순례지 미사 강론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후 제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총회(1983)에서 공식 개념으로 대두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새로운 복음화를 「평신도 그리스도인」(1988), 「교회의 선교사명」(1990), 「제삼천년기」(1994) 등 여러 문헌과 회칙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분명 이 사명은 재복음화가 아니라,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사명입니다. 곧 그 열정과 방식, 표현에서 새로운 것입니다"(제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총회 강론).

 

즉 이미 복음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반복해 복음화를 시도하는 재복음화와 다르게, 새로운 방식으로 복음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당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확산과 유사 종교 출현이라는 '새로운 상황과 환경 변화에 직면해 용감하게 새 길을 내는 것'이 새로운 복음화의 개념으로 이해했다. 단 라틴아메리카의 맥락과는 분명 다른 한국교회 현실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과제가 무엇일지 식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조한 '새로운 복음화'는 사실 열정이 시들어가는 유럽 교회와 국교는 가톨릭이나 복음 정신이 온전히 정착하지 못한 라틴아메리카 교회를 우선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가 처한 사회 환경과 여건을 돌아볼 때 한국 교회 역시 '새로운 복음화'를 이뤄야 할 시점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복음화의 의미

 

새로운 복음화라는 용어가 한국교회에 처음 알려졌을 때, '새로운'의 한국어 의미로 인해 '새' 신자를 입교시킨다는 의미로 축소, 전달됐다. 한국어의 새복음화는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직접 선교를 뜻하는 것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조해 온 '새로운 복음화'와 의미가 다르다.

 

새로운 복음화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선교→복음화→새로운 복음화'로 변화돼 가는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전통적 '선교' 개념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복음화'의 의미로 대치됐고, '복음화'는 1980년대 이후 시대적 흐름 안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의미로 변화됐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자 사명이므로 새로운 복음화 역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실현하는 '하느님 선교'에 뿌리를 둔다.

 

아울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정의한 복음화의 내용은 △ 말씀 선포와 삶의 증거이며 △ 복음적 가치기준으로 삶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고 △ 복음을 선포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복음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정리될 수 있다.

 

왜 '새로운 복음화'인가?

 

새천년기에 접어들면서 갈수록 복음화 과제를 수행할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 2012년에 열릴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주교 시노드) 「의안개요」는 왜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한지 다음과 같이 말해준다.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식별 노력을 해야 할 뿐 아니라, 여러 분야들 속에 하느님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이러한 분야들을 복음의 빛으로 비추며 그 안에서 직접 하느님을 증언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 '새로운 복음화'를 정의하자면, 이러한 시대 변화를 볼 수 있는 사고방식이며, 그리스도교가 인간 역사 안에서 새로운 상황들을 읽고 해석하는 법을 아는 능력이다."

 

결국 새로운 복음화는 복음화 사명을 현실적 맥락 안에서 잘 실천하려는 노력이자 시도이고,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새로운 상황과 조건에 맞서 용감하게 새 길을 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회의 본질인 복음화를 잘 실행하려고 기능적 측면을 보완하는 것이 새로운 복음화의 핵심 내용이다.

 

 

새로운 복음화의 과제와 사목적 제안

 

서울대교구의 '새로운 복음화' 과제는 한마디로 '2020년을 향한 선교'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 2011년 사목교서를 보면 양적 선교를 포함하면서 동시에 질적 선교에도 주안점을 두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2020년까지 인구 대비 가톨릭 신자 비율을 20%로 성장시키겠다는 양적 선교에 치중하던 사목정책 방향이 질적 복음화의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 사회 변화에 따라 미처 예상하지 못한 많은 시대적 도전들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시대에서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하려면 몇 가지 사목적 기준이 전제된다.

 

① 새로운 복음화는 삶의 자리에서 현장 중심으로 펼쳐져야 한다.

② 새로운 복음화의 내용과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며 살겠다는 적극적 사랑 실천으로 표현돼야 한다.

③ 새로운 복음화는 인격적 만남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④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에 입각해야 한다.

⑤ 새로운 복음화 방식은 정의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⑥ 새로운 복음화 활동은 '생명윤리'와 '환경생태윤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

⑦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의 문화'를 피워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복음화에 입각한 사목정책 수립의 기본 방향은 교회의 내적 자기쇄신과 외적 세상의 복음화라는 두 가지 큰 틀에 맞춰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새로운 복음화의 과제는 한마디로 '오늘날 새로운 상황과 조건 변화에 맞서 용감하게 새 길을 내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읽는 사고방식과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담대한 행동양식, 시대의 징표를 읽고 그 징표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는 식별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통찰하고 교회 현실을 진단하려면 다방면에 걸친 연구와 사회과학적 조사ㆍ분석, 지역 특성에 따른 구체적 현실 분석 및 상황 판단이 요구된다. 아울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사목적 과제를 연구하기 위한 사목팀이 구성돼야 한다.

 

[평화신문, 2011년 10월 30일,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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