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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본당 사순특강: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 나타난 봉사(디아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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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3-19 ㅣ No.305

명동본당 사순특강 (4)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 나타난 봉사(디아코니아)


복음적 회심은 친교 넘어 ‘선포’와 ‘봉사’로

 

 

하느님의 뜻을 향한 복음적 ‘회심’(메타노이아)은 교회 공동체의 ‘친교’(코이노니아)로 이어지고, 이는 이제 세상을 향한 ‘선포’와 ‘봉사’(디아코니아)로 전환되어 드러난다. 이러한 근본 정신과 기본 구도를 제시했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핵심 문헌인 「교회 헌장」(1964.11.21)과 「사목 헌장」(1965.12.7) 반포 이후, 50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 오늘의 시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2013.11.24)을 통해, 세상을 향해 출발하며 복음을 선포하고 봉사하는 교회 상을 다시 한 번 새로이 제시한다.

 

「복음의 기쁨」 제1장은 “교회의 선교적 변모”를 다룬다. 이는 복음 선포 사명에 대한 가장 근본적 전망을 드러내는 교회론적 핵심 부분이다. 여기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교회의 “첫걸음 내딛기”에 관해 설명한다.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응답으로 내딛는 우리의 첫걸음은, 이제 이웃을 향한 “첫걸음 내딛기”로 전환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분(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1요한 4,19).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시고 거저 자비를 베푸셨기에, 우리 역시 세상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해 먼저 다가가 거저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하느님과의 수직적 친교가 수평적 친교로 전환되어, 이제 이웃을 향한 자비의 봉사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교회는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아버지의 집이 되어야 합니다”(47항)는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마치 “방탕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46항)처럼 항상 교회의 문이 열려 있어, 죄인들, 안식과 치유가 필요한 이들 모두가 오기를 기다리는 교회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둘째, “하느님 백성 전체가 복음을 선포함”(111-134항)으로써, 그 치유하는 역동적 말씀이 교회 안팎에서 널리 울려 퍼져야 한다. “모든 더러움과 그 넘치는 악을 다 벗어 버리고 여러분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의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야고 1,21). 주님의 말씀을 통한 치유와 구원의 체험은 복음 선포를 하는 교회의 진정한 역동적 힘이다.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이사 55,11).

 

셋째, 세상을 향해 ‘출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복음의 기쁨」은 교회를 “열린 마음을 가진 어머니”(Mother with an open heart)라고 표현한다(46~49항). 진흙에 빠진 아이를 구하고자 진흙에 뛰어드는 어머니처럼, 교회 역시 고통받는 인간을 안고 보듬기 위해서는 상처 입고 때가 묻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범이다. 헨리 나웬 신부는 이를 가리켜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 묘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복음의 기쁨」 49항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출발합시다. 가서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합시다.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

 

한편, 교회의 말씀을 통한 봉사, 즉 복음 선포에 있어, 「복음의 기쁨」 제3장이 강조하는 것은, “복음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적 죽음과 부활을 기쁨과 인내심을 갖고 점진적으로 선포하는 예언”(110항)이라는 점이다.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 언덕에서 행한 지혜롭고 인내심 있는 설교(사도 17장 참조)를 배워야 한다. 청중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학적 설교가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복음의 기쁨」의 마지막 제5장은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에 관해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령께서 주시는 “담대한 열정”인데, 이를 드러내는 핵심적 단어가 성서 그리스어로 “파레시아”이다. 이는 성령의 은혜를 받은 사도들의 담대한 복음 선포 활동을 가리킬 때 사용된 용어이다(참조: 에페 6,19-20; 사도 4,31).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는 두려움 없이 성령의 활동에 자신을 열어젖히는 복음 선포자입니다. 성령께서는 ‘담대하게’, 큰 소리로, 언제 어디서나, 또한 시류를 거슬러, 복음의 새로움을 선포할 힘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오늘날 우리는 기도를 토대로 삼고, 성령께 간청합시다”(259항).

 

[평화신문, 2016년 3월 20일, 박준양 신부(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정리=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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