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교회문헌ㅣ메시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자의 교서 일부 직무(Ministeria Quaedam) 50주년 프란치스코 교황 메시지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11-21 ㅣ No.1153

성 바오로 6세 교황 성하의 자의 교서 「일부 직무」(Ministeria Quaedam) 50주년을 맞이하여

주교, 신부, 부제, 축성 생활자, 평신도에게 보내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메시지

 

 

1. 성 바오로 6세 교황 성하의 자의 교서 「일부 직무」(Ministeria Quaedam, 『사도좌 관보』, 64호[1972], 529-534면)의 발표 50주년은 우리에게 직무라는 주제에 관하여 다시 한번 성찰할 기회를 마련해 줍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풍성하지만 때로는 논쟁도 벌어진 시기에 이 문서는 교회에 의미 있는 성찰을 가져다주었고, 이 성찰로 교회는 문서 제목이 말해주듯이 라틴 교회의 삭발례와 소품과 차부제품에 관한 규율을 개정하는 결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큰 발전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중요한 관점을 얻었습니다. 

 

2. 최근에 제가 발표한, 제정된 직무라는 주제를 다룬 두 개의 자의 교서는 그러한 선택과 그 선택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에 비추어 이해되어야 합니다. 2021년 1월 10일에 반포한 첫 번째 자의 교서 「주님의 성령」(Spiritus Domini)으로는 제정된 직무인 독서직과 시종직에 여성을 허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교회법 제230조 제1항을 개정하였습니다. 2021년 5월 10일에 반포한 두 번째 자의 교서 「오래된 직무」(Antiquum Ministerium)로는 교리 교사직을 제정하였습니다. 이 두 개의 문서들은 이전의 교리를 대체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더 발전시킨 것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찰과 일관되며 「일부 직무」에 영감을 준 그 동일한 원칙들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의미 있는 기념일을 가장 잘 거행하는 방법은 바로, 그 직무들에 관하여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시작하셨던 성찰을 계속해서 심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3. 이 주제는 교회의 삶에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실제로, 여러 형태의 직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은 다른 무엇보다 바오로 서간들에서 폭넓게 증언됩니다. 여러 사례들 가운데 하나의 예시를 들자면, 코린토 교회에 전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나타내는 표상은 “은사”(1코린 12,4), “직분”(1코린 12,5), “활동”(1코린 12,6), “드러내 보임”(1코린 12,7), “성령의 은사”(1코린 14,1.12.37)가 풍성한 공동체입니다. 다양한 용어의 사용은 다음과 같은 공고한 두 가지 토대 위에 배치된 폭넓은 직무들을 설명합니다. 곧, 언제나 모든 직무의 원천에는, 성령과 함께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하느님께서 계십니다(1코린 12,4-6 참조). 또한 모든 직무의 목적은 언제나 공동선(1코린 12,7 참조) 그리고 공동체의 성장입니다(1코린 14,12 참조). 모든 직무는 공동체의 선을 위한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4. 이러한 두 토대 덕분에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성령께서 그 공동체의 구체적인 삶에 따라 불러일으켜 주시는 다양한 직무들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화는 그저 기능적인 일만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 삶의 구체적인 자리에서 지금 이때에 성령께서 교회에 불러일으키시는 것을 경청하는 데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주의 깊은 식별입니다. 사도행전에서 우리는 바로 직무 구조에 관하여 이러한 식별의 빛나는 모범들을, 곧 유다를 대신할 이도 뽑아야 했던 열두 명의 사도단과(사도 1,15-26 참조), 공동체에 발생했던 갈등을 해소해 주어야 했던 일곱 명의 봉사자단을(사도 6,1-6 참조) 봅니다. 이러한 식별에서 비롯되는 모든 직무 구조는 성령의 활동처럼 역동적이고 생기 넘치며 탄력적입니다. 또한 모든 직무 구조는, 역동성이 혼란이 되고 생기가 즉흥적 행동으로 축소되며 탄력성이 자의적이고 이념적인 적용으로 탈바꿈되는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성령의 활동에 더욱 깊이 뿌리내려야 합니다. 

 

5.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일부 직무」에서,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르면서 참된 식별을 수행하시어 따라야 할 길의 방향을 짚어 주셨습니다. 실제로,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많은 공의회 교부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당시 시행 중이던 관행을 다시 다루어 당대의 필요에 맞갖게 하고, 각국 주교회의가 그들 지역에서 필요하거나 매우 유용하다고 여겨지는 직무들의 제정을 사도좌에 요청할 수 있게 허락하셨습니다. 주교 서품 기도에서는 그 기도 안에, 주요 주교 임무들 가운데에서도 직무들을 배치하는 주교의 임무를 제시합니다. “……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여러 직무를 나누어 주게 하소서 ……”(《로마 주교 예식서》, 『주교, 사제, 부제 서품 예식』, 47항: “…ut distribuat munera secundum praeceptum tuum…”).

 

6. 앞서 말한, 복음에 굳게 뿌리내리고 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론의 넓은 맥락 안에 들어 있는 그 원칙들은, 교회 공동체의 구체적인 삶에 귀 기울임으로써 힘을 얻어 어떤 직무들이 지금 여기에서 교회를 성장시키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공동의 토대입니다. 친교의 교회론, 교회의 성사성,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의 상호 보완성, 모든 직무의 전례적 가시성은 성령의 활동으로 감도되어 다양한 직무들의 조화를 이루어 주는 교리 원칙들입니다. 

 

7.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면 강생하신 말씀의 모든 섬김(ministrare)은 교회의 지체들에 속속들이 스며들어야 합니다. 각 지체는 하느님의 인격적 부르심에 응답하는 저마다의 유일무이함에 힘입어 종이신 그리스도의 한 면모를 드러내 보여 줍니다. 곧, 그들의 행위들이 어우러지는 조화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온”(마르 10,45) 분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 줍니다. 부제 서품 기도에는 일치 안의 다양성을 묘사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온갖 천상 은총에 힘입어 서로 다른 여러 지체들로 이루어졌으나 주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오묘히 일치시켜 주셨나이다”(《로마 주교 예식서》, 『주교, 사제, 부제 서품 예식』, 207항: “Cuius corpus, Ecclesiam tuam, caelestium gratiarum varietate distinctam suorumque conexam distinctione membrorum, compage mirabili per Spiritum Sanctum unitam.……”).

 

8. 세례로 받은 직무라는 문제는 분명 숙고되어야 하는 다양한 측면들, 곧 직무들을 가리키는 데에 사용된 용어, 그 직무들의 교리적 토대, 법적 측면들, 개별 직무들의 구별과 관계, 직무들의 부르심의 가치, 양성 과정, 직무 수행의 자격을 부여하는 수여 예식, 모든 직무의 전례적 차원 등을 포함합니다. 이처럼 간략한 열거만으로도 우리는 주제의 복잡성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이 모든 사안에 관하여 계속 성찰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직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이 직무들을 정의하고 결론 내리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231-233항에서 말하였듯이 “실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합니다.” 또한 “생각이 실재에서 동떨어지지 않으려면 그 둘 사이에 지속적인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231항). 

 

다른 맥락이지만 제가 「복음의 기쁨」에서 언급하였던 또 다른 원칙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은 공간보다 위대합니다”(222항). 우리는 온갖 긴장을 해소하고 모든 측면을 명확히 하려는 즉각적 결과에 집착하여 과정을 고착시키고 때로는 진전을 가로막을 위험에 빠지기(「복음의 기쁨」, 223항 참조)보다는, 부활하시어 하늘로 올라가신 주님의 영께서 하시는 활동에 조력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다.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에페 4,11-13).

 

9.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우리가 서로 구별되면서 상호보완적인 방식들로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해 주시고 직무 공동체 전체를 만드시는 분은 바로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순종적 경청이 성령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리들에서 활동하십니다. 「일부 직무」는 세례의 물로 새로 나고 성령의 인호로 견고하게 되며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으로 길러지는 신자들이 직무에 대한 체험을 새롭게 하는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10. 우리가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 과정을 멈추지 않으려면, 저는 이념적 전망에서 비롯된 선택을 강요하지 않고자 유념하면서 나눔이, 특히 시노드 여정이라는 맥락 안에서 최근 몇 해 동안 우리가 한 체험의 나눔이 유용하리라 여깁니다. 우리가 세례로 받은 직무라는 문제에서 조화로운 전망에 도달하여 우리 여정을 지속해 나가도록, 그러한 체험들은 귀중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저는 몇 달 뒤에, 정해질 방식대로, 제정된 직무(독서직, 시종직, 최근에는 교리 교사직)에 대해서도 또 비정규이면서 사실상의(de facto) 직무에 대해서도 교회가 지난 50년 동안 살아 왔던 직무들에 관한 풍성한 체험들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주교회의들과 그 주제에 관한 대화를 열고자 합니다. 

 

11. 교회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의 보호에 우리의 여정을 맡겨 드립니다. 마리아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을 당신 모태에 보호하시어 성자의 직무를 당신 안에 받아들이시고 고유한 방식으로 그 직무에 참여하십니다. 또한 이로써 마리아께서는, 각 지체가 저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여 다양한 직무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직무를 보존하는 교회의 완전한 표상이 되십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교황 재위 제10년

2022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원문 : Messaggio del Santo Padre Francesco, Al Vescovi, ai Presbiteri e ai Diaconi, alle Persone Consacrate e ai Fedeli Laici nel Cinquantesimo Anniversario della Lettera Apostolica in Forma di “Motu proprio” Ministeria Quaedam di Santo Paolo VI, 2022.8.15., 영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 https://www.vatican.va/content/francesco/en/messages/pont-messages/2022/documents/20220815-messaggio-ministeria-quaedam.html

 

이탈리아어 : https://www.vatican.va/content/francesco/it/messages/pont-messages/2022/documents/20220815-messaggio-ministeria-quaedam.html



25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