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예화ㅣ우화

[사랑] 무관심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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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0-02 ㅣ No.536

[햇볕 한 줌] 무관심의 대가

 

 

어느 부자에게 나이 들어 늦둥이로 낳은 일곱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늦게 본 아들이라 어찌나 귀엽고 귀하던지, 아들의 일곱 번째 생일 날, 그는 또래 아이들이 입어보지 못한 멋진 승마복을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야외로 산책을 나가보니 승마복을 입은 아이의 모습이 여간 자랑스러워 보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무슨 영문인지 씩씩해 보이던 아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온갖 좋다는 명약과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을 시름하다 죽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아들을 죽게 한 원인을 캐어보던 그는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일날 입었던 그 옷에 수를 놓은 가난한 침모의 방에서 병균이 묻어 온 것이었습니다. 어둡고 추운 지하실 방에는 삯바느질로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던 부인과 병들어 누운 남편이 있었는데, 남편이 오한이 나 벌벌 떨자 마땅히 덮을 이불도 없던 터에 부인은 수를 놓던 양가죽 승마복으로 따뜻이 감싸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어둡고 그늘진 방안에 퍼져 있던 병균이 호화롭고 따뜻한 대부호의 집안으로 옮겨갈 줄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아들을 잃은 대가로 그 부자는 삶을 새롭게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난한 사람들에게 너무 무심했구나. 내 것만 챙기기에 급급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모른척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되었어. 남을 위해 베푸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는 걸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을 베푼다는 것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관심을 기울이면 거기에 사랑의 해답이 있습니다. 

 

[2013년 9월 29일 연중 제26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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