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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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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토닥토닥: 매일 아침 아이 깨우느라 전쟁을 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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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7-12 ㅣ No.1084

[박예진의 토닥토닥] (27) 매일 아침 아이 깨우느라 전쟁을 치러요

 

 

학부모를 만나 상담과 교육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아침에 자녀를 깨우는 일입니다.

 

“등교 시간 뒤 담임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오면 깜짝 놀라요. 애가 또 자고 있구나! 어떡하지? 이번엔 담임 선생님에게 뭐라고 하지? 또 아이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기도 그렇고 아주 난감해요. 아이한테 전화하면 받지도 않고요. 잠시 상사한테 병원에 좀 다녀와야겠다고 말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와보면 아이가 자고 있어요. 이불을 확 치워버리고 잔소리를 해대요. ‘이놈, 너 또 늦게 잤구나! 얼른 가. 너 이번 달 용돈 없어! 대체 뭐가 되려고 이러니?’ 이렇게 아이를 다그치며 택시에 태워서 학교에 내려주고는 다시 회사로 돌아와요. 도대체 이게 몇 번째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아침마다 전쟁을 치러야 할까요?”

 

어떤 부모는 자녀가 알아서 일어나 등교하도록 아예 깨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학교에 지각하는 경우도 자주 생기겠죠? 그러니 이 방법도 딱히 효과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자녀의 기상 문제로 힘겨루기하는 문제는 전 세계의 부모가 공통으로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부모 교육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이기도 하지요. 저 역시 아이가 있는 처지로서 같은 고민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서 학교에 가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 보통은 자녀가 늦잠을 자는 이유를 살펴보고 그걸 제거하려고 합니다. “이제 그만하고 빨리 자, 그러니 맨날 늦게 일어나고 지각하지!” 이래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뿐입니다. 해결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학교에 스스로 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동기가 있을까요? 성적이 잘 나와서, 부모님의 칭찬을 받아서, 친구들과 만나고 싶어서, 선생님의 인정을 받아서, 학교생활이 만족스러워서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잦은 지각과 등교 거부에는 부모의 불신이나 부모와의 갈등, 친구들의 따돌림, 높은 기대에 대한 부담감, 권위적 양육 태도, 비교로 인한 열등감, 친구와의 불편한 관계, 성적 저하 등의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늦잠과 지각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 이면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헤아려주세요. 성적, 칭찬, 인정 등에 초점을 맞추는 아이들은 평가에 민감하다는 의미도 됩니다. 물론 인간은 모두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 욕구가 발전적으로 발현된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스스로를 비난하고 채찍질하며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자녀의 마음속에 이러한 내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주시고 아이의 마음에 깊게 공감해주세요.

 

인간은 누구나 성공을 위해 동기화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실패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그러나 결과란 내가 기대하고 노력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분명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요. 아이가 온전한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입니다. 자녀를 기능적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세요. 할 수 있다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지금까지 한 일로부터 자긍심을 갖도록 격려해주세요. 이미 아이 스스로 이루어낸 일도 많을 테니까요.

 

※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메일(pa_julia@naver.com)로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을 통해 조언해드리겠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7월 10일,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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