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ㅣ우화

[행복] 천국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8-30 ㅣ No.533

[햇볕 한 줌] 천국

 

 

어느 날, 한 부인이 가정생활을 비관하며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느님! 빨리 천국에 가고 싶어요. 정말이지 너무 힘들어요.” 그때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말했습니다. “살기 힘들지? 네 마음 다 이해한다. 이제 소원을 들어줄 텐데 그 전에 몇 가지 내 말대로 해 보겠니?” 그 부인이 “예!” 하고 응답했습니다. “그럼 먼저 집안이 좀 지저분한 것 같은데 네가 죽은 후 마지막 정리를 잘 하고 갔다는 말을 듣도록 우선 집안청소부터 좀 할래?”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열심히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3일 후, 천사가 다시 와서 말했습니다. “애들이 맘에 걸리지? 네가 죽은 후에 애들이 엄마가 우리를 정말 사랑했다고 느끼도록 3일 동안 최대한 사랑을 베풀어 주겠니?” 그 후 3일 동안 그녀는 애들을 사랑으로 품어주고, 정성스럽게 요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시 3일 후, 천사가 말했습니다. “이제 갈 때가 되었구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부탁하자! 그동안 남편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고 미웠지? 그래도 장례식 때 ‘참 좋은 아내였는데.’라는 말이 나오게 3일 동안 남편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 주거라.”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천국에 빨리 가고 싶었던 그녀는 3일 동안 성심껏 남편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다시 3일 후, 천사가 말했습니다. “이제 천국으로 가자! 그런데 그 전에 네 집을 한번 돌아보렴!” 그래서 집을 돌아보니까 깨끗한 집에서 오랜만에 애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남편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천국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집이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부 인은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갑자기 이 행복이 어디서 온 거죠?” 천사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지난 9일 동안 네가 만든 거야!” 

 

[2013년 8월 25일 연중 제21주일 대구주보 5면]



6,64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