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단원들의 성화(聖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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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7-12 ㅣ No.816

[레지오 영성] 단원들의 성화(聖化)

 

 

레지오 마리애 교본 2장은 ‘레지오 마리애의 목적은 단원들의 성화(聖化)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목적에 대한 많은 교육과 성찰이 있었지만, COVID-19 사태를 극복하고 새롭게 레지오 마리애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의 목적을 상기했으면 합니다.

 

‘단원들의 성화’라 할 때, 성화(聖化)는 곧 ‘거룩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약에서 하느님께서는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2)고 말씀하셨고, 신약의 바오로 사도도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테살 4,3)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고 말씀하셨는데, 이 역시 ‘거룩하신 분’이신 하느님의 완전함에 대한 초대로서 우리를 ‘거룩함’과 ‘완덕’으로 초대하고 계신 것입니다.

 

따라서 ‘성화’는 레지오 단원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은총의 초대이며 동시에 우리 모두의 권리이고 의무입니다. 특별히 레지오 단원들은 이 성화를 그리스도 왕국을 세우는 성모님과 교회의 사업에 기도와 활동으로 협력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목적을 달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레지오 단원은 무엇보다 ‘거룩함’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거룩함’은 단순히 열정적인 기도 생활이나 봉사 활동과 동일시되지 않습니다. 거룩함을 표현하는 구약성경의 히브리어(카도쉬)는 ‘분리’ 혹은 ‘격리’의 뜻을 지니고 있고, 신약성경의 희랍어(하기오스)도 구약성경의 거룩함에 대한 번역으로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거룩하게 되는 것’은 ‘열심히 기도하거나 봉사하는 것’이기 이전에 ‘이 세상으로부터 구분되고 분리되어 하느님 나라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이 세상에 있으면서도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하느님에 의해 하느님의 백성으로 성별된 이들로서 하느님 백성답게 사는 것을 뜻합니다. 레지오 단원은 기도와 활동 이전에 그리스도의 왕국, 즉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신원 의식을 지녀야 합니다. 교본이 밝히고 있듯이 기도와 활동을 하는 목적이 다름 아닌 ‘그리스도 왕국을 세우는 성모님과 교회의 사업’에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흩어진 이들 불러 모아 그리스도 왕국 건설에 나서야

 

하느님 나라는 이승의 삶을 마친 후에 충실히 산 이들이 얻게 되는 나라로 한정할 수 없습니다. 이승이든 저승이든 모든 나라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루카 20,38)라고 하셨습니다. 복음의 진리를 들은 우리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삶으로 건너감이고, 이승에 있든 저승에 있든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앞에 살아 있음을 믿습니다.

 

거룩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거룩함으로 초대하시기 위하여 성자를 세상에 보내셨고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우리의 모습으로 사셨습니다. 주님은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계셨지만, 그분의 왕국은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실상 세상이 그분의 왕국에 속해 있었습니다. 주님은 모든 순간과 모든 일들 안에서 전능하신 하느님의 표징을 보이셨고 오로지 성부의 뜻만을 이루셨습니다. ‘하느님의 힘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다스려지는 나라’, 곧 하느님 나라를 우리에게 계시하시며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되돌리려(회개)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곧 하느님 나라의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십니다.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고,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 합니다.’(마태 11,12 참조) 이 세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셨고 하느님이 다스리는 나라임에도 생사가 하느님께 달린 인간이 이 세상의 주인행세를 하며 폭력을 휘두릅니다. 종(피조물)인 인간이 생명의 주인(창조주)을 십자가에 매달았듯이 지금 여기에서 다시 세상의 힘과 세상의 법이 하느님의 힘과 하느님의 법을 무시하고 부정합니다.

 

우리는 이미 세례성사의 은총으로 거룩한 백성으로 성별되어 하느님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 백성답게 이 세상에 있으면서도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닌 하느님 나라에 속한 거룩한 이들로 살아갑시다. 세상과 육신과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의 힘과 하느님의 뜻(법)에 따라 살아가지 않고 사라지고 말 헛된 세상의 힘에 의지하고 세상의 뜻을 추종하는 이들을 하느님 나라로 부릅시다.

 

성모님의 군대는 코로나로 흩어진 이들을 다시 불러 세워서 그리스도의 왕국을 건설하는 성모님과 교회의 사업에 앞장서야 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7월호,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선교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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