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예화ㅣ우화

[공동체] 소홀히 할 수 없는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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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512

소홀히 할 수 없는 나비효과

 

 

자연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나뭇잎을 겨우 흔드는 가벼운 실바람이 부는가 하면 큰 나무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 만한 큰바람이 불기도 하고, 나뭇잎에 또르르 굴러 내리는 이슬방울이 있는가 하면 골짜기를 메우며 흘러내린 물이 강을 이루기도 한다. 자연계에는 이렇게 작은 일들과 큰 일들, 그리고 작은 사건과 큰 사건이 섞여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큰 일이나 큰 사건 뒤에는 커다란 원인이 있고, 작은 사건에는 작은 원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자연의 이치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자연계에서는 작은 원인이 큰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작은 차이가 점점 증폭되어 큰 차이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기 속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공기의 흐름과 소용돌이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공기의 흔들림은 사람의 움직임이나 자동차에 의해서도 생기고. 심지어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물론 작은 공기의 요동은 대부분 곧 없어지고 말지만 어떤 요동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증폭되어 이듬해에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1980년대부터 카오스 과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과학자들은 자연의 이런 현상을 "뉴욕 센트럴 파크의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해 중국의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말로 표현하며, 나비효과'라고 일컬었다. 물론 여기서 나비의 날갯짓은 작은 원인을 뜻하고 태풍은 그에 따른 엄청난 결과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나비효과란, 자연계에서 아주 작은 원인이 결국은 커다란 결과로 발전해 갈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나비효과는 1900년대에 새로이 발견해 낸 자연계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학자들이 자연을 분석하고 이해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한편으론 방해가 되기도 한다. 나비효과에 의하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기상상황을 미리 파악하여 전하는 일기 예보는 그만큼 정확성을 기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어디 자연계에만 국한되는 것이겠는가. 사람이 사는 가운데도 작은 일들이 큰 일의 원인이 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친절한 말 한마디가 분위기를 밝게 바꾸어 놓을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의 작은 실수가 많은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작은 사건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 일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인생에도 나비효과는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나비효과가 적용되고 있는 한 우리에게서 작고 하찮은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어느 순간 우리에게 태풍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으니까.

 

새 천년입니다. 나도 공동체에 나비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좋은 의미에서의 나비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힘썼으면 좋겠습니다.

 

[곽영직, 수원대 물리학과 교수, 좋은 생각, 1999년 12월호 / 안효진 수녀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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