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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11월 21일 (목)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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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손길을 간구합니다

585 주경순 [va1125] 2011-03-19

 

안녕하세요. 

참 좋으신 신부님과 성도님들이 계시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하느님의 이름을 높여가시는 수락성당에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움이 가득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입에 혓바늘이 돋도록 속만 태우면서 수많은 고민 끝에 망설이고 주저하다가 정말 너무 절박하고 절실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음을 용서하십시오.

사회에 도움을 청해야하는 것이 너무 죄송하고 송구스러워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풀이 죽지만 하루하루의 양식을 걱정해야 하는 지금 길이라고는 세상을 향해 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단단히 막혀버린 물꼬를 트기 위해 밤잠을 설치면서 속이 문드러지고 갈래갈래 찢겨가며 가슴앓이 하던 걱정과 고민의 돌멩이들은 성을 쌓고도 남을 듯합니다.


남편이 IMF때 회사가 부도가 나며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생계가 어려워지기 시작하였고 가정이 점차적으로 기울어지면서 수렁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9년 전부터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안구돌출 그리고 만성위염 등의 환자였지만 치료받을 엄두도 내지 못하였고 지금은 고혈압으로 쓰러져 거동조차 불편합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며 공장일과 파출부 등으로 아등바등 살아온 지가 12년이라는 세월에 가슴은 이미 까만 숯덩이가 되었고 심장까지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눈떴다 하면 일감으로 줄달음치지만 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나아지지 않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손 벌린 빚만 공과금 독촉장처럼 차곡차곡 쌓여있으니 밀려오는 검은 먹구름처럼 앞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름이면 거처와 부엌에 비가 새서 벽을 타고 흘러내리고 겨울에는 전기장판조차 없는 냉방에서 모두가 발에 동상이 걸리고 옷 한번 사 입지 못하고 살아오면서도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잘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버텨왔지만 가난하면 가정도 사랑도 어려운 현실에서 돌이켜보면 바람처럼 휭 하니 허탈하고 아쉬움만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87세인 시아버지는 전립선 비대증이나 노령으로 수술도 못하고 소변 줄을 꽂고 생활하신지 5년째인데 요즘은 치매증상까지 나타나서 자꾸 집을 나가 길을 잃어버려 연락이 오면 남의 집 하던 가사 일을 중도에 접고 모셔오는 일이 빈번하지만 제대로 효도한번 못하고 나날이 기력이 쇠해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저미어옵니다.


요즘 훌쩍 커버린 중학생인 아들은 방이 좁아서 두 다리를 제대로 뻗을 수가 없어 새우잠을 자는 것을 볼 때면 가슴은 또다시 꾸겨진 종이와 같이 찢겨져나가고 마음은 잿빛하늘이 되어갑니다.

축복 속에 태어난 자식을 행복하게 해줘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부모로서 용돈은커녕 생일이 돌아와도 케이크나 통닭 한 마리도 사주지 못하고 그 무엇 하나도 해줄 수 없는 궁핍에 못난 엄마를 만나 공부하는 아들에 마음이 아리고 속상한 적이 많습니다.

중학생인 아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어떤 아버지가 자신이 죽으면 자식이 정부로부터 기초생활 보조금이라도 지원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자살한 것을 보고 저의 지금의 처지와 비슷하여 한없이 눈물바람을 흘린 적도 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가족회식이나 나들이는 생각도 못하고 전기요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기가 일쑤로 생계가 벼랑 끝까지 몰린 형편입니다.


앞길이 한 치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 속에서 삶을 부여잡기 위해 신음하고 있는 이 불쌍한 여인에게 하느님의 손길이 닿기만을 기다리며 간곡히 눈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허리와 가슴이 자꾸 아파오고 있어도 불 보듯 뻔한 암담한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제가 숨이라도 쉬고 살 수 있도록 굽어 살펴주십시오.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한번만 도와주시면 은혜 받은 이 큰 빚을 언젠가는 다시 되돌려드려 보답할 수 있도록 등에 멍에를 지고 삶의 쟁기질을 열심히 하면서 생명을 주신 그날까지 나가나 들어오나 찬양으로 주님께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주님의 따스한 손길과 영혼을 간절히 사랑하기에 저에게 희망의 싹을 피울 수 있는 따뜻한 시랑의 손길을 조금이라도 주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또 기도해봅니다.

저의 믿음의 부족함으로 인해 이러한 글을 올리게 된 것을 거듭 용서해주십시오.


국민은행 7519-9085-638499 (예금주 : 주  경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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